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나 의원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4월 29일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한국당 댓글조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판문점 선언은 비핵화 이전에 북한에 영양제를 꽂아주는 선언으로 국회 비준 동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비핵화 선언이 아닌, ‘우리 민족끼리’의 선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나 의원은 "판문점 선언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선결조건”이라며 “비핵화가 이행되지 않았는데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은 앞뒤가 거꾸로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의원의 주장 중 가장 황당한 것은 "보수정권 9년 동안 국제사회와 끈끈히 공조해 대북제재를 했고, 김정은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지난 9년간의 보수정권의 노력 때문이라는 발언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아무말 대잔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받아야 하나?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폄하하고 비난하면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꼭 받아야 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국회 비준 동의는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국가 재정' 때문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1일 남북정상회담 추진위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려면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약칭: 남북관계발전법) 4장 21조 2항에도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결국, 판문점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패싱, 국회 비준 동의 가능하다



자유한국당이 판문점 선언을 반대해도 국회 비준 동의는 가능합니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3명으로 과반은 147석이 됩니다.

찬성: 민주당(121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평화당 성향 바른미래당 비례대표(3석), 민중당(1석), 무소속(3명:정세균 국회의장, 손금주·이용호 의원) = 148석

반대: 자유한국당 (116명), 바른미래당 (27명), 애국당 (1명), 무소속(1명: 이정현 의원)=145명

민주당과 민평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사실상 평화당 활동을 하는 비례 대표 3명, 민중당과 무소속 의원 등을 합치면 148석으로 과반이 넘습니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지금이라도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지방선거 출마 때문에 의원직 사퇴 후보가 늘어나는 변수 등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사퇴 이전에 빨리 국회에 상정되면 좋겠지만, 자유한국당이 계속 방해를 할 것입니다.

북한, 전쟁, 핵이 없으면 할 말이 없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을 반기지 않고, 위장된 평화쇼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수의 결집은 북한, 전쟁, 핵이 꼭 포함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구호를 내건 이유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북핵이나 전쟁 위험 대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의 보수층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지지가 이어지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더욱 힘을 잃게 됩니다.

평화 통일을 반대해야만 살아남는 자유한국당의 반공이데올로기, 낡은 색깔론은 이제는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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