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국경없는 기자회(RSF)'를 끌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4월 4일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달 22일에 있었던 '국경없는 기자회(RSF)'의 공개 성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문의 날'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권력’은 바로 문재인 정권 그 자체며, 그 정치권력 때문에 언론은 정권을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신문이 극복해야할 대내외적 도전’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은 마지막까지 "국경없는기자회의 요구마저 묵살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를 논할 자격도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상 최악이었던 박근혜 정권 언론자유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미디어오늘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미디어오늘 


자유한국당이 '국경없는 기자회'의 성명을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한국의 언론 자유는 급격하게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MB정권 시절이었던 2009년에는 69위를 박근혜 정권 시절이었던 2016년에는 가장 낮은 70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통령 기자회견은 각본에 짜여 질문과 답변을 받았고, 국정교과서 강행을 사설로 비판한 미국 뉴욕타임스는 김기환 뉴욕 총영사의 반박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신기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불통과 언론 통제로 한국을 떠나기까지 했던 상황을 되돌아본다면, 자유한국당이 '국경없는 기자회'를 운운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양심의 자유가 언론의 자유 토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날 기념 축하연에서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날 기념 축하연에서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축하연에서 “이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권력은 없고, 정권을 두려워하는 언론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경 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PFI)를 인용하며 다시 회복하고 있지만, “정치권력 외에도 언론자본과 광고자본, 사회적 편견, 진영논리, 속보 경쟁 등 기자의 양심과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심의 자유는 언론 자유의 토대"라며 "신문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언론인으로서 양심의 자유를 누릴 때, 신문도 본연의 사명을 다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심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언론의 자유 운운할 자격 없다.

▲1980년 5월 광주 시내에 뿌려진 전남매일 기자들의 공동 사표 ⓒ박화강 기자
▲1980년 5월 광주 시내에 뿌려진 전남매일 기자들의 공동 사표 ⓒ박화강 기자


지난달 22일 '국경없는 기자회'는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블룸버그 통신 이유경 기자를 비판한 내용을 문제 삼았습니다. 외신 기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압박감을 가졌을 겁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내내 '임시 조치'를 밥 먹듯이 당하며 감시받았던 정치블로거로 살아왔던 기자의 눈에는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답할 문제인지는 의문입니다.

독재 정권을 거치는 동안 올곧은 기자들은 펜대를 꺾지 않고 불의에 저항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해직 기자들은 진실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지금 언론 자유를 막는 요소는 기자의 양심을 저버리는 어뷰징 기사들과 언론 사주들의 굳건한 권력, 정치권력과 결탁한 기자들의 잘못된 관행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아닌, 기자와 언론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의 양심'을 먼저 생각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그저 성명서 하나만을 놓고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언론의 자유'를 운운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깨닫고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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