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는 계속되는 단독 논란에 앞으로는 단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JTBC 화면 캡처
▲JTBC는 계속되는 단독 논란에 앞으로는 단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JTBC 화면 캡처


JTBC 뉴스가 앞으로 '단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28일 JTBC 보도국은 평기자를 포함한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뉴스 혁신안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JTBC는 그동안 다른 언론사에서도 취재한 내용에 '단독'을 붙여 논란이 됐습니다. (관련기사:손석희 사장님! JTBC ‘단독 집착증’은 고칠 수 없나요?)

단독 표기 논란이 계속되자 JTBC 보도국은 단독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자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기준이 모호하다는 판단 아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JTBC가 편집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은 환영할 만합니다. 하지만 단독 표현을 버리겠다는 과정과 홍보 방식은 조금 이상합니다.

'단독의 기준이 모호하다? 변명에 불과하다'

JTBC는 단독이나 특종의 기준을 '언론사가 뉴스를 취재 보도할 때 타사보다 앞서거나 홀로 취재한 내용 가운데 공익적 가치가 큰 기사를 일컫는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JTBC의 단독 표기가 문제 된 것은 타사보다 늦게 보도하거나 홀로 취재하지 않았음에도 단독이라고 표기했기 때문입니다.

▲1월 17일 JTBC 뉴스룸은 ‘단독’이라며 이대목동병원의 주사 처방 실태를 보도했다. ⓒJTBC화면 캡처
▲1월 17일 JTBC 뉴스룸은 ‘단독’이라며 이대목동병원의 주사 처방 실태를 보도했다. ⓒJTBC화면 캡처


JTBC 뉴스룸의 단독 표기 논란이 밖으로 불거진 사건은 이대 신생아 사망 관련 보도입니다. 이미 뉴스타파가 '주사제 1병 쓰고 5병 값 계산…보험급여 부당청구 시도'라는 같은 내용의 보도를 냈음에도 같은 내용을 '단독'을 붙여 보도했습니다.

단순히 시간상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뉴스타파 김성수 기자가 부모님을 한 분 한 분 설득해서 자료를 입수하고 취재를 했고, 뉴스타파 이후에 보도해달라고 요청까지 했습니다.

JTBC가 자신들의 단독 표기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반성하지 않고, 기준이 모호하기에 버렸다는 결정은 변명처럼 들립니다.

'국내 언론사 최초? 뉴스타파는 이미 4년 전부터 하고 있었다' 

JTBC는 <JTBC 뉴스, '단독'버린다... 국내 언론사 첫 시도>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와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언론사 최초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뉴스타파 김경래 기자는 자사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는 단독 안 쓴 지 4년 정도 됐습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뉴스타파는 2013년 이후에 단독이라는 표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자료에는 단독 입수했다고 표현한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뉴스타파는 2013년 이후에 단독이라는 표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자료에는 단독 입수했다고 표현한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확인해보니 뉴스타파는 2013년까지는 단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뉴스타파는 '단독 입수'라는 말은 사용합니다.

"검찰수사기록 단독입수2 - 국기문란 증거 수두룩" 2017년 1월 17일 뉴스타파
"KB 감사문건 단독 입수...누가 인사 기밀을 삭제했나?" 2017년 11월 27일 뉴스타파

뉴스타파가 '단독 입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는 언론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확보한 자료들이었습니다.

뉴스타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클릭 수를 위해 너도나도 취재한 내용에 '단독'만 표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제대로 된 '단독 보도'에 '단독'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정상적이면서 문제 될 일은 아닙니다.

'단독 표기만 빼면 나아질까? 자만심을 버려야 해결될 문제'

▲JTBC가 그동안 보도한 단독,특종 보도 사례 중에는 타 언론사가 먼저 보도 했거나 취재했던 내용들이 있었다.
▲JTBC가 그동안 보도한 단독,특종 보도 사례 중에는 타 언론사가 먼저 보도 했거나 취재했던 내용들이 있었다.


언론사가 타 언론사의 취재 아이템이 좋아 보도할 수는 있습니다. JTBC의 보도 중에도 '세월호 구조 문제', '정유라 승마 협회 비리','신생아 참사 원인'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문제는 타 언론사의 취재 아이템을 받아 보도했음에도 '단독'을 붙이거나 단독 입수, 탐사 보도처럼 포장했다는 점입니다.

"보도내용이 좋다면 받아야지요.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이라고 인용하기 그러면 그냥 드라이하게 받으면 됩니다. 굳이 단독이니 한발 더 들어갔다느니 생색내면 꼴이 우스워지지요" (2016년 5월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

JTBC의 단독 집착증은 단독 표기가 핵심이 아닙니다. 다른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받아 보도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자만심'에 있습니다.

특히 JTBC는 뉴스타파와 같은 독립언론이나 중소 언론이 취재한 내용이라고 정확하게 인용하거나 밝히지 않습니다. 그 배경에는 JTBC만이 1등 언론이라는 생각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사로서는 최초의 시도인 '단독 버리기'가 시청자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 약이 될 것인지. JTBC 뉴스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JTBC 뉴스, '단독' 버린다…국내 언론사 첫 시도. 마지막 문장)

JTBC는 '언론사로서는 최초의 시도'라는 표현을 마지막까지 사용합니다. 또한 'JTBC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합니다.

JTBC의 단독 버리기는 새로운 도전이 아닙니다. 그동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추구하겠다는 손석희 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처절한 자기반성과 사과' 이후에 나와야 하는 '개선 방안'에 불과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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