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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 ‘강효상 의원, 조선일보 출신이라 말하지 마라’

2018년 11월 20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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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 ‘강효상 의원, 조선일보 출신이라 말하지 마라’

언론계에서는 타사 기자라도 보통 ‘선배’라는 호칭을 합니다. 특히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라도 기자들은 ‘의원님’이라는 말 대신에 ‘선배님’이라고 부릅니다.

언론계 관행인 탓도 있겠지만, 선배라는 친근한 호칭을 통해 기삿거리를 제공받고,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양쪽의 이익이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출신 강효상 의원, 정보통신법 운운하다 

▲KBS 저널리즘토크쇼 J에 출연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취재하는 KBS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KBS 화면 캡처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언론인 출신입니다. 조선일보에서 30년이나 근무한 조선일보맨으로 편집국장까지 지냈습니다. 또한 TV조선 보도본부장으로 종편까지도 진출했었습니다.

강효상 의원은 언론인 출신인 까닭에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1회에 출연했었습니다. 패널로 출연한 강효상 의원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오보에 대해 “악의가 있던 보도가 아니었다”라며 “오보는 훗날 사실로 밝혀질 수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효상 의원은 “청와대 논평은 아주 이례적이다”라며 “정치적 최고 기관인 청와대가 오보를 문제 삼는 건 적절치 않았다”라며 청와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강조했던 강효상 의원은 자신이 취재 대상이 되자, 180도 돌변했습니다.

KBS 송수진 기자가 국회를 찾아가 강효상 의원의 인터뷰를 하려고 하자 “영상 찍지 마세요”며 손으로 카메라를 막았습니다. 강 의원은 “왜 녹음을 해!”라며 “이건 정보통신법 위반이야! 나는 길거리 인터뷰는 안 한다고. 서면질의서를 보내요”라며 인터뷰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의 기자가 취재를 요청했음에도 거부하고 정보통신법을 운운하는 강효상 의원을 보면 기자 출신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강효상, 조선일보 재직 때 법원행정처에 ‘재판 청탁’ 의혹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재판 과정 시기에 보도됐던 조선일보 기사. 재판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강효상 의원이 인터뷰를 거부한 이유는 자신에게 쏟아진 ‘재판 청탁’ 의혹 때문입니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선일보 재직 당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재판과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2015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회사 자금 208억 원을 횡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14차례 이상 상습 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은 “사실 강효상 의원으로부터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사건을 잘 살펴봐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장세주 회장 구속과 재판 선고가 있던 시기에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강효상 의원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지면을 통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옹호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최윤수 3차장실. 그는 다소 흥분한 어조로 “‘유전(有錢) 불구속, 무전(無錢) 구속’이란 말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이날 새벽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을 겨냥한 말로 들렸다.

검찰 표현대로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도 아니다. (2015년 4월 29일 조선일보 이향수 기자, [기자수첩] “有錢불구속, 無錢구속” 법원에 화풀이한 검찰)

검찰은 횡령·배임·도박 등 혐의로 청구한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유전(有錢) 불구속, 무전(無錢) 구속”이라며 법원을 비난했다. (2015년 5월 14일 조선일보 석남준 기자, 구속에 목매는 검찰, 영장 기각되면 법원에 삿대질)

조선일보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옹호했던 이유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분과 함께 조선미디어그룹에 18억여 원을 투자하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 의혹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 전략’ 등의 문건을 작성했던 양승태 사법농단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2015년 작성된 문건을 보면 법원행정처는 조선일보를 통한 설문조사와 지상좌담회, 칼럼 등을 통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홍보성 기사를 구상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편집국장은 강효상 의원이었습니다.

기획기사로 청와대를 세게 도와줬던 강효상 

▲2015년 2월 정찬우 당시 귬융위 부위원장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보낸 문자와 당시 보도됐던 조선일보 기사

강효상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시절에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금리 인하 압박’ 커넥션에 동참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KBS <“조선일보가 세게 도와줘”…朴 정부, 한은 ‘금리인하’ 개입>뉴스를 보면 박근혜 정부와 청와대는 조선일보에 요청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했습니다.

2015년 2월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은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강효상 선배와 논의했다”면서 “기획기사로 세게 도와주기로 했고, 관련 자료를 이모 씨에게 이미 넘겼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휴대전화 메시지에 담긴 내용처럼 조선일보는 2015년 3월 2일과 3일에 걸쳐 한국은행을 비판하는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냈습니다.

[‘우물 안’의 韓銀] [上] 경기부양 팔짱낀 韓銀의 ‘시대착오’ (2015년 3월 2일 조선일보 이진석 기자)

[‘우물 안’의 韓銀] [上] 올 들어 11개國 줄줄이 금리 인하… 불붙은 通貨전쟁, 한국만 뒷짐 (2015년 3월 2일 조선일보 이진석 기자)

[‘우물 안’의 韓銀] [下] ‘物價(물가) 안정’ 집착 벗어나 美Fed(美 중앙은행)처럼 경제 살리기 팔 걷어붙여야 (2015년 3월 3일 조선일보 이진석 기자)

[‘우물 안’의 韓銀] [下] ‘3低(수출·내수·물가) 수렁’ 빠진 경제, 韓銀이 끌어올려야 (2015년 3월 3일 조선일보 이진석 기자)

[‘우물 안’의 韓銀] [下] 金利 내리면 가계부채 총량은 늘어날 수도 있지만… 長期고정금리 확대 등으로 악성 부채 줄이는 게 중요 (2015년 3월 3일 조선일보 김정훈 기자)

조선일보의 연속 기사가 나간 뒤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은 “조선이 약속대로 세게 도와줬으니 한은이 금리를 50bp, 즉 0.5%p 내리도록 말해야 한다”는 문자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다시 보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던 강효상 의원은 정부 측으로부터 기사 청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강효상 선배’와 기사를 낸 기자의 이름이 일치하는 점 등을 볼 때 정상적인 보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강효상 의원은 조선일보 출신이라 말하지 마라

▲조선일보 기자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당장 강효상 비서실장을 파면하라’는 제목으로 익명 게시판에 올렸던 글의 요약본. 전문보기:미디어오늘 <강효상 편지에 조선일보 기자 “국장 시절 갑질 떠올라”>

2018년 5월 31일 강효상 의원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당장 양상훈 주필을 파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양상훈 주필은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더라도 정보, 자유, 인권이 스며들어 체제에 근본적 변혁이 올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효상 의원의 주장에 대해 조선일보 기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께 드리는 공개편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당장 강효상 비서실장을 파면하라’고 반박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는 익명 게시판을 통해 “강효상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재직 시절 기자들에게 악몽과 같은 존재였다. 물러난 뒤에도 몇 달도 안 돼 권력의 품에 안기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함으로써 기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는 “최근 모 대기업 모녀의 괴성 소리 녹음을 들으며 다시 강 의원의 국장 시절이 떠올라 몸서리쳤다. 발악하는 소리와 갑질 양상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라며 강효상 의원의 갑질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는 “사실 강 의원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성품은 공개편지에도 드러난다. 조선일보의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이 따위 편지에도 사장에게 아첨하며 이간질을 획책하고 있다. 권력에 아첨해 편집국장에서 물러나자마자 몇 개월 만에 비례대표를 받아낸 행실에 대해 부끄러움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 기자는 “강효상 의원은 제발 어디 가서 조선일보 출신이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말길 바랍니다. 부끄럽습니다.”라며 같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임을 밝히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강효상 의원이 부끄럽다고 했다고 ‘선배’라는 소릴 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여전히 기자들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에게 ‘선배’라고 부를 것이며, 언론사 편집국장이 누구냐에 따라 청탁 기사가 버젓이 지면에 실릴 수 있습니다.

정치가 언론을 이용하고, 언론이 지면과 전파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한 언론 권력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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