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유행하는 최신 스마트폰은 100만 원이 넘습니다. 고가의 스마트폰이라 단말기가 고장 나거나 액정이 파손되면 내야 하는 수리비도 비쌉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시청원구)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최근 6개월 이내 단말기 수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5%가 수리비가 비싸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말기 수리 원인을 보면 △액정 파손이 33.8%로 가장 많았으며, △배터리 문제 22.4%, △충전·이어폰 단자 등 하드웨어 문제 14.9%, △운영체제 등 내부소프트웨어 문제 14.5%, △통화품질 12.4% 등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 파손액정 반납 정책국내 소비자 차별 심각

단말기 수리 중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액정 파손으로 인한 수리비는 파손 액정을 A/S 센터에 반납하느냐에 따라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한국의 미국의 삼성 노트8과 9의 액정 교체비. 파손 액정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를 비교하면 국내 수리비가 7만 원 이상 비싸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한국의 미국의 삼성 노트8과 9의 액정 교체비. 파손 액정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를 비교하면 국내 수리비가 7만 원 이상 비싸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국내에서 삼성 노트8 액정교체 시 파손액정 반납조건의 수리비용은 233,000원이며, 파손액정 반환을 요청할 경우에는 138,0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해 총 371,000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파손액정을 반납하든 하지 않든 동일한 수리비를 냅니다.

파손 액정을 반납하지 않는 미국의 수리 비용을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는 파손액정 수리비로 7만 원 이상을 더 내고 있는 셈입니다.

삼성전자가 유독 국내에서만 파손액정 반납 조건으로 수리비의 차이를 두는 이유는 액정을 재활용하거나 비정상적인 유통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액정은 파손됐어도 약간의 수리만 하면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삼성서비스센터 수리기사들이 스마트폰 액정을 빼돌려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가 미국과 다른 액정 수비리를 내야 한다면 이는 오히려 차별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 알고 보니 세계 최고가? 

▲SBS는 정부가 발표한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가별 판매 가격보다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고 보도했다. ⓒSBS 뉴스 화면 캡처
▲SBS는 정부가 발표한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가별 판매 가격보다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고 보도했다. ⓒSBS 뉴스 화면 캡처


정부가 발표하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가별 판매가격을 보면 삼성 갤럭시 S9은 미국 88만 원, 캐나다 93만 원, 중국 94만 원, 한국 95만 원입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저렴합니다.

그러나 실제 온라인 매장에서 파는 가격은 다릅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파는 갤럭시 S9은 74만 원으로(661 달러.세금 포함) 거의 2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SBS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삼성 갤럭시 S9의 국내 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오픈마켓 판매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며  'SBS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9의 국내 가격이 싸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제조사별 국내외 평균 단말기 판매 가격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휴대전화 제조사별 국내외 평균 단말기 판매 가격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2017년에 나온 가트너 보고서를 봐도, 삼성전자의 국내 단말기 판매 가격은 평균 508달러로 해외 평균 232달러보다 2.3배 높았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해외 소비자보다 285달러를 더 비싸게 주고 삼성 휴대폰을 구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도 국내 단말기 판매 가격은 평균 361달러인 반면, 해외 판매 가격은 평균 176 달러로 국내 가격이 2.1배 높았습니다. 애플은 국내 판매 평균 가격은 758달러로 해외 평균 713달러에 비해 45불 비쌌습니다.

국내 점유율 60%가 넘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국내 단말기 평균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이유는 중저가폰이 아닌 프리미엄폰 시장 위주로 단말기를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프리미엄폰 시장 비중 32%,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 비중 87.9%)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 2017년 삼성은 휴대전화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 2017년 삼성은 휴대전화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료출처: 변재일 의원실


2017년 한국 휴대전화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을 보면 삼성이 60%로 LG 14.8%와 애플 19.3%를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고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시장을 끌고 나가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광고와 언론 홍보비로 막대한 비용을 쏟아 내면서, 뉴스에서조차 삼성을 홍보하기에 소비자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방송 심의규정까지 위반하며 삼성 홍보하는 ‘종편’)

대한민국 통신 시장은 해외와 비교하면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의 휴대전화 시장 독점과 프리미엄폰 시장 구조, 높은 통신비 요금 등의 원인 때문입니다.

저렴한 휴대폰 시장을 확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통신비로 가계 지출이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라도 언론은 삼성의 홍보성 기사나 단말기 가격의 단순 비교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집중해서 보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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