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다녀왔습니다. 이후 트위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태극기를 거꾸로 달고 사진쇼를 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올린 트위터리안은 현재의 태극기 사진과 비교해 태극기가 거꾸로 달려 있었다며 '중국에서 굴욕외교에 태극기를 모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를 기억하는 이라면 트위터리안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제강점기 태극기는 지금과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 뒤에 있는 태극기 속 감괘와 이괘의 위치를 보면 현재와 다릅니다. 문 대통령이 태극기를 일부러 거꾸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사용했던 태극기였기 때문입니다.

1920~30년대 독립군은 광목에 태극기를 그려 품에 넣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남아 있는 태극기 중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독립군이 사용했던 태극기와 임시정부가 배포했던 태극기를 보면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다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하나의 통일된 태극기가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태극기, 1949년 통일된 국기로 공표' 

▲역사 속에 등장했던 태극기. 태극문양과 건곤감리 4괘의 위치가 다르다 ⓒ 독립기념관
▲역사 속에 등장했던 태극기. 태극문양과 건곤감리 4괘의 위치가 다르다 ⓒ 독립기념관


태극기는 1882년에 박영효가 일본에 수신사로 갈 때 처음으로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박영효가 제작했다는 태극기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남아 있던 태극기 문양은 1997년에서야 언론에 공개됐다.)

1890년 고종황제는 당시 외무담당 미국인 데니 씨에게 태극기를 하사했는데 이때부터 태극기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1896년 독립신문 제호에 태극기가 사용됐습니다. 문제는 제호로 사용됐던 태극기가 발행될 때마다 모양이 다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제강점기에 다양한 모양의 태극기가 등장했고, 현재 남아 있는 태극기가 제각각입니다.

해방 이후 여러 가지 형태의 태극기를 통일하고, 국기를 정하기 위해 42인의 '국기시정위원회'가 조직됐습니다. 태극기 대신에 새로운 도안을 만들자는 주장 등도 나왔지만, 논의를 거쳐 지금의 태극기가 1949년 10월 15일 문교부 교시로 공표됩니다.

'태극기 쉽게 그리는 방법'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이지만 의외로 그리지 못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또한, 태극기 모양을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건곤감리가 어떻게 배치됐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아래 순서만 따르면 태극기를 쉽게 그릴 수 있습니다.

① 종이에 원을 그린 후 왼쪽이 내려가고 오른쪽이 올라간 태극문양을 그린다.
② 위는 태양, 아래는 바다라고 생각하며 빨간색과 파란색을 각각 칠한다.
③ 태극문양의 흐름대로 3-4-5-6의 괘를 그린다.
④ X 형태로 배치된 건곤감리의 순서를 기억한다.

이 글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반박하기 위해서 쓴 것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있는 태극기가 지금과 왜 다른지를 물어볼 때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태극기는 단순한 국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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