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8월 25일자 신문에서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다고 알렸다.
▲한겨레는 8월 25일자 신문에서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다고 알렸다.


한겨레신문사가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한겨레는 8월 25일 '알림'에서 '대통령 부인 이름 뒤에 붙이는 존칭의 표기를 '씨'에서 '여사'로 변경한다'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겨레는 '여사'로 바꾼 이유를 '독자 여러분의 요구와 질책,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중의 언어 습관 변화 등을 심각하게 고민한 결과'라며 '이런 고민 끝에 1988년 창간 이후 유지해온 표기 원칙을 바꾼다'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씨로 호칭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겨레는 '한겨레가 대통령을 무시한다는 억측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한겨레가 독자들과 대립하고 불화하는 모습을 더는 보이지 않기 위한 이유가 첫 번째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한겨레는 대통령 부인의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꾼 결정에 대해 '사전적 의미'와 '언어적 문화' 등의 다양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는 전문가들의 좌담회와 독자들의 여론조사도 거쳤습니다.

그러나 한겨레의 이번 방침은 호응을 받기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오락가락 '여사' 표기가 논란의 시작이자 끝'

▲한겨레는 기사 속에서 대통령의 부인의 호칭을 씨와 여사를 병행하여 표기하는 실수를 여러차례 했다.
▲한겨레는 기사 속에서 대통령의 부인의 호칭을 씨와 여사를 병행하여 표기하는 실수를 여러차례 했다.


한겨레신문사는 다양한 이유를 통해 씨를 여사로 바꾸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시작과 끝은 한겨레의 '여사' 표기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2017년 6월 28일 <문 대통령, 미국 출국...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온라인판 사진 설명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라고 썼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씨'라고 수정했습니다.

2017년 2월 12일 <멜라니아도 형식 파괴.. 아베 부인 '홀로 워싱턴>이라는 기사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라는 사진 설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2015년 7월 14일 <MB정부 때 '영부인 사업' 요란하더니.. 한식 세계화 사업'퇴출 수순> 기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라고 표기해놓고, 3년 전인 2012년 12월 19일 <MB의 굴욕, 투표소에서 대학생에 악수 거부당해>라는 기사에서는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라고 했습니다.

한겨레의 이런 오락가락하는 여사와 씨의 호칭은 기사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 '연합뉴스 사진'이나 '청와대 사진기자단'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수정한 사실을 보면 신빙성이 없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표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한겨레의 모습 때문에 독자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에게만 '여사' 호칭을 원하지 않는다'

▲한겨레는 여론조사에서 구독자 507명이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한다'라고 응답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캡처
▲한겨레는 여론조사에서 구독자 507명이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한다'라고 응답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캡처


한겨레신문사는 여론조사를 통해 구독자 507명 중 49.5%가 '씨'로 표기해온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표기는 '여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56.0%'로 '씨라는 응답 (12.6%)보다 4배 이상 많았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마치 여론조사만 보면 원래 씨로 표기해야 맞지만, 문재인 대통령 부인에게만은 김정숙 여사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 때문에 바꾼 듯 보입니다.

한겨레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꼭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 부인이기에 '여사'로 호칭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표기 원칙을 정확히 지키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한겨레는 김정숙씨를 '여사'로 바꾸면서 '등 떠밀려 억지로 바꿨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억지는 오히려 시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킵니다.

실수와 오류를 제대로 그때그때 바로 수정하는 '용기'와 함께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독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과연 이런 사태까지 왔을까 하는 '안타까움'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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