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JTBC 뉴스룸은 <북측 철로는? 조사단 숙식은?..신의주행 열차서 보내온 영상>이라는 제목의 뉴스에서 남북철도 공동조사단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정치부 김소현 기자는 김필규 앵커와 함께 남북 조사단이 탑승했던 열차의 구성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김소현 기자]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맨 앞에는 어제 우리측 기관차와 교체한 북측 기관차가 달리고요. 이어서 북측 열차 3량이 있습니다. 발전차, 침대차, 객차로 추정됩니다.
[김필규 앵커] 뒤에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앞에 3량이 북측의 열차고, 뒤로 우리측의 열차 6량이 이어지는 것이잖아요. 우리측 열차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입니까?
[김소현 기자] 우리측 열차 맨 앞단에는 5만5000t의 기름을 실은 유조차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열차 운행 중간에 남측과 북측 인원이 서로의 객차를 오가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다음은 300kW급 발전차, 72석의 객차가 따릅니다.

김소현 기자는 '우리 측 열차 맨 앞단에는 5만 5000톤의 기름을 실은 유조차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5만 5천 톤이면 소형 유조선 크기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양입니다.

5만 5천 톤이 아니라 5만 5천 리터였다.

▲통일부 보도자료에 나온 남북공동조사단 조사열차 구성. 5만 5천 리터로 표기돼 있다 ⓒ통일부
▲통일부 보도자료에 나온 남북공동조사단 조사열차 구성. 5만 5천 리터로 표기돼 있다 ⓒ통일부


JTBC 뉴스룸의 보도가 이상해 통일부의 공식 보도자료를 찾아봤습니다. 통일부 보도자료에는 조사열차 구성과 함께 정확한 숫자도 함께 나와 있었습니다.

통일부 보도자료를 보면 열차에는 유조차가 있으며 5만 5천 리터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결국, JTBC 뉴스룸은 5만 5천 리터를 5만 5천 톤으로 잘못 보도한 셈입니다.

별거 아닌 실수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위가 봤으면 난리가 났을 뉴스입니다. 왜냐하면 기름은 대북제재에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이자, 관심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남북철도 현지 공동조사는 이미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대북제재 때문에 넉 달 넘게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었습니다. 미국과의 협의 끝에 유엔 대북제재위의 제재 면제를 겨우 인정받고 시작한 것입니다.

간단한 실수 같지만, 한국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파기하고 북한에 원유를 보냈다는 가짜뉴스의 빌미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오보를 내고도 감춘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은 기사 속에 포함된 영상을 삭제하고 사진으로 대체했다. 수정된 내용이 무엇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JTBC 뉴스룸은 기사 속에 포함된 영상을 삭제하고 사진으로 대체했다. 수정된 내용이 무엇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오보를 낸 JTBC 뉴스룸의 후속 조치는 '삭제'가 전부였습니다.

가장 먼저 JTBC 뉴스룸은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 속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기사 본문 내용도 5만 5천 리터로 수정했습니다.

유튜브에 게시된 '2018년 12월 1일 (토) 뉴스룸 다시보기'에서는 아예 관련 뉴스만 쏙 빼놓고 올렸습니다. 관련 뉴스만 있는 유튜브 영상은 아예 삭제를 했습니다.

JTBC뉴스룸은 자신들이 보도한 기사와 영상을 삭제해놓고, 왜 삭제했는지, 무엇을 수정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여느 언론사처럼 은근슬쩍 영상을 보이지 않도록 감춘 셈입니다.

훗날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2017년 4월 19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그래프 오류에 대한 문제를 사과하며 재발 방지와 자사가 가진 저널리즘 원칙을 설명했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2017년 4월 19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그래프 오류에 대한 문제를 사과하며 재발 방지와 자사가 가진 저널리즘 원칙을 설명했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2017년 4월 19일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 1부에서 선거 기간 있었던 그래프 오류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이후 앵커브리핑에서는 161년 전에 보도했던 기사를 정정했던 뉴욕타임스를 예를 들었습니다.

자신들의 정정보도가 이와 같은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여전히 훗날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분명히 또 있을 잘못에 대해 또 정정하고 사과드려야겠지만,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 횟수가 좀 많이 줄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JTBC 앵커브리핑 2017년 4월 19일)

당시 손석희 앵커는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잘못에 대해 또 정정하고 사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주장처럼 모든 언론이 무결점, 무오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더는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JTBC를 보면 그래프나 자막 오류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진심 어린 사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잘못이 있다면 정정한다는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언론이 해야 할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저널리즘을 말하는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 [오보의역사] JTBC 뉴스룸의 어이없는 오보 뒤에 감추어진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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