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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균열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한국 언론 ‘왜곡보도’ 때문

2019년 3월 27일

한미동맹 균열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한국 언론 ‘왜곡보도’ 때문

3월 25일 중앙일보는 <文 중재론 불쾌 폼페이오, 당분간 강경화 안 본다 해>라는 제목으로 한국 외교가 위기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 기사만 보면 큰일 났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장관을 만나지 않겠다니,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만합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6일 서울신문은 <강경화·폼페이오, 이르면 29일 뉴욕 회담… 한반도 비핵화 논의>라며 한미 고위급 대화가 이번 달에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당분간 만나지 않겠다는 중앙일보의 기사가 무색해지는 보도입니다. 물론 회담이 다음 달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데, 한미동맹이 문제가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론이 불쾌해서 강경화 장관을 만나지 않겠다는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은 <미국 “북 빅딜 설득을” 한국선 “중재자 당부” 발표>로 바뀌었습니다.

‘불쾌’, ‘만나지 않겠다’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과 비교해보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혀 다른 뉘앙스와 한미동맹의 느낌을 줍니다.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 한국 언론 보도 때문 

▲3월 26일 조선일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한미균열 비판 공무원 색출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한국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조선일보PDF

3월 26일 조선일보는 <단독>이라며 <“강경화, 韓美균열 비판 공무원 색출 언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과 지면판에 모두 실었습니다.

최근 강경화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곤혹스럽고 답답하다’는 취지의 심경을 토로했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제목만 본 일부 보수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강경화 장관이 사찰을 하는 등 독재 국가처럼 행동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기사를 읽어보면 강경화 장관이 곤혹스럽고 답답한 이유가 ‘언론 보도’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미동맹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조선일보는 강경화 장관이 바른 소리를 하는 공무원을 색출하는 나쁜 장관처럼 제목을 달았지만, 실제 강 장관의 불만은 ‘언론보도’ 때문이었습니다.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 절반이 트럼프 때문 

▲중앙일보가 전문가 8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미동맹의 문제점은 절반은 미국, 절반은 한미 양국에 있다고 답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의 개인 성향을 지적했다.

3월 24일 중앙일보는 <워싱턴이 느끼는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전문가 8인의 진단>이라며 한미동맹 관련 전문가 설문조사를 보도했습니다.

설문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은 미국에 나머지 절반은 한미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결과만 보면 실제로 미국에 책임이 더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은 문재인 정부 때문에 한미동맹이 위기라고 주장해왔지만, 중앙일보의 기사를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위기의 주 원인이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트럼프는 동맹의 전략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타운)
“비정상적인 트럼프의 성격 때문”(폴락)
“더 요구하고 덜 제공하며, 동맹의 공동 가치를 ‘서비스’정도로 안다”(자누지)

중앙일보는 “트럼프는 취임 후 5950번의 트위터 중 ‘동맹국(allies, ally)’이란 단어를 쓴 게 불과 11번이었다. ‘동맹(alliance)’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한미동맹 위기가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의 주장은 틀린 셈입니다.

한미동맹 균열 언론 보도, 제목이 아니라 기사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3월 24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이버 뉴스 캡처

3월 24일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뉴욕타임스의 ‘북한이 한미동맹 균열을 추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한국 언론 보도만 보면 북한이 한미동맹을 깨뜨리는 나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몇 가지로 나눠 읽어봐야 합니다. 먼저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도 그러고 싶지만, 현실은 불가능합니다. 북한의 주장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2차 북미협상에서 트럼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유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측근의 말만 듣고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비록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거래 의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북 추가제재에 대한 철회를 지시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던 미국 측 입장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방향이었습니다.

‘북미 관계’, ‘한미동맹’, ‘남북 관계’ 등을 보면 정말 복잡하고 미묘한 움직임들이 있기에 일반 시민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앵무새처럼 외신을 인용해 단신으로 보도하는 기사가 아니라,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하는 전문 기자들의 깊이 있는 기사입니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배치해 뉴스를 읽는 시민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언론의 왜곡 보도와 어뷰징 기사가 계속 존재하는 한, 진짜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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