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조수애, 신아영 아나운서가 각각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이 알려지자마자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왔고, 수백 건의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도배됐습니다.

그 많은 기사 중에서 실제로 읽을만한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검색어를 조합한 어뷰징 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보기에도 민망한 자극적인 제목 

▲신아영 아나운서 결혼 소식을 보도한 이투데이와 스포츠한국 기사
▲신아영 아나운서 결혼 소식을 보도한 이투데이와 스포츠한국 기사


이투데이 김일선 기자는 <"옷 찢어주는 남자 원해" 신아영 바람 이뤄졌나…웨딩마치 'D-30'>이라는 제목으로 신아영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제목에 나온 '옷 찢어주는 남자 원해'는 신씨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발언입니다. 하지만 굳이 방송에서 했던 발언을 결혼  관련기사 제목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스포츠한국 스포츠팀이라는 이상한 바이라인을 가진 기사의 제목은 <결혼 발표' 신아영, 王골반 매력은 이제 한 남자에게만>이었습니다. 기사인지 19금 영화인지 모를 정도로 자극적인 제목입니다.

19금 영화의 제목이라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소중한 결혼 소식을 보도하면서 몸매를 보여주는 사진과 자극적인 제목을 이용해 보도하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복사, 붙여 넣기로 생산된 기사?

▲11월 21일 한국 영농신문과 데일리안 기사. 제목부터 기사 본문까지 99% 일치한다. 글자 수도 487자(공백 포함)로 동일하다.
▲11월 21일 한국 영농신문과 데일리안 기사. 제목부터 기사 본문까지 99% 일치한다. 글자 수도 487자(공백 포함)로 동일하다.


2018년 11월 21일 09시 11분에 올라온 한국 영농신문의 <조수애의 자신감 덕? 결국 재벌家도 잡은 ‘미모서열 2위’> 기사와 같은 날 09시 14분에 올라온 데일리안의 <조수애, 결국 재벌家도 잡았다? ‘미모서열 2위’의 자신감> 기사입니다.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한국영농신문 이은정 기자와 데일리안 문지훈 기자입니다. 그런데 제목부터 기사 본문을 보면 99% 똑같습니다. 복사해서 붙여 넣었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두 기사에서 다른 점은 제목에서 '자신감'이라는 단어의 순서와 첫 문장뿐입니다. 그마저 첫 문장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매력 포인트였을까?'와 '매력포인트는 역시 자신감이었다'로 거의 흡사합니다.

도대체 기자가 다른데 어떻게 제목부터 기사 본문이 똑같을까요? 불과 3분 만에 누군가 복사해서 올렸을까요? 이런 기사는 일명 뉴스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사를 대신 올려준 경우라고 봐야 합니다.

사생활까지 돈벌이에 이용하는 기자는 기레기다

▲머니에스와 경남매일의 조수애 아나운서 결혼 관련 기사 제목
▲머니에스와 경남매일의 조수애 아나운서 결혼 관련 기사 제목


머니에스 김현준 기자는 <박서원-조수애 결혼 소식에 주목받은 구원희… 딸 양육 문제로 이혼>이라는 제목으로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의 사생활을 친절하게(?) 보도합니다.

경남매일 김지원 기자는 <조수애, 남편과 13살 차→ 딸과 14살 차… 20대 여중생 엄마의 양육 초읽기>라는 기사에서 박서원 대표의 딸이 몇 살인지를 자세히 보도합니다.

도대체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개인의 사생활을 저리도 자세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기사들은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아주 나쁜 기사입니다.

타인의 삶을 망가 뜨리면서까지 저런 기사를 쓰고 싶은지 기자에게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 [똑바로읽기] 조수애, 신아영 아나운서 결혼에 신난 기레기들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