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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저널리즘 #8 ‘KBS의 민주당 돈봉투 오보’

2018년 10월 19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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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저널리즘 #8 ‘KBS의 민주당 돈봉투 오보’

# 오프닝

시대에 따라 저널리즘의 방식은 조금씩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원칙은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입니다.

언론사 사주의 기분에 맞게, 같이 밥 먹는 정치인의 홍보를 위해,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결탁해 권력과 부를 목적으로 보도하는 뉴스는 가짜뉴스가 아닌 범죄 행위에 가깝습니다.

아이엠피터TV는 부와 정치 권력을 가진 자들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이 방송을 보고 계신 일반 시민들을 위해 방송을 합니다. 여러분들이 아이엠피터에게는 가장 큰 권력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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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의 역사: KBS 민주당 돈봉투 오보 

2012년 19대 총선을 불과 몇 달 앞둔 1월 4일,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돈봉투가 돌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돈봉투 살포자로 지목된 사람은 현직 국회의장이었던 박희태 의원이었습니다.

디도스 사건에 이어 돈봉투까지 터진 한나라당은 19대 총선에서 망한다는 예상이 돌았고, 이제 한나라당은 대선에서도 패배한다는 전망까지도 나왔습니다.

2012년 1월 19일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국회의장을 겨냥한 압수수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KBS 9시 뉴스는 ‘단독’이라며 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돈 봉투가 조직적으로 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날 KBS 9시뉴스는 예비경선이 벌어졌던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추가의혹이 나왔다며 연속으로 메인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그다음 날에도 KBS는 검찰이 민주당에 돈 봉투가 살포된 단서를 포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려 사흘 내내 이 소식을 다룬 것입니다.

KBS가 민주당 경선에 돈 봉투가 살포됐다고 보도하자, 대다수 언론은 앞다퉈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돈 봉투 수사를 의뢰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가리켜 구악 체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동아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나쁘다며 양비론을 통한 물타기를 한 셈입니다.

설 연휴 전에 나왔던 KBS의 민주당 돈 봉투 연속보도는 결국 설날 여론을 움직여,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다는 정치 혐오 발언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 검찰 조사 결과 KBS가 보도한 민주당 봉투는 돈 봉투가 아닌 출판기념회 초대장으로 밝혀졌습니다.

KBS는 투표 시작 전에 돈 봉투를 몰래 주면서 매수했다고 보도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투표가 끝난 후에 출판기념회 초대장이 공개적으로 배포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KBS는 단독보도가 오보로 드러났음에도 검찰이 어설픈 수사였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도리어 검찰을 비난했습니다. 도둑이 경찰 보고 큰소리친 격입니다.

2018년 현재까지 KBS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단독이라며 야당 예비경선서 돈 봉투 살포 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기사 수정은커녕 관련해서 검찰 조사 결과 돈 봉투가 아닌 초대장이라고 밝혀졌다는 기사조차 링크를 걸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오보임에도 단독이라는 뉴스만 보고 민주당을 비난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국민의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KBS가 이런 대형 오보를 내놓았다면 사장부터 사퇴를 해야 마땅합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오보로 사장이나 기자가 사퇴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언론사가 오보를 반성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오보의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 거들떠보자: 저유소 화재 원인, 풍등?

MBC “저유소 화재 원인은 외국인이 날린 풍등”
SBS 고양 휘발유탱크 화재 관련 스리랑카인 긴급체포… “풍등 날렸다”
KBS ‘고양 저유소 화재’ 중실화 혐의 스리랑카인 긴급체포
JTBC 고양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에? … 실화 혐의 체포 (8번째)
> 톱 기사는 .. 폼페이오 “핵 사찰단 곧 방북” … 북미 간 ‘빅딜’ 가시화

이번 주 어쩌다저널리즘은 TV 메인뉴스의 톱기사를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메인뉴스의 첫 번째 소식은 주요일간지의 1면과 같은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 7일 고양시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7시간 동안 약 260만 리터의 휘발유가 불에 탄 매우 큰 화재였는데요. 다음날 지상파 3사 메인뉴스는 하나같이 첫 번째 뉴스로 ‘스리랑카인 긴급체포’를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속보 기준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에 전해진 속보였는데요. 뉴스 시작 시각을 1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태에 보도가 이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3사의 내용은 대부분 같은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아마 갑자기 나온 보도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저유소 화재 원인은 외국인이 날린 풍등”이라는 제목으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완성된 리포트가 아닌 기자를 연결하는 형태였는데,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멘트로 유추했을 때 고양 경찰서나 사고 현장이 아닌 보도국 내부에서 연결한 뉴스로 보입니다.

또 ‘경기 고양경찰서는…’,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등 경찰 발표를 전하는 듯한 표현으로 볼 때 보도자료를 기본으로 보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리랑카인’이라는 국적 표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점도 돋보입니다.

SBS 8시 뉴스에서도 첫 번째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제목은 ‘고양 휘발유 탱크 화재 관련 스리랑카인 긴급 체포… “풍등 날렸다”’인데요. 연결이 아닌 완성된 리포트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한 내용인 점은 다른 곳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단 ‘스리랑카인’이라는 국적 표기는 3차례 정도 뿐이었고 ‘D씨’라는 표현으로 긴급 체포된 피의자를 지칭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의아한 내용이 기사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맘때쯤 동남아인들이 복을 빌며 풍등을 날리는 풍습이 있는데’라는 내용인데요. 경찰이 ‘풍등을 날린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기자의 지나친 추측이거나 떠도는 소문을 기사에 포함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MBC, SBS보다 1시간 후 뉴스가 시작하는 KBS 9시 뉴스는 ‘고양 저유소 화재, 중실화 혐의 스리랑카인 긴급체포’라는 제목으로 소식을 다뤘습니다. 단 첫 번째 뉴스는 완성된 리포트를 통해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전했고 다음 소식으로 경찰서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를 연결했습니다. ‘“호기심에 풍등 날리려다” … 테러 가능성은 낮아’라는 제목의 다음 뉴스에서 ‘경찰은 이 남성이 저유소 시설을 목표로 불을 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며 다른 곳보다 추가된 취재 내용을 전했습니다.

지상파 3사는 모두 뉴스 시작 1~2시간 전에 전해진 경찰 발표 자료를 첫 소식으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보도자료 수준 외에 특별한 취재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 뉴스가 진행되는 1시간 동안 새로운 소식을 추가로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스리랑카인 긴급 체포’, ‘풍등이 원인이다?’라는 경찰 발표 외에 추가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저유소의 안전 관리 문제를 다음 소식으로 전하긴 했지만, 이 첫 뉴스 배치로 인해 ‘스리랑카인의 풍등이 화재 원인이다’라는 소식만 한동안 인터넷상에 떠돌았습니다.

JTBC 뉴스룸은 같은 시간대 뉴스를 진행하는 MBC, SBS와 달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핵 사찰단 곧 방북’이라는 발언을 담은 소식을 첫 뉴스로 다뤘습니다. 이어 6번째 뉴스까지 모두 북미 비핵화 관련 소식으로 채웠고 뉴스가 시작한 지 20여 분이 지나서야 ‘스리랑카인 체포’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른 곳과 같이 경찰의 발표를 전하자 앵커는 ‘풍등 때문에 화재가 났다면 그만큼 평소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먼저 드는군요’라며 안전 관리를 주목했습니다. 그러자 기자 역시 ‘평소 주변 출입 관리, 화재에 대한 설비 구축 등 안전 관리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경찰의 정확한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며 ‘스리랑카인 체포’ 외에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JTBC의 첫 소식과 지상파 3사의 ‘저유소 화재’ 다음 소식을 모아 볼 때 이 날 메인 뉴스의 톱기사는 폼페이오 장관의 “핵 사찰단 방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첫 뉴스로 준비해놨지만, 갑자기 경찰의 ‘스리랑카인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다급하게 첫 소식을 바꿨던 것은 아닐까요?

발표만 그대로 옮기고, 추가 취재는 없고, 의문도 질문도 없었던 소식을 첫 뉴스로 전한다면 오히려 그 뉴스로 인해 오해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대로써보자: 가짜뉴스 대책 발표 돌연 취소?

KBS 9시뉴스 기사 http://mn.kbs.co.kr/news/view.do?ncd=4047851
KBS 온라인 뉴스페이지 기사 http://mn.kbs.co.kr/news/view.do?ncd=4047646

‘가짜뉴스’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유튜브, SNS 등을 통해 다양한 가짜뉴스가 떠돌아다니기 때문인데요. 그런 가운데 지난 8일 오전에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범정부 대책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가 취소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대변인은 “국무회의 자리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대책 발표 브리핑 취소를 알렸습니다.

KBS 9시 뉴스에서는 이 소식을 ‘가짜뉴스 대책 발표 돌연 취소 … 설익은 대책으로 논란만’이라는 제목의 7번째 소식으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제목에서 나온 것처럼 ‘논란’은 어떤 논란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사를 소개하는 앵커멘트에서도 ‘정부의 이런 미숙한 대응이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고 했는데요. 대체 무슨 논란을 키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사를 보면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보고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여러 사람이 이 정도로 효과가 날 것인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라고 전했지만 정확하게 무슨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지난 2일 이낙연 총리의 가짜 뉴스 단속 발언 후 급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썼지만 누가 비판하고 있는지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짜뉴스가 무엇이고 누가 가짜 여부를 판단할지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논란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기사를 마무리했지만 역시 그’ 논란’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내용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KBS 9시 뉴스의 이 소식은 김진우 기자가 전했는데요. 김진우 기자는 KBS 뉴스 페이지에 오후 4시경 ‘브리핑 취소’ 소식을 올렸습니다. 9시 뉴스 기사와 비교해볼 때 많은 부분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선 기사에서는 해당 대책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 근절을 위한 범정부 대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가짜뉴스’라는 개념 자체가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허위조작정보’라고 명칭을 바꾼 점을 인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9시 뉴스에서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범정부대책’으로 바뀌었습니다. 9시 뉴스 기사에서 ‘논란이 많은’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또 ‘이번에 발표될 대책이 기존에 나온 내용과 많이 다르지 않고, 가짜뉴스의 판단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정부 발표로 자칫 논란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기자 의견이 포함된 앞선 기사에 비해 9시 뉴스 기사에서는 부처 담당자들 말을 인용한 형식을 빌려 “획기적인 대책도 없고 가짜뉴스 개념과 판단 기준도 모호하다”로 달라졌습니다. 물론 인터뷰나 전화 연결 등의 직접 인용이 아닌 간접 인용 형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낙연 총리의 가짜 뉴스 단속 발언 후 급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9시 뉴스 기사 내용은 앞선 기사에서 ‘이낙연 총리가 신속한 수사와 처벌, 체계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한 후 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기자 의견으로 나왔던 부분입니다.

단순히 기사로 작성하는 것과 방송 뉴스를 위한 리포트를 만드는 것이 다를 순 있습니다.

어떤 논란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데도 ‘논란이 예상되고’라고 하거나 기자 본인의 생각을 ‘비판이 제기된다’거나 ‘관계자의 코멘트’로 바뀌어 보도되는 것을 단순히 ‘뉴스 형식이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형식 몇 가지의 변화로도 논조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자는 모르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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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저널리즘’
다음 시간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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