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언뜻 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언뜻 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하고, 16개 보를 모두 철거하지 않겠다'라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8월 30일 8면 <문 대통령 "4대강 보, 물 가두는 효과 인정해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산업,환경,국토부 업무보고에서 "4대강 보가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물을 가두는 효과는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보가 가진 긍정적인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가 지금까지 16개 보를 모두 철거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라며 4대강 보의 잔존을 시사했다고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의 보도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진실인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① 문재인 대통령 '4대강 사업의 후유증' 언급

▲문재인 대통령의 산업통상부‧환경부‧국토교통부의 핵심정책 토의 모두 발언.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산업통상부‧환경부‧국토교통부의 핵심정책 토의 모두 발언.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통상부‧환경부‧국토교통부의 핵심정책 토의 시간에 모두 발언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 전문 중에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수량과 수질 재해 예방을 함께 관리하는 물관리 일원화는 국토부와 환경부가 함께 협력해야 할 과제입니다. 물 관리는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을 보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부처 모두 국민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대전제위에서 논의해 주길 바랍니다." (산업통상부‧환경부‧국토교통부의 핵심정책 토의 문재인 대통령 모두 발언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물 관리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4대강 사업의 후유증'도 언급합니다. 수요자 관점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물 관리가 이루어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발언에서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을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했다고 하니 점점 '조선일보의 보도는 뭐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② 문재인 대통령 '가둔 물의 활용 방안은 없는지 검토 지시'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의 물 가두는 효과를 인정했다'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는 가뭄으로 인한 물의 활용 방안을 말했다고 봐야 한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의 물 가두는 효과를 인정했다'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는 가뭄으로 인한 물의 활용 방안을 말했다고 봐야 한다.


이윤섭 환경부 기획실장의 브리핑과 조선일보가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 발언은 차이가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4대강 보가) 물을 가두는 효과는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라며 '인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윤섭 실장의 브리핑을 보면 "물을 가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둔 물의 활용 방안은 없는지 그것도 검토해 보기 바란다"였습니다.

이 실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기후 변화로 수자원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참석자 발언 뒤에 나온 말로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염두에 두고 준비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도 '가뭄 대책에 대해 얘기하다가 4대강 저수 기능을 언급했다'라며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4대강 보 잔존을 말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대통령의 발언은 4대강 보의 효과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니 4대강 보에 있는 물이라도 어떻게 활용할 수 없는지 검토하라는 의미였습니다.

③ 환경부, '4대강 보 수질 검사 강화 및 농업용수 추가 개방 검토'

▲ 8월 29일 환경부 업무보고 내용, 4대강 수질 검사 강화와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 개방 등의 물 관리 내용이 있다.
▲ 8월 29일 환경부 업무보고 내용, 4대강 수질 검사 강화와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 개방 등의 물 관리 내용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날 환경부의 업무 보고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경부는 '녹조와 가뭄 등에 대응하는 물 관리 강화'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성 검토 강화'라는 두 가지 사안을 보고했습니다.

환경부가 보고한 '녹조, 가뭄 등에 대응하는 물 관리 강화' 내용을 보면 "농업용수 이용에 제약이 없는 범위에서 4대강 6개보 추가개방 여부 검토"가 있습니다.

또한, '호소화된 4대강 보 구간 등의 하천 상태의 수질 지표를 강화'하는 방안과 '수질정보의 공개를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결론을 내린다면, 4대강 보에 대한 수질 검사를 철저히 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동시에 농업용수 이용이 가능하다면 가뭄에 대응해 개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이어진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환경부 업무 보고', '브리핑'을 종합해 본다면,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하고 보를 그대로 놔두겠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왜곡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수시로 왜곡 보도했다.
▲ 조선일보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수시로 왜곡 보도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 보도하는 조선일보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마다 왜곡 보도를 일삼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신년특별연설에서 '경제에 대한 책임이 있고,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민생파탄 책임 없다”라는 제목을 통해 그를 마치 무책임한 대통령, 경제 무능 대통령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조선일보는 AP통신의 기사를 인용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수개월간에 걸친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AP 통신의 원문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악의적인 비판’을 받았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들이 악의적인 비판을 해서 힘들었다는 AP통신의 기사에서 ‘악의적인’을 빼버리고 마치 건전한 비판을 많이 받는 나쁜 대통령으로 왜곡했습니다.

언론은 대통령의 발언을 해석할 때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사는 대통령의 발언을 자신들 입맛대로 단정 짓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던 하이에나와 같은 언론은 틈만 나면 문재인 대통령도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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