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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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현충일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생방송으로 현충일 추념식을 시청한 시민들은 ‘작년 박근혜 정부와는 너무나 달라졌다’라는 소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현충일 추념식과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현충일 추념식,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박근혜 주변에는 권력자가 문재인 대통령 옆에는 국가유공자가 앉았다’

작년 제61회 현충일 추념식과 2017년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대통령 주변에 누가 앉았느냐입니다.

작년 박근혜 주변에는 통상 4부 요인이라 불리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안철수 전 대표 등 정당 대표들이 앉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 주변에는 지뢰 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잃은 김경렬 씨와 2년 전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때 부상을 입은 김정원·하재헌 중사 등 국가유공자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대통령 주변은 항상 권력자와 힘이 있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을 권력 실세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번 현충일 추념식만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들은 국가유공자들인 셈입니다.

‘박근혜는 서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에게 걸어갔다’

매년 현충일 추념식에는 대통령이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식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가유공자에게 다가갔다는 점입니다.

작년에는 박근혜는 서 있고, 국가유공자들이 직접 박근혜씨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국가유공자들은 서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걸어가 국가유공자들에게 증서를 전달했습니다.

다른 행사라면 대통령 표창을 받기 위해 수상자들이 걸어가는 것이 의전에 맞습니다. 그러나 현충일 추념식에서의 국가유공자 증서는 대통령이 상장을 주는 주체가 아닙니다. 대통령은 그저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하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예의와 존경을 받을 사람은 대통령이 아닌 국가유공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유공자들을 향해 걸어가서 증서를 전달하는 행위는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증서조차 대통령이 내리는 상처럼 여겨왔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의전으로 돌아갔다고 봐야 합니다.

‘외교 행사가 아닌 진정한 현충일의 의미를 보여준 ‘추념사’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한미동맹 무시하고 북한 도발에는 눈 감아”라는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비난했습니다.

작년 박근혜의 현충일 추념사에는 처음부터 ‘UN군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장병의 헌신에도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다’라며 국민들의 애국심을 수차례 치켜세웠습니다.

박근혜씨는 작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실 개발을 비난하며 한미동맹과 국가안보를 중요한 의제로 다뤘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라며 독립운동가와 파독광부, 파독간호사, 여공 등 국민들의 자발적인 애국심을 알렸습니다.

현충일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날입니다. 추념사에 북한 핵 개발과 한미동맹이 없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국민 개개인의 애국심을 치하하고, 애국의 길이 정정당당한 나라를 강조함으로 기초가 튼튼한 국가 안보를 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서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아이엠피터는 그럴 때마다 저들이 말하는 ‘애국으로 희생된 보상을 누가 해줬는지 저들은 알고 있을까?’라며 안타까워합니다.

월남전 전우회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고엽제 전우회가 있습니다. 월남전에 살포된 고엽제 피해자들을 보상하는 법은 1993년에 제정됐지만, 국내 비무장 지대에서 벌어진 피해자 보상은 2000년 2월부터입니다. 제대로 된 고엽제 피해보상은 국민의 정부였던 김대중 대통령 시기에 완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가스통을 들고 집회를 벌여 물의를 빚었던 북파공작원들을 가리켜 ‘특수임무수행자’라고 말합니다. 특수임무수행자들을 보상하는 법은 참여정부 시절 제정됐고, 이들은 2004년부터 보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해상보안청 경비정과 항공기에 맞서 자발적으로 독도를 지켰던 ‘독도의용수비대’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법안은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제정됐습니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종북으로 나라가 망할 것 같지만, 국가유공자를 가장 극진하게 예우한 정권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였습니다.

말로만 국가안보를 강조하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애국자를 버리는 정권과 제대로 된 보상과 예우로 국가유공자를 대접하는 정권을 구별해야 합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를 극진하게 예우하는 정권이 진짜 국가안보를 생각하는 정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