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오픈한 '경남 1번가'는 경남도민들의 의견과 정책 제안을 모아 도정에 반영하는 기구입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인수위원회가 운영했던 '광화문 1번가'와 비슷합니다.

지난 27일 경남도립미술관 다목적홀에서는 '경남 1번가' 개소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도민들의 정책 제안이 끝나자 김경수 경남지사는 갑자기 양복 안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이 수첩을 보면서 도민들의 제안에 일일이 답변을 했습니다.

김 지사는 도민들이 제안하는 동안에 수첩에 그 내용을 자세히 적어 놨던 것입니다.

▲2011년 박근혜 의원이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 http://lmpeter.tistory.com/1643
▲2011년 박근혜 의원이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 http://lmpeter.tistory.com/1643


수첩하면 흔히 박근혜씨를 떠올립니다. 그녀는 별명이 '수첩공주'였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이름조차 '수첩공주(박근혜)'라고 지었고, 수첩공주라는 아바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당시 박근혜씨의 수첩을 비판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그녀의 수첩은 보여주기 용도였고, 본질인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의 수첩은 대부분 누군가의 말을 듣는 데 사용됩니다. 문제는 그 누군가가 국민이 아니라 자기가 모시는 정당 대표나 당내 인사들의 말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정현 의원이 박근혜씨의  눈에 들어 당 수석 대변인으로 발탁된 이유 중의 하나가 수첩 때문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을 모실 때부터 전화가 오면 습관적으로 수첩과 볼펜부터 들어서 거의 모든 것을 일단 적었다”며 “그래야만 (박 대통령의) 의도, 지시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씨의 수첩은 그저 남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제스처에 불과했기에, 김경수 지사가 수첩을 꺼냈을 때에는 설마 하는 불안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박씨와는 다르게 수첩에 도민들의 제안을 적어 놨고, 하나하나 답변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김경수 지사가 경남도민들의 제안과 의견을 항상 수첩에 적어놨다가 수시로 꺼내 도정에 반영하길 기대해봅니다.

유튜브 영상 보기: https://youtu.be/Zm7oxRpMt8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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