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창에 역대 대통령 이름을 입력한 뒤 나온 인물 정보. 다른 대통령은 모두 가족 정보가 나오지만, 유독 MB만 아들과 딸의 정보가 없다.
▲네이버 검색창에 역대 대통령 이름을 입력한 뒤 나온 인물 정보. 다른 대통령은 모두 가족 정보가 나오지만, 유독 MB만 아들과 딸의 정보가 없다.


네이버 검색창에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입력하면 인물 정보가 나옵니다. 대통령의 출생과 사망 일자, 가족, 학력, 수상 기록 등의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역대 대통령들과 다르게 '이명박'이라고 검색하고 나온 인물 정보에는 가족으로 '배우자 김윤옥'씨만 나옵니다.

오래전 작고한 최규하 전 대통령조차 배우자와 아들 이름이 정확하게 보입니다. 박정희도 '배우자 육영수, 딸 박근혜, 딸 박근령, 아들 박지만'이라고 나옵니다. 박근혜씨도 '아버지 박정희, 어머니 육영수, 동생 박근령, 동생 박지만'이라고 가족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는 물론이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인물 정보에도 배우자와 아들, 딸의 정보가 나오지만 유독 '이명박' 인물 정보에는 아들 이시형씨의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없는 MB 아들 이시형' 

▲포털 다음과 네이버 검색창에 ‘이명박’을 입력하고 나온 인물 정보. 다음에는 가족 정보가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배우자 김윤옥씨만 보인다.
▲포털 다음과 네이버 검색창에 ‘이명박’을 입력하고 나온 인물 정보. 다음에는 가족 정보가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배우자 김윤옥씨만 보인다.


대한민국 포털 사이트에서 원래부터 MB아들 이시형을 제외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포털 다음'에서 이명박을 검색하면 '배우자 김윤옥, 아들 이시형, 딸 이주연, 딸 이승연, 딸 이수연'이라는 가족 정보가 모두 나오기 때문입니다.

원래 네이버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물 정보에 아들 이시형씨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가족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인물 정보에서 아들 이시형씨를 제외하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이시형’을 검색한 결과, 다음은 동명이인 정보 속에 기업인 이시형이라고 MB 아들 정보가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정보가 없다.
▲포털 사이트에 ‘이시형’을 검색한 결과, 다음은 동명이인 정보 속에 기업인 이시형이라고 MB 아들 정보가 나오지만, 네이버에는 정보가 없다.


다음에서 '이시형'을 검색하면 '기업인 이시형, 의학박사 이시형, 공무원 이시형'이라는 동명이인의 검색 결과를 모두 보여줍니다. 기업인 이시형을 클릭하면 MB의 아들 이시형의 인물 정보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네이버에서 '이시형'을 검색하면 '의학박사 이시형'씨가 나오고 아래에 '공무원 이시형, 뮤지컬배우 이시형'이라는 동명이인의 정보만 보입니다. MB의 아들 이시형씨는 아예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습니다.

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네이버 인물 정보는 정보 공개를 원치 않는 본인 및 대리인 측에서 삭제 요청을 하면 삭제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요청이 있어서 삭제한 건지, 자체적으로 삭제한 건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시형 뉴스가 쏟아지는데도 인물 정보가 없다니'

▲네이버 뉴스에는 수천 건이 넘는 이시형씨 관련 기사가 올라와 있다.
▲네이버 뉴스에는 수천 건이 넘는 이시형씨 관련 기사가 올라와 있다.


유명하지 않은 인물이나 관련 뉴스가 별로 없다면 인물 정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형씨는 다스는 물론이고, 과거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뉴스에 계속 등장했고 중심 인물입니다.

특히 이시형씨는 '이명박 아들 이시형','다스 실소유주','이명박 아들' 등 MB와 다스 관련 연관 검색어는 물론이고, 수백 건 이상의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어 국민들이 더욱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인물입니다.

2016년 국감에 나온 자료를 보면 네이버의 인터넷 뉴스 이용 점유율은 55.4%로 국내 1위입니다. 기성 언론 매체 등을 포함한 130여 개 사이트의 점유율을 합산한 것보다 높습니다. 국내 여론 영향력 점유율도 18.1%로 지상파 3사는 물론이고 주요 언론을 모두 제친 1위였습니다

그런데도 이시형씨의 인물 정보가 없다는 점은 정보 획득의 창구로 네이버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민에게 답답함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청탁받고 비판 기사 숨긴 네이버'

▲네이버 한성숙 대표 이름으로 올라 온 기사 배치 관련 공식 사과문
▲네이버 한성숙 대표 이름으로 올라 온 기사 배치 관련 공식 사과문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어 조작 및 삭제, 기사 배치 조작 등의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네이버는 조작은 절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지난 20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청탁을 받고 뉴스면 배치를 조작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관련기사:네이버, 축구연맹 청탁받고 '비판 기사' 숨겼다)

네이버는 "감사 결과,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제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네이버의 말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2012년 내곡동 사저 비리가 나왔을 때도 네이버에 'MB아들 이시형'이 나오지 않은 점이 지적됐었고 뚜렷한 해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대한민국 인터넷 뉴스와 여론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어 결과와 기사 배치 등을 단순한 사익 추구 기업 입장보다 공공정보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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