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심석희 선수에게 편지와 머플러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27일 심석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지난 24일 영부인께서 비서관을 통해 심석희 선수에게 전달해 달라며 편지와 녹색 머플러를 보내왔다"라며 "선물을 전해 받은 심석희 선수는 26일 오후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영부인께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편지에서 "빙상 위에서, 빙상 밖에서,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일어서면서 얼마나 아팠을까요. 오랜 시간 혼자 고통을 견디던 방에서 걸어 나오면서 꿈을 향해 달려온 길을 더 이상 못 가게 될까 봐 얼마나 겁이 났을까요"라며 심석희 선수의 고통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김 여사는 심석희 선수에게 "빙상 위에서도, 빙상 아래에서도 석희씨는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에요"라고 편지에 전했습니다.

심석희 선수는 "힘들었을 저를 헤아려주시고 보듬어 주시려 하는 마음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라며 "아직은 출구가 잘 보이지 않지만 따뜻한 영부인님의 응원에 힘입어 차분히 잘 찾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욱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답장했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심석희 선수에게 보낸 편지 전문

심석희 선수에게

그냥 꼭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고 싶어요.
그 긴 시간 동안 혼자 아파하고, 혼자 눈물 흘리며 속으로만 담아두었을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습니다.

기사를 본 이후로 내내 눈에 밟히고, 마음에 밝힙니다.
심석희 선수를 눈앞에서 두 번 보았어요. 2017년 전국체전에서 성화에 점화하던 당당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심석희 선수의 쇼트트랙 경기를 보았어요. 네 바퀴를 돌고 나서 얼음 위에서 넘어진 심석희 선수가 다시 일어서는 장면을 보았어요.

빙상 위에서, 빙상 밖에서,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일어서면서 얼마나 아팠을까요.
오랜 시간 혼자 고통을 견디던 방에서 걸어 나오면서 꿈을 향해 달려온 길을 더 이상 못 가게 될까봐 얼마나 겁이 났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과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해 용기를 내줘 고맙습니다.

심석희 선수를 응원합니다.
“해내요”라고 말하기조차 미안한 수많은 이름들도 심석희 선수를 응원하고 있을 거예요.

석희씨, 늘상 따라다니는 ‘선수’라는 호칭을 지우고 이름을 불러봅니다.
빙상 위에서도, 빙상 아래에서도 석희씨는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초록은 겨울을 딛고 일어나 봄을 만듭니다. 심석희씨가 희망이 되어주어서 봄이 더 빨리 올 거예요.

따뜻하게 지냈으면 하는 맘으로 초록색 머플러를 보내요. 밥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고, 몸 살피기 바랍니다.

2019년 1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정숙

미역국 두 그릇 맛있게 드세요. 미혼모와 아기를 초청한 김정숙 여사 

▲임산부의 날에 김정숙 여사가 부산 미혼모 시설에 보낸 편지와 청와대에 초청된 미호모가 남긴 감사편지 ⓒOtvN 화면 캡처
▲임산부의 날에 김정숙 여사가 부산 미혼모 시설에 보낸 편지와 청와대에 초청된 미호모가 남긴 감사편지 ⓒOtvN 화면 캡처


김정숙 여사가 아파하고 소외받은 국민에게 편지를 쓴 적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김 여사는 임산부의 날에 부산 미혼모 시설에 직접 미역을 보내고 편지도 보냈습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거제도 여차 돌미역이 야무진 것은 세찬 물결을 이겨내고 스스로 단련시켰기 때문"이라며 "세상 풍파에 밀려도 당당하게 용감한 엄마의 자리를 지키자"고 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이 순간에도 소중한 아이를 품고 있을 여러분이 생각납니다. 직접 커다란 솥에 끓여 따뜻하게 먹이고 싶지만 그런 마음만 미역에 담아 보냅니다"라며 "미역국은 가능하면 두 그릇씩 맛있게 드시고, 이가랑 엄마들 모두 건강 잘 돌보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고 편지를 마무리를 했습니다.

▲2017년 김정숙 여사는 임산부의 날에 미혼모에게 미역 선물과 함께 편지를 써서 보냈고, 미혼모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당시 아이들이 청와대에서 장난치던 사진은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OtvN 화면 캡처
▲2017년 김정숙 여사는 임산부의 날에 미혼모에게 미역 선물과 함께 편지를 써서 보냈고, 미혼모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당시 아이들이 청와대에서 장난치던 사진은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OtvN 화면 캡처


특히 김여사는 미혼모 시설에 편지와 미역만 보낸 것이 아니라 미혼모들을 직접 청와대로 초청했습니다. 당시 미혼모와 함께 초청된 아이들이 청와대 계단에서 자유롭게 놀던 사진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혼모 중에는 "저는 고등학교 2학년이고 2개월 된 아기의 엄마입니다. 청와대에 초대해주셔서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라는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11월 OtvN 교양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미혼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영상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많이 아프고 힘들었죠. 어떤 어려움이 다가올지 알면서 용기를 갖고 귀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옳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엄마와 아이가 이 땅에서 존엄함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잊지 마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김정숙 여사)

여사님 보고 싶어요. 손편지에 화답한 김정숙 여사

▲2017년 청와대는 전북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김정숙 여사 앞으로 보낸 편지와 메시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년 청와대는 전북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김정숙 여사 앞으로 보낸 편지와 메시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년 7월 김정숙 여사는 전북의 한 초등학생들이 보내온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에는 김정숙 여사가 입은 사진과 똑같이 그린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청와대 페이스북이 공개한 영상에는 초등생들이 "여사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여사님 함께 노래하고 싶어요",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어요", "꼭 우리를 보러 와 주세요"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초등학생들이 보낸 손편지에 화답하기 위해 직접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아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영부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쉽게 설명해줬습니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이 없는 평등한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임하늘도 있어요? 아~ 그래요. 저쪽에. 이런 걸 대통령님에게 이야기하는 게 대통령 부인 영부인으로 제가 하는 일입니다. " (김정숙 여사)

정치인과 책과 편지로 소통했던 김정숙 여사

▲2017년 故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김정숙 여사의 편지.
▲2017년 故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김정숙 여사의 편지.


김정숙 여사는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정치인과도 편지를 통해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은 생전에 김정숙 여사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2017년 6월 당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숙 여사에게 받은 책과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동봉한 편지가 참 따뜻하다"며 "함께 나눌 내용이 많아 양해도 구하지 않고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노회찬 의원에게 책을 선물한 이유는 지난 5월에 노 의원이 5당 원내대표 오찬에 참석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책을 선물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 의원은 김정숙 여사에게 황현산 교수의 에세이 '밤이 선생이다'를 선물했습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화를 내는 대신, 커피 한 잔을 뽑아 권하는 지혜와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의원님께서 지혜를 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노회찬 의원에게 지혜를 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부인의 편지, 고단한 국민의 삶을 따뜻이 위로하다

▲손편지를 쓰고 있는 김정숙 여사 ⓒ청와대
▲손편지를 쓰고 있는 김정숙 여사 ⓒ청와대


김정숙 여사는 손편지를 잘 쓰는 걸로 유명합니다. 2017년 5당 원로대표 초청 청와대 오찬 때도 김정숙 여사는 직접 만든 인삼정과 선물과 함께 손편지를 썼습니다.

당시 김 여사는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합시다"라는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유쾌한 정숙씨라고 불리는 사람, 누군가는 김정숙 여사의 행보를 가리켜 치맛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꾹꾹 눌러 써내려 간 편지를 보면 정치적 행보라기보다는 영부인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인간으로서의 감성이 담겨 있습니다.

싸움과 비난이 일상화된 비정한 정치 세계에서 김정숙 여사가 국민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는 고단한 국민의 삶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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