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 대하여 경례. 충성!"

7월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어깨에 별이 달린 군장성 수십 명이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와 함께 '충성'을 외쳤습니다.

원래 청와대에서 열리는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이 있더라도 거수경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거수경례와 함께 충성이라는 구호까지 나왔습니다. 심지어 군장성들은 대통령이 오기 전에 거수경례와 구호를 연습하기도 했답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장군들이 얼마나 권위적이고,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랬던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관례를 깨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충성 구호까지 외쳤을까요?

문재인 대통령, 계엄령 검토는 불법적인 일탈행위

문재인 대통령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이 나왔을 때만 해도 '계엄 문건이 구체적 실행 계획인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라며 진위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 관계를 정확히 검토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7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는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이다"라며 강하게 비판을 하고 나섰습니다.

문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탈 행위'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내란 음모'처럼 엄청난 범죄 사실로 규정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군을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군을 견제하는 일 뿐입니다. 군장성들 입장에서는 군 통수권자를 잘 따르고 있다는 모양새를 취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충성'을 외치게 된 배경입니다.

국방부, 장군 76명 감축하겠다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군장성과 악수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군장성과 악수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국방부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방 개혁 2.0 보고를 통해 "현재 436명의 장군 정원을 2022년까지 360명으로 76명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장군 숫자는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군 장성 감축 계획을 실행하려고 해도 군대 내의 반발로 무산되기 일쑤였습니다.

MB정부도 2020년까지 60명의 장군을 감축하겠다고 국방계획에 포함했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흐지부지됐고, 결국 40명 감축으로 축소됐습니다.

과거 정부와 다르게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군장성 감축은 실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으로 국민 대다수가 장군 감축 계획에 적극 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목을 날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승승장구하던 장군들마저도 몸을 사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돼야 한다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개혁 2.0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는 ‘국방개혁 2.0,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 보고대회와 함께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부가 마련한 '국방개혁 2.0'에 대해 "군 스스로 조직의 명운을 걸고 국방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국민이 주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임해 주시길 바란다"라며 아래와 같이 당부했습니다.
첫째, 질적으로 강한 군대를 건설해야 합니다.
둘째, 스스로 책임지는 국방 태세를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스마트 국방, 디지털 강군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넷째, 누구보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되어야 합니다.

기무사가 박근혜 탄핵을 막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엄령 문건을 만들고 내란음모를 계획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국민의 힘이 무서운지 알았습니다. '누구보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군장성들은 결코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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