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대선 조작 사건'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이후 눈물을 흘리는 모습 ⓒ비디오머그 캡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대선 조작 사건'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이후 눈물을 흘리는 모습 ⓒ비디오머그 캡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국민의당 문준용 채용 의혹 조작 사건' 대국민사과문 발표 이후 눈물을 흘렸습니다.

국민의당은 31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습니다.  '19대 대선 제보 조작 사건'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검찰은 안철수 전 후보와 박지원, 이용주 의원 등 국민의당 '윗선'은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나오면서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촬영됐습니다.

'그동안 힘들었을 안철수, 이용주를 위한 눈물'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의 의미'라는 제목과 함께 연합뉴스와 아시아경제가 촬영한 본인의 눈물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추녀 끝이나 현관문에 달린 풍경은 바람이 불거나 흔들릴 때 우는 것'이라며 '아무 일도 없으면 소리를 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그동안 힘들었을 안철수 후보님, 이용주 의원님, 그리고 선배동료들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함께 흘렸을 눈물을 제가 보이고 말았습니다."라며 누구를 위해 흘린 눈물인지 구체적으로 말했습니다.

결국, 이언주 의원이 흘린 눈물은 '대선 조작 사건'을 통해 피해를 본 문재인 대통령과 문준용씨에 대한 사과와 국민을 향한 반성의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국민의당이 '때때로 힘든 일'을 만났고, 잘 해결됐으니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안철수가 아닌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한 눈물'

▲대선 기간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린 이언주 의원 ⓒ오마이TV
▲대선 기간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린 이언주 의원 ⓒ오마이TV


이언주 의원의 눈물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대선 기간에 안철수 후보 지지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19대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5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4월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난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시 이 의원은 '정치 개혁'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민주당 탈당 이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던 상황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언주 의원이 괜히 민주당을 탈당해 오히려 정치적 입지만 좁아졌다며, 잔류했던 박영선 의원과 비교하는 '짤방'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막말과 악어의 눈물, 당 대표 출마 때문에?'

이언주 의원은 막말 제조기라고 불리는 '자유한국당'보다 더 심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의원은 직업을 놓고 비하하는 발언으로  '여자 나향욱'이라는 별명까지도 있습니다. (나향욱: 민중은 개, 돼지와 같다는 발언으로 파면된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되어야 하는 거냐.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
'(파업에 대해서)미친놈들이야, 완전히.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문자폭탄에 대해서) 언어폭력이나 협박, 비아냥도 수반된다. 이건 표현의 자유를 넘어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것이다'

이언주 의원이 막말을 쏟아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언론을 통한 '정치인 홍보'라고 봐야 합니다. 정치인은 '부고 기사'만 빼고 무조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좋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현재 광명을 지역구인 이언주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국민의당 지지율이 현저히 낮고, 정당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면 밀릴 수도 있습니다.

이언주 의원에게 남아 있는 것은 미디어 노출과 함께 국민의당 당직자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5월 있었던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관영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 의장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이후 김동철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에 의해 원내수석부대표로 내정돼 당직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이 의원은 또다시 '당 대표 출마설'이 나오기도 합니다. (관련기사:'당대표 출마설' 이언주 "안철수는 국민의당 자산, 꼭 지켜내야")

▲여성정치인의 눈물 (상단 좌측부터,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 박근혜) 중앙은 이언주 의원 본인이 페북에 올린 사진.
▲여성정치인의 눈물 (상단 좌측부터,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 박근혜) 중앙은 이언주 의원 본인이 페북에 올린 사진.


정치인, 그 중에 여성 정치인의 눈물은 미디어 노출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러나 그 눈물도 진심이 바탕에 있어야만 국민에게 통하지, 단순한 정치적 홍보를 위한다면 '악어의 눈물'에 불과합니다.
<악어의 눈물>
정치인의 위선적인 행위를 말하는 용어. 패배한 적이나 자신이 희생시킨 정적 앞에서 흘리는 거짓 눈물을 가리킨다. 국민이 겪는 심각한 고통에 책임 있는 정치인이 오히려 괴로워하는 척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악어가 먹이를 잡고 그 먹이가 된 동물의 죽음을 애도해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박근혜씨도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문 발표 눈물을 흘렸는데, 오히려 '눈물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박근혜 눈물 마케팅', 이래서 못 믿겠다)

이언주 의원이 눈물을 흘렸는데 국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냐를 정확히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는 본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홍보하는 모습은 그 눈물이 '진심'이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 선거 당선을 위해 증거를 조작했던 국민의당의 처절한 반성이지, '면죄부'를 받았다고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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