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SNS에는 'SNS 맞춤법으로 개인신용 평가… 황당한 선진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글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보수 우익 성향의 뉴데일리 기사로 '민간 신용평가회사가 내년부터 고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게시글의 맞춤법이나 관심사를 파악해 대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뉴데일리는 제목 아래 부제에 '文 정부,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사 허용… 개인 정보 사찰, 마구잡이 대출 우려'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이 개인 정보를 사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뉴데일리의 기사처럼 SNS 맞춤법으로 개인신용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개인정보까지 사찰하려는 의도인지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내년부터 SNS 맞춤법으로 개인신용 평가? 기자의 상상력이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뉴데일리의 기사는 21일 열린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 당정협의'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을 기초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그런데 당정 협의에서는 SNS 맞춤법으로 개인 신용을 평가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봐도 SNS 맞춤법이라는 내용 자체는 없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자료의 핵심은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 경제 전환을 위한 규제 혁신입니다.

현재 대형 신용평가 회사와 공공기관에 집중된 신용정보를 확대해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신용 평가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단순한 금융 거래 이용뿐만 아니라 비금융 개인신용정보 ((통신·전기·가스 요금납부, 온라인 쇼핑 내역, SNS정보 등)을 활용하여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전문CB사를 도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SNS 정보가 포함돼 있지만, 맞춤법을 가지고 내년부터 평가를 하겠다는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없었습니다. 기자가 상상력으로 기사를 쓴 것입니다.

개인신용평가, 해외에선 SNS로 

▲SNS를 통한 신용평가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지금 해외에선 일부 도입을 하고 있으며, 데이터경제 부분에서도 필요한 방식이다.
▲SNS를 통한 신용평가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지금 해외에선 일부 도입을 하고 있으며, 데이터경제 부분에서도 필요한 방식이다.


뉴데일리는 SNS 맞춤법으로 신용을 평가하는 방식이 황당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시행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황당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은 맞춤법을 통해 신용평가의 변수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맞춤법이 신용평가의 잣대가 된 배경에는 하버드대학 아심 크와자(Asim Khwaja) 교수의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대출자는 틀리는 대출자에 비해 평균 15%가량 덜 연체한다’는 연구결과 때문입니다.

단순히 SNS 맞춤법이 아니라 대출 신청서 상의 맞춤법이나 문장 특성 등을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SNS를 통한 신용평가는 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핀테크 기업 크레디테크(Kreditech)는 주기적으로 택배 기사가 방문한 기록 등이 있으면 일정한 수입이 있다고 분석하고 신용평가 점수를 높게 줍니다.

미국의 렌도(Lenddo)는 SNS 친구 중 연체자가 있거나, ‘사고’ ‘실직’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많이 나오면 신용점수를 낮춰 평가를 합니다. 이처럼 SNS를 통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방식은 점차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SNS 신용평가 방식이 개인정보 사찰?

▲ 뉴데일리가 보도한 'SNS 맞춤법으로 개인신용 평가… 황당한 선진화' 기사 제목과 일부 본문. 기자는 미국에서도 도입 초기에는 황당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적었다.
▲ 뉴데일리가 보도한 'SNS 맞춤법으로 개인신용 평가… 황당한 선진화' 기사 제목과 일부 본문. 기자는 미국에서도 도입 초기에는 황당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가 도입하려는 비금융정보를 통한 개인 신용도 평가는 SNS 사용자가 늘어난 한국에서도 충분히 사용해볼 만한 데이터경제입니다. 다만, 정보 수집과 평가 방식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세부적인 방식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황당','개인 정보 사찰' 주장은 기사를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뉴데일리 이상무 기자는 본문에서 해외 사례를 거론하면서 무조건 황당한 방식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사 첫 문장과 부제만 보면 논리와 사고방식의 비약이 너무 심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의도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SNS 신용평가는 데이터경제 활성화의 일부 내용에 불과합니다. 기자가 제목에서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기사를 작성한다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사 제목만 읽고 무조건 정부의 정책이 나쁘다고 단정 짓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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