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당 대표 최종 후보자는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의원으로 결정됐습니다.

2월 12일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 후보자 등록 신청 결과를 공고했습니다. 원래 출마하기로 했던 홍준표, 심재철, 정우택, 주호영, 안상수 의원 등이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고, 불출마했습니다.

결국,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는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이 세 명 중 누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될지, 변수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친박 김진태, 징계받으면 전대 출마 불가능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국회에 초청해 ‘5.18 북한군 개입설’ 등 5.18민주화운동을 왜곡, 폄훼, 모욕하는 강연을 하게 한 김진태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자유한국당 전남도당, 광주시당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장 밖에서 5.18 관련단체 회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언을 마친 김진태 의원이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국회에 초청해 ‘5.18 북한군 개입설’ 등 5.18민주화운동을 왜곡, 폄훼, 모욕하는 강연을 하게 한 김진태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자유한국당 전남도당, 광주시당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장 밖에서 5.18 관련단체 회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언을 마친 김진태 의원이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진태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후보입니다. 당내 친박 세력의 지지를 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김 의원이 가진 극우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입니다.

김 의원은 한 마디로 싸움닭 같은 존재입니다. 정부와의 싸움이나 대여 투쟁에서는 효과적인 카드일지 모르지만, 당내 권력을 주기에는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치르려면 효과적인 선거 승리 전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오로지 '강력한 문재인 퇴진 투쟁'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카드가 먹히면 다행이겠지만, 오히려 역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5.18 북한군 개입 폭동 망언 3인방'(김진태·김순례·이종명)으로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될 예정이라, 징계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보여주듯이 대부분의 언론과  당내 여론은 3파전이라 말하면서도 김진태 의원을 당선권에서는 제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박 오세훈, 친박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막판에 철회하고 후보에 등록했습니다. 오 전 시장의 참여로 반쪽 전당대회가 모양새를 갖추게 됐습니다.

오 전 시장은 대표적인 비박 후보입니다. '우리 당이 보수우파를 위한 당이지 두 전직 대통령을 위한 당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철저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있는 인물입니다.

중도 보수를 중심으로 당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는 높이 평가받지만, 그가 친박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입니다.

일부에서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던 다른 후보들이 지지하면 해볼  만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 후보의 뜻대로 그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잘 되는 집에 줄을 선다고, 오세훈 전 시장의 세가 조금만 약해 보여도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대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됩니다. 총선 출마를 계획하는 인물이라면 당의 미래보다는 누구 손을 들어줘 공천을 받을지가 우선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친박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당 대표가 된다면 총선을 치르고 대선까지도 쭉 나갈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정치 경력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배박 황교안, 박근혜의 말에 운명이 달렸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9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오마이뉴스 조정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9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오마이뉴스 조정훈


원래 황교안 전 총리는 친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배박 (배신한 친박)이라 불립니다. 황교안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는 말이 나온 후부터입니다.
“자신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국무총리로 임명한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그 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고 있는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있다고 본다”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유영하 변호사. TV조선 시샤쇼 이것이 정치다 출연 발언 중)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황교안 전 총리를 가리켜 박 전 대통령을 도와주지 않았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황교안 전 총리는 '특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했지만, 자신이 불허했다'며 업적을(?) 내세웠지만,  박근혜 홀대론은 계속 퍼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내 핵심세력인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층이 떠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친박 김진태 의원이 황교안 전 총리를 지지하는 친박 세력 표를 일부 갖고 올 경우 오히려 어부지리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황교안 전 총리는 어떻게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을 얻어야 이번 전당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쉽게 허락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27 전당대회는 자유한국당이 비대위 체계를 마무리하고 정상 궤도에 올라서는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면 '도로 친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겹쳐 흥행 실패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는 그들 만의 잔치로 끝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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