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의 한 펜션에서 사고로 고등학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2월 17일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은  수능을 치르고 난 뒤 강릉을 찾았습니다.

개인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학생들은 잠을 자는 도중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사고가 나자 기자들은 대성고등학교로 몰려와 취재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취재 방식을 보면 도를 넘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냐는 탄식까지 나옵니다.

무차별 메시지 보내기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자들에게 받은 메시지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자들에게 받은 메시지


대성고등학교 관련 페이스북에는 TV조선과 조선일보, 동아일보 기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메시지를 보면 기자들은 사고로 숨진 학생들과 아는지를 묻거나 어떤 친구인지를 취재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는 메시지로  '마지막 목소리라 생각하시고 말씀 한 번만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기자들의 메시지는 대성고등학교 학생이라고 소속을 밝혔거나 게시글 등에 친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글을 올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보내졌습니다.

기자가 보낸 메시지에 일부 학생은 '알려드릴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고, 다른 학생에게도 이런 거 물어보시는 거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기자들의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면서 전화를 받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완장을 내세운 길거리 취재

▲온라인에 올라 온 기자 취재 관련 글. 
▲온라인에 올라 온 기자 취재 관련 글. 


사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성고등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는 기자들이 학생만 보면 취재를 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올린 학생은 대성고등학교 학생이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거짓말이라면서 학생증까지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기자들이 학원까지 들어와 숨진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학원에 다니냐고 물어 선생님과 학생들이 나가라고 요구했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학생들이 주로 찾는 근처 PC방이나 패스트푸드 식당들을 돌면서 학생만 보면 '피해 학생 이름 아느냐', ' 몇 학년이냐?', ' 어떤 기분이냐' 등을 묻고 다녔고, 기자의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기자이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자.

▲대성고등학교 관련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대성고등학교 관련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대성고등학교 관련 페이스북에는 학교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기자와 논쟁을 벌였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낸 동료이자 공부했던 친구가 죽었는데 기자는 자신들의 쓸 기사를 위해서 감정이 어떠냐 안타까움 같은 거 말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는 내용입니다.

기자들이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유는 속칭 방송 화면이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죽은 친구를 슬퍼하는 학생의 모습을 방송 화면에 담아 내보내면 시청률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기자들이 사망, 사건 등에 주로 사용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제 꿈과 희망을 펼칠 아이들이 안타깝게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기자들이 할 일은 슬픔에 잠긴 학생들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고,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취재하는 일입니다.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라면 입이 뚫렸다고 막 사용하는 거 아니며, 기자로 일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는 글을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이 기사의 제목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사용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왜곡 보도했던 기자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그때와 변함없는 언론의 모습에 분노합니다. 기자의 취재 방식과 보도 행태, 이제는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 요즘 연신내 대성고등학교 주변에서 생기는 일들 (feat.기레기)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