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에서 세월호 침몰 당일 보도 영상이 사용돼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5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9회 방송에서 방송인 이영자씨가 매니저와 어묵을 먹는 도중에 농담을 합니다.

방송은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 컷의 뉴스 보도 배경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두 컷의 배경 영상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에 보도된 <930MBC뉴스>의 '진도 부근 해상 500명 탄 여객선 침몰 중'이라는 뉴스와 세월호가 기울어진 화면이 포함된 <MBC뉴스특보> 보도였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 시청자 게시판에는 일간베스트 회원이 세월호 학생들을 '어묵'과 비교했던 사례 때문에 의도적으로 어묵 먹방에 세월호 보도 영상을 편집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의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MBC,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잊었나?

▲ 2014년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이 낸 결정적 오보로 꼽히는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MBC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 의원이 밝힌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MBC의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 오보 화면. ⓒ 최민희 의원실
▲ 2014년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이 낸 결정적 오보로 꼽히는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MBC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 의원이 밝힌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MBC의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 오보 화면. ⓒ 최민희 의원실


MBC는 세월호 침몰 당일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가장 먼저 낸 언론사입니다. MBC는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습니다.

특히 MBC는 목포 MBC 기자들이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일 수 있다고 말했지만, 데스크에서 취재 기자의 보고를 무시하고 오보를 낸 바 있습니다.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에 등장했던 배경 영상 원본에서도 '대부분의 승객이 구조됐다'는 말과 함께 '해경과 함께 육해공군 모든 인력이 동원돼 구조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는 오보가 계속됐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왜곡 편파 보도에 앞장섰던 MBC 



MBC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자 재빠르게 단원고 학생들의 사망 보험금과 특례 입학을 강조하는 자극적인 방송을 했습니다.

MBC는 특조위의 활동을 마치 법을 무시하는 행동처럼 묘사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해달라는 유가족의 농성을 ‘불법 농성’이라며 비난했습니다.

MBC는 단식투쟁을 하는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가리켜 ‘딸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다’라며 악랄한 수법으로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왜곡 편파 보도에 앞장섰던 MBC는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을 하면서 '유가족, 국민 여망 담아 생생하고 빠르게 중계헬기를 통한 뉴스특보 방송'을 내세우는 뻔뻔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MBC 홈페이지 우측 상단에는 노란 리본과 함께 '너희를 담은 시간 전시회'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이중적인 태도입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그래픽 오류, 일베 이미지 사용 등이 벌어질 때마다 개인적인 문제, 외주 업체의 실수 등의 해명으로 사건은 흐지부지 됩니다.

시청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송, 그저 사과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해결되겠지 하는 안일한 태도, 지금 MBC의 모습입니다.

[기사 보강 2018년 5월 9일 오전 11시]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작진은 5월 9일 오전 MBC 홈페이지 내 <전지적 참견 시점> '참견 뉴스' 코너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제작진은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됐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제작진은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여 사용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해명과 사과문을 보면 자료 담당 직원의 개인적인 문제로 한정 짓고 책임을 지게 하겠다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MBC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징계와 감사를 벌일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지' 내용을 보면 마치 MBC와는 상관없는 제작진의 단순 실수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MBC는 불과 반년 전에 'MBC의 고백'(세월호 유가족을만나는 장면이 담긴 언론 왜곡 반성 인터뷰 등)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바 있습니다. 그저 말뿐인 고백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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