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부터 언론은 일제히 '청년실업률 10%, 19년 만에 최악'이라는 제목 등으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청년실업률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조중동은 물론이고, KBS, MBC, 한국일보, 한겨레까지 청년실업률 10%라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기사만 보면 대한민국이 금방이라도 망할 것 같습니다. 19년 만에 청년실업률이 10%이고 IMF 이후 최악이라니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한 두 군데도 아니고 대다수 언론이 보도했으니 기사를 의심할 필요조차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뭔가 조금 이상합니다. 그래서 과거 언론 보도를 찾아봤습니다.

2010년에도 나왔던 청년실업률 10% 



9월 13일 동아일보 이새샘 기자는 '최저임금에 날아간 알바… ‘청년실업률 10%’ 19년만에 최악'이라는 제목으로 청년실업률에 관한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2010년 3월 13일 동아일보를 보면 '청년 실업률 10% 쇼크'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2010년 청년실업률이 10%였다면 19년 만에 최악이라는 제목 자체가 모순입니다. 동아일보 기자가 자사의 보도를 검색도 하지 않고 썼을까요?

TV조선 지선호 기자는 '실업자 113만명·청년실업률 10%…IMF 이후 '최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검색해보니 2017년 1월 12일 조선닷컴에는 '실업자 100만명·청년실업 10% '일자리 빙하기'' 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는 연간 청년실업률이 9.8%라며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방준호 기자는 '8월 취업자 3천명 증가…청년실업 10% ‘19년만에 최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2010년 3월 18일 한겨레 신문을 보면 '청년실업률 10%'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2010년에도 청년실업률이 10%였는데 왜 언론은 하나같이 19년 만에 최악이라고 보도를 할까요? 아이엠피터가 통계를 잘 몰라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걸까요? 아니면 기자들만 아는 통계 기법이 있기 때문일까요? 참 신기합니다.

청년실업률은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7년 12월에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의 청년실업률 관련 보고서
▲2017년 12월에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의 청년실업률 관련 보고서


2017년 12월에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 자료를 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2000년 이후 약 8%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3년부터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국개발원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실업률이 상승하는 이유가 '전문직과 준전문직 일자리 창출이 부진하여 대졸 실업률이 상승한 데에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경제 보고서 등의 자료를 봐도 청년실업률이 2010년 이후 대략 10%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결국, 청년실업률 10%는 오늘 만의 문제가 아닌 계속 나왔던 통계이자 현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같은 통계, 그러나 기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통계청 홈페이지에 나온 2018년 8월 고용동향과 2010년 2월 고용동향. 청년실업률이 10%로 같은 수치다. ⓒ
▲통계청 홈페이지에 나온 2018년 8월 고용동향과 2010년 2월 고용동향. 청년실업률이 10%로 같은 수치다. ⓒ


통계청은 매달 고용동향을 발표합니다. 2010년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실업률이 10.0%이며 전년 동월 대비 1.3%p 상승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8년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실업률이 10.0%로 전년 동월 대비 0.6%p 상승했다'라며 2010년과 비슷한 통계를 보여줍니다.

같은 수치의 통계지만, 기자들의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19년 만에 최악', 'IMF 이후 최악'이라는 제목을 붙여 청년실업률이 최악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기자들이 통계를 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기사를 쓴 기자들의 논리와 근거가 민망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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