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4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를 추천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추천인들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차기환 변호사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보면  5.18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차기환 변호사의 과거 행적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를 통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북한군 광주 남파설 유포했던 차기환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는 트위터에 북한군 광주 개입설 관련 기사와 일베 게시물 등을 다수 공유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트위터에 북한군 광주 개입설 관련 기사와 일베 게시물 등을 다수 공유했다.


2012년 9월 28일 차기환 변호사는 극우 성향 인터넷 언론 뉴스타운의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했습니다.

차 변호사는 민간인 사망자들이 진압군이 쓰는 M16이 아니라 M1이나 칼빈 탄알에 맞아 죽었다며 북한군 광주 남파설이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 광주 지역 의사, 검찰, 보안사 요원이 작성한 검시 자료 원본에는 오히려 M16사망자가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M1 총상 환자가 늘어났을까요? 이유는 피해자 보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5.18이 종료된 뒤 보안사 주도로 사체검안위회원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보안사는 M16 총상 환자를 폭도로 분류했고, 검안에 참가했던 의사 2명과 목사는 폭도로 분류될 경우 위로금이 지급되지 않아, 최대한 양민(비폭도)으로 분류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관련기사:5.18광주 ‘북한군 개입,남침설’의 새빨간 거짓말)

차기환 변호사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라 온 '화려한 휴가' 관련 글을 트윗하면서 "최근 지만원씨가 수사 및 재판 기록에 기하여 주장한 내용과 일치하네, 영화 내용이 사실과 중요 부분에서 달라 국민들을 오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차 변호사는 5.18 민중항쟁을 폄하한 일베 회원의 재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관할권이 없는 검찰이 억지로 광주지법에 기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차기환 변호사의 5.18광주민중항쟁 관련 발언과 주장을 보면 진상조사위 활동 중에 극우의 왜곡 주장을 강력하게 펼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차기환, 종북은 있고 극우는 없다

▲2015년 차기환 변호사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종북은 있고 극우는 없다'는 제목의 칼럼 ⓒ조선일보PDF
▲2015년 차기환 변호사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종북은 있고 극우는 없다'는 제목의 칼럼 ⓒ조선일보PDF


차기환 변호사는 전형적인 극우 인사입니다. 그는 2015년 조선일보에 '종북은 있고, 극우는 없다'라는 칼럼을 기고한 바 있습니다.

차 변호사는 칼럼에서 '한국 사회에는 '종북'이라 비판받아 마땅한 세력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하면서 '극우주의자는 대한민국에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칩니다.

극우는 '파시즘'을 뜻하며 한국의 우익은 폭력을 배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 태극기 집회 등을 가보면 오히려 극우 단체의 집회가 폭력적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극우라는 용어로 우익 인사를 매도하는 사례가 넘쳐난다'면서 '좌익 언론 매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철저하게 극우는 옹호하면서 종북과 좌익이라는 용어를 통해 '빨갱이 사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세월호 특조위, 태블릿 PC 등 '진상조사' 망치기 

▲차기환 변호사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진상조사 위원으로 활동했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변호인으로도 일했다. ⓒKBS, 뉴스K 화면 캡처
▲차기환 변호사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진상조사 위원으로 활동했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변호인으로도 일했다. ⓒKBS, 뉴스K 화면 캡처


차기환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일베 등의 게시물을 SNS에 공유하면서 세월호 가족들의 진상조사 요구를 비하하거나 왜곡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이런 차 변호사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습니다. 당시 차 변호사는 특조위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했고, 유족들로부터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2016년 차 변호사는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변호인을 맡기도 했습니다. 당시 KBS 여당 이사였던 차 변호사는 KBS 이사회에서 JTBC 태블릿PC 입수 경위에 문제가 있다며 왜 보도하지 않는지를 따졌습니다.

JTBC 태블릿PC는 극우 단체와 변희재씨 등이 박근혜씨를 옹호하기 위해 내세웠던 주장입니다. 차 변호사는 단순히 잘못된 주장을 펼치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서 조사위나 법적인 문제까지 개입하는 스타일입니다.

차기환, 유권자들이여 좌익 선동에서 탈출하자 

▲극우 언론 펜앤드마이크에 올라온 차기환 변호사의 칼럼 ⓒ펜앤드마이크 화면 캡처
▲극우 언론 펜앤드마이크에 올라온 차기환 변호사의 칼럼 ⓒ펜앤드마이크 화면 캡처


차기환 변호사는 극우성향  언론인 펜앤드마이크의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차 변호사는 2018년 9월 '유권자들이여, 좌익 선동에서 탈출하자'라는 칼럼을 기고합니다.

칼럼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칼럼에서 '좌익'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합니다.

또한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를 비난했던 레이몽 아롱의 '정직하면서 머리가 좋은 사람은 좌파(左派)가 될 수 없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좌익 진영의 선동에서 탈출하라'고 주장합니다.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색깔론은 극우를 결집시키는 동시에 진보 성향 정권을 뒤흔드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런면에서 차기환 변호사는 돌격대장의 역할을 충분히 해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차기환 변호사를 5.18 진상조사 위원으로 추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극우의 주장을 조사위에서 관철시키는 것과 문재인 정부를 뒤흔들어 극우 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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