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도 없다’라는 뜻인데요.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처음 나온 말입니다.

우리말을 잘 모르는 가수 헨리가 문제를 풀다가 ‘하나도 모르겠다’라는 것을 ‘1도 모르겠습니다’라고 화이트보드에 쓰게 되면서 시작된 표현입니다.

최근에는 걸그룹 ‘에이핑크’가 발표한 노래 제목에서 ‘1도 없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국립국어원 묻고 답하기에 올라온 글. 1도 없다는 말이 맞는지를 묻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일부 시민은 언론에서 쓰지 못하도록 국립국어원이 홍보를 해야 한다는 글도 올렸다. ⓒ국립국어원 화면 캡처
▲국립국어원 묻고 답하기에 올라온 글. 1도 없다는 말이 맞는지를 묻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일부 시민은 언론에서 쓰지 못하도록 국립국어원이 홍보를 해야 한다는 글도 올렸다. ⓒ국립국어원 화면 캡처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표현은 아닙니다. 당연히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반인이 등록한 오픈사전에만 올라가 있습니다.

심지어 맞춤법 검사를 하면 모두 ‘하나도 없다, 하나도 모르겠다’로 고쳐야 한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신문에 나온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순 한글 표기’를 매체의 특징으로 삼고 있는 <한겨레>에서 나온다면 말입니다.



10월 5일 한겨레 신문의 ‘노벨평화상 오늘 오후 6시 발표 … 청와대 “기대 안 해”’라는 기사입니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수상 하나 마나 떠돌던 시기였기 때문에 청와대의 입장을 취재한 기사였습니다.

주로 청와대 관계자의 코멘트를 인용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기자는 ‘또 다른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 “노벨상 관련해 청와대가 언급한 내용은 1도 없다.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했다’라고 썼습니다.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직접 말로 했든지 아니면 문자 등으로 ‘1도 없다’ 편하게 쓸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인용해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국어사전에 있지도 않고 일반적인 표현도 아닌 ‘1도 없다’라는 표현을 기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인용했을까요?

관계자가 전해준 코멘트이니까 있는 그대로 ‘가져다 받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순 한글 표시’를 사용하겠다는 <한겨레>는 한자도, 로마자도 아닌 ‘1도 없다’ 정도는 쉽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기사바로쓰기] 순한글신문 한겨레, '1도 없다'는 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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