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북한 1만달러 요구’ 취재원 밝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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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은 지난 19일 ‘뉴스7’에서 북한이 풍계리 폭파 취재 비용으로 외신기자에게 1인당 1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TV조선 엄성섭 기자는 “북한은 사증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 약 천백만 원의 돈도 요구했다. 외신 기자들은 사증 비용과 항공 요금을 합해 풍계리 취재에 1인 당 3천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전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의 보도는 ‘오보’였습니다. KBS와 SBS,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외신기자에게 1만 달러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외신 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입국에 필요한 사증 비용은 1인당 160달러 우리 돈 17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북측이 제시한 숙박 비용은 식비 포함 1박에 250 달러, 왕복 항공료는 680달러였습니다. 이 모든 비용을 포함해도 1인당 우리 돈 1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적반하장 TV조선, 오히려 남한 취재진과 북한 타박

▲TV조선 ‘뉴스9’의 5월 22일자 보도 . 오보에 대한 정정보도나 사과는 없었다. ⓒTV조선 화면 캡처

22일 다수의 언론이 19일 TV조선의 ‘1만 달러 요구설’ 단독 보도가 오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후속 보도 등을 통해 사과를 하거나 정정보도를 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TV조선은 오히려 22일 ‘뉴스9’을 통해 ‘베이징까지 갔던 韓 취재진…옳은 행동이었나’라며 남한 취재진과 북한을 비난했습니다.

남한 취재진의 방북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로 TV조선의 오보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TV조선은 책임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남 탓만 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취재원 밝힐 수 없다

▲SBS에 따르면 TV조선은 취재원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SBS뉴스 화면 캡처

SBS에 따르면 TV조선은 ‘외신을 보고 쓴 기사는 아니며 , 신뢰할 만한 취재원을 충분히 취재했다’고 주장하면서 “취재원을 밝힐 순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언론은 취재원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TV조선 보도에 취재원이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번에 북한을 취재하게 된 외신은 미국의 CNN과 CBS, 중국의 CCTV와 신화통신, 영국의 APTN과 스카이뉴스, 러시아의 러시아투데이(RT) 등입니다.

대부분의 외신기자들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평소 출장비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 1인당 3천만원 정도 들어간다’라고 전한 외신기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북한에 들어가는 외신기자들이 누구인지 뻔히 아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취재원을 밝힐 수 없다는 말은 소스가 외신기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심의 규정 무시하고 정정방송을 하지 않는 TV조선

▲24일 오전 7시까지도 TV조선 홈페이지에는 [단독] “北, 美 언론에 핵실험장 취재비용 1인당 1만 달러 요구” 기사가 게재돼 있다. ⓒTV조선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7조(오보정정)을 보면 “방송은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판명되었거나 오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지체 없이 정정방송을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TV조선은 ‘1만 달러 요구설’ 보도가 오보임이 밝혀졌지만 24일 오전 7시까지도 여전히 홈페이지에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오보가 나올 경우 원본 기사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언론 관행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트위터에 “의도적 범죄와 실수는 구분해야 합니다.”라며 “조선일보와 TV조선의 허위보도는 절대로 ‘오보’가 아닙니다. ‘악의’로 가득 찬 ‘악보’입니다.”라며 TV조선의 오보를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