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피터TV' 오리지널 콘텐츠로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은 '어쩌다 저널리즘'입니다. '어쩌다 저널리즘'은 간단히 말해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10년 넘게 정치와 시사 관련 글을 쓰다가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박근혜 정권 들어서면서 망가졌던 언론 때문입니다.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보니 저널리즘을 따로 공부하게 됐고, 왜 시민들이 기자를 가리켜 기레기라고 부르는지 조목조목 따지게 됐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으니 이제 언론도 정상화됐다고 보는 시민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 적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 부역자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다시 방송국 사장이나 이사로 공모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어쩌다저널리즘'은 단순한 미디어비평보다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하나씩 따져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언론사로 등록한 '아이엠피터TV'부터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거들떠보자 (헤드라인 1면)

종이 신문의 1면은 언론사의 성향과 중요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론의 지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뉜 한국에서는 언론사 간의 성격을 정확히 보여주기도 합니다.

신문의 1면은 인쇄를 하고 배포를 하면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역사적인 기록물로서의 가치도 존재합니다. 앞으로 과거 신문의 1면을 되짚어 보는 콘텐츠도 만들려고 합니다.

뉴스를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대이기에 포털 사이트의 1면 뉴스와 언론사 홈페이지의 1면도 같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어쩌다 저널리즘' 파일럿이 선택한 헤드라인은  7월 3일 중앙일간지 1면 헤드라인입니다.


조선일보 : 民辯회장 출신, 처음 대법관 된다
중앙일보 : 대법관 후보 김선수, 판·검사 안 거친 민변 출신
동아일보 : 민변 회장 출신 김선수, 대법관 후보에
한겨레 : 노동변론 30년 외길…대법원 ‘벽’을 넘다
경향신문 : 새 대법관 후보 ‘변호사·정통법관·여성’

김선수 변호사가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되자 조중동은 헤드라인에서 민변을 강조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은 민변에 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선수 후보자에 대해 “진보 성향 변호사 모임인 ‘민변’ 회장 출신”이라며 “‘코드 인선’이란 지적이 나온다”고 적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 인선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표결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먼저 불을 지폈습니다.

중앙일보도 비슷한 맥락 속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 통진당 변호인단 단장을 맡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상대적으로 동아일보는 특별한 경력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한겨레는 김선수 후보자의 사법시험 합격 수기까지 인용해가면서 김 후보자의 경력, 역할, 대법관 제청의 의미에 대해서 자세히 썼습니다. 경향신문은 세 후보자에 대해서 고르게 전했습니다.

조중동이 헤드라인에 ‘민변’ 출신임을 강조한 것은 보수 구독자 사이에서의 ‘민변’에 대한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조선일보가 기사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진보성향’을 강조하거나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 인선’이라는 것을 언급하는 점은 그 의도를 좀 더 뚜렷하게 나타냅니다. 중앙일보가 강조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변호인단 단장’이라는 점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한겨레는 인물 자체를 조명했습니다. 민변 출신 첫 대법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후보자의 지난 변호 경력을 공개했습니다. 철저하게 조중동과는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또 한겨레와 경향은 헤드라인에 ‘민변’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민변 출신을 크게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것입니다. 이 역시 ‘민변’이라는 이름으로 김선수 후보자의 경력이 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 한편에서는 ‘민변’, ‘민노총’, ‘전교조’, ‘통진당’, ‘민노당' 출신이라는 점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향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색깔론을 통한 낙인찍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써!보자

'제대로써!보자'는 기본적인 기사 작성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기사를 작성할 때는 저널리즘의 원칙에 맞춰 써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의 표현법을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대로써!보자’는 기자 입장에서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관습’, ‘전통’, ‘원래 하던 거’ 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합니다. ‘받아쓰기 기계’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기자’가 되기 위한 기자들에게 필요한 코너입니다.
<SBS뉴스 / SBSfunE>
김어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법적공방 사안…필요하다면 진술할 것” (7/2)

시사평론가 김어준이 6.13지방선거 전후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지사 이재명 당선자의 배우 김부선 관련 의혹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 상황이 올 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SBS뉴스)

<서울신문>
‘안철수 비판’ 장진영, 김어준과 설전 “김부선, 주진우 부른 적 있냐”(6/17)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미국행을 비판했던 안 후보의 측근, 장진영 변호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여배우 스캔들’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 시사평론가 김어준씨를 작심 비판했다.

SBS 뉴스와 서울신문은 모두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에 대해 ‘시사평론가’라고 직함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인물 검색이 가능한 네이버나 다음 포털 사이트 중 어느 곳에서도 김어준 총수에 대해 ‘시사평론가’라고 표기하는 곳은 없습니다.

김어준 총수를 ‘언론인’ 범주에 넣고 경력 사항에 ‘딴지 총수’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김어준 총수는 한 번도 시사평론가로서 활동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처럼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직업이나 직책, 직함에 대해서 같은 매체에서도 서로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기사 모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내용을 인용한 기사입니다. 이 매체 외에 다른 매체에서는 ‘방송인’, ‘딴지일보 총수’, ‘뉴스 공장 진행자’로 표기했습니다. 심지어 김어준 총수와 대립 관계에 있는 조선일보조차 김어준 총수를 언급하는 기사에서 ‘딴지일보 총수’로 표기합니다.

김어준씨는 딴지그룹 또는 딴지일보라 불리는 인터넷 언론사의 대표자입니다. 딴지쪽에서는 그 대표자의 명칭을 ‘총수’로 표현합니다.

김어준씨의 직책에 맞는 올바른 표현은 딴지일보 총수입니다. 만약 총수라는 표현이 사회 통념상 맞지 않다면 딴지일보 대표라고 해야 합니다. 아니라면 언론인으로 또는 뉴스공장 진행자로 표기해야 합니다.



언론은 왜 ‘딴지일보’라는 이름을 기사에 쓰지 않을까요? 김어준씨를 언론사 대표로 인정하지 않거나, ‘언론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요?

우리가 메이저 언론사 기자에게 조선일보 직원 OOO씨라고 하면 기자 입장에서는 화가 날 겁니다. 그런데 왜 주류 언론 기자들은 자신들은 ‘기자’로 대우를 받기 원하면서 다른 비주류 언론은 외면할까요?

한때 뉴스타파가 ‘조세회피처’ 보도 기자회견과 연속 보도를 이어갈 때도 언론들은 뉴스타파의 보도 대부분을 인용하면서 ‘뉴스타파’ 이름을 빼거나 ‘한 인터넷 언론’ 정도로 표기한 적이 많았습니다.

손석희 앵커도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김어준씨를 ‘한 팟캐스트 진행자’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기성 언론은 자기들이 보도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 보도하는 언론을 가리켜 그저 ‘인터넷 언론’이라는 형태로 깎아내립니다. 출처를 얼버무려 표현하는 인용 보도를 합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 특히 직접 취재 대상이든 인용의 대상이든 해당 인물의 직책 등 정보는 정확하게 표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인물이 기자에게 답한 내용이나 그 인물의 발언을 인용한 내용 모두가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딴지일보 총수’ 또는 ‘뉴스공장 진행자’가 말하는 것과 ‘시사평론가’가 말하는 것을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탐사 전문 독립언론’과 ‘인터넷 언론’ 역시 차이를 느끼듯이 말입니다.

유뷰트에서 보기: https://youtu.be/vYzGpoGL4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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