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보면 좀 기가 막힙니다. 많은 분이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일베라고. 제작진에 일베가 들어가 있다는 말이 많았어요. 저희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세월호 참사 관련) 오보를 내보내는 앵커 화면과 어묵을 같이 내보내니까요. 기가 막혔던 건, 잘못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게 결론입니다." _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의 조사 결과에 대한 유경근 위원장의 말입니다. 전참시는 5월 5일 방송에서 어묵 방송 도중 세월호 침몰 당시 뉴스 화면을 배경으로 사용했습니다. (관련기사:MBC, 어묵 먹방에 세월호 침몰 보도 영상 사용하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언론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언론 보도의 문제점'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유경근 위원장은 이날 지난 13일 MBC에서 들었던 '전참시' 조사 결과를 말했습니다. 유 위원장은 "예능이긴 하지만 어쨌든 전파를 통해서 우리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이라며 "근데 기가 막혔던 건 잘못한 사람이 없었다. 그게 결론이더라"라고 말했습니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전한 사건의 결과>

"그 해당 부분을 책임졌던 조연출이 프로그램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이러이러한 속보입니다'라고 앵커가 보도하는 장면을 FD에게 요청했습니다. 한 몇십 개를 골랐고 그중 몇 개를 추려서 5개인가를 조연출에게 보냈는데 그때 FD가 보니까 세월호 보도 장면이 있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거 나가도 되나?' 하고 잠깐 멈칫했다더라고요. 조연출도 그런 생각 했지만 '뿌옇게 처리해버리면 아무 문제 없겠지' 생각해서 그걸 썼고, 미술팀 직원한테 뿌옇게 처리해 달라고 보냈답니다. (미술 담당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 조연출이 시켰으니까 그냥 했고요.

시사 때 (방송을 본) 사람들은 (뒤가) 뿌옇게 처리돼 있어서 세월호 장면인 줄 몰랐대요. (중략) 그러니까 잘못한 사람이 없죠.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겁니다. 조연출이 세월호 장면을 보내달라고 한 적도 없고요. 속보입니다 하는 장면을 갖고 왔는데 문제 되면 당연히 윗사람이 알아서 거르겠지, 하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게 결과가 이렇게 된 겁니다."

상처 받고 고통 받은 사람은 있지만, 그 누구도 잘못이 없다는 기막힌 상황을 보노라면, 도대체 MBC가 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는 방송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언론은 여전히 개혁의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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