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연합뉴스는 <'폭탄주에 생일파티, 선배님 호칭까지'…달라진 안철수>라는 제목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 기자는 소통이 없었다는 비판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노력해 '변철수'가 됐다고 말합니다. 기자는 '변철수'의 증거로 '식사 정치'와 '폭탄주'를 들었습니다.

동아일보도 9월 9일 지면에 <소맥 ‘제조’하고 원샷… 달라진 안철수>라는 기사에서 소통의 증거로 '소맥'을 들이댔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의원들과 식사를 하고, 폭탄주를 마시는 것이 과연 '달라졌다'고 보도할만한 가치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마치 술접대와 같은 폭탄주가 어떻게 소통과 연결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런 식의 정치는 안철수 대표가 처음 정치에 입문하면서 내세웠던 '새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언론은 유독 안철수 대표의 기사에 '달라졌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확 달라진 '안철수 스타일', 키높이 구두 신고…무스·젤 바르고 (한국경제, 2012년 10월 10일)
“회를 먹으니 진짜 회식이네요 하하” 달라진 안철수 화법 (한국일보, 2015년 12월 20일)
확 바뀐 安, ‘2대8’ 헤어스타일도 “전격 교체” (채널A, 2015년 12월 22일)
安, 기자들과 영화보고 '전걸리' 만찬도…3년전과는 딴판 (뉴스1, 2015년 12월 28일)
“안철수가 달라졌어요”…길거리 음식 먹고 대중과 스킨십 (매일경제, 2016년 4월 22일)
'소맥' 만들고 '원샷'까지…달라진 안철수? (중앙일보, 2017년 9월 9일)

언론이 안철수 대표가 달라졌다는 표현의 증거로 내세우는 모습은 외모와 시장 음식 먹기 등 주로 '보여주기식 정치'입니다.

2대8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젤을 바르는 모습이 달라진 것은 맞지만, 정치인이 달라졌다는 근거로 보기는 부실해 보입니다.

특히 시장에서 음식을 사 먹었다고 대중과 스킨십을 한다는 보도는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기자는 다르게 보고 있다는 거리감마저 듭니다.

기자들하고 영화를 보고 막걸리에 파전을 먹었다고 180도 달라졌다는 기사를 읽노라면, 언론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주장이 무색해지기까지 합니다.



10월 10일 뉴시스는 <안철수 '내가 앉을 의자는 직접'>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가 의자를 옮기는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제목과 사진을 보는 순간, 2012년 대선 기간 올라왔던 '근혜님은 못 말려' 시리즈가 생각났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는 사진과 함께 '근혜님 본인이 직접 물을 챙기십니다. 남에게 폐 끼치는 일은 안 하겠다는 저 심성... 이럴 때는 근혜님도 정말 말릴 수가 없습니다'라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의자를 직접 옮기는 일이 기자에게는 아주 '위대한 일'처럼 보였겠지만, 일반 시민의 눈에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직도 기자들은 정치인을 극진하게 우대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정치인은 그저 '대리인'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기자가 국민의 시선에서 정치인을 바라보지 못하고, 섬김의 대상이나 홍보 차원에서 기사를 쓰고 보도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계속 외면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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