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임명은 노무현 잇겠다는 문재인의 ‘빅 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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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등 일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제이노믹스(문재인 경제정책)를 책임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습니다.

김 내정자는 기획예산처 주요 보직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와 기재부 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차관급)을 지냈습니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탕평책을 쓰기 위해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시기라 기획예산처와 기재부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 관료를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으로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한 이유가 문재인 대통령이 그리고 있는’빅 픽처'(큰 그림) 때문이 아니냐는 예상도 해봅니다.

‘참여정부 ‘비전 2030’을 잇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비전2050(가칭)’

▲2006년 8월 30일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비전2030’ 보고회의를 주재했다. 당시 비전2030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획과 제작을 주도했으며, 김동연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이 실무를 담당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비전 2050′(가칭)을 수립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30년 후를 내다보고 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재원 조달 방안을 담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비전 2050′(가칭)는 참여정부 시절 만든 ‘비전 2030’을 벤치마킹한 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전 2030’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전문가 등과 함께 만든 치밀하고 장기적인 국가 계획입니다.

김동연 내정자는 대한민국 정부 최초의 국가장기발전 전략인 ‘비전 2030’을 수립한 핵심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특히 ‘비전 2030’을 완성하기 위해 보고 체계를 넘나들다 상관에게 미움을 받아, 2007년 미국 교환교수로 나가게 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총장을 경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임명한 이유가 노무현 대통령이 수립한 ‘비전 2030’을 더욱 발전시키고 재원조달 등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해봅니다.

‘공약과 정책으로 활용됐던 노무현의 비전 2030’

2006년 8월 31일 발표된 참여정부의 ‘비전 2030’은 한 세대를 앞으로 내다보고 수립된 국가 장기종합전략답게 역대 정부와 19대 대선에서 널리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MB는 ‘노무현 대통령 지우기’ 때문에 아예 ‘비전 2030’을 폐기하거나 유예했습니다. 그러나 ‘비전 2030’에 나왔던 ‘동반성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무상보육과 교육’은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공약 등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전 2030의 주요 내용이었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자신의 가치관처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류 등 문화산업 진흥 기반 구축’이라는 과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한류산업 육성’으로 ‘지역 혁신클러스터 육성’은 ‘창조경제혁신센터’로 이름이 바뀌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주장했던 학제 개편은 이미 ‘비전 2030’의 수업연한 조정 등에서 나왔던 얘기들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었던 사회적 일자리 확충, 혁신도시 건설, 치매국가책임제 등도 ‘비전 2030’과 유사한 내용이었습니다.

‘좌파정권의 허황된 탁상공론이라고 외면받았던 비전 2030’

정치 성향이 달랐던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조차 활용했던 ‘비전 2030’이었지만, 처음에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는 악평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비현실적이라며 ‘공허한 청사진’,’ 다음 정부엔 고통을 주는 비전’이라는 혹독한 비난을 정치권과 언론에서 받았습니다. 극우세력들은  “좌파정권의 허황된 탁상공론”이라며 비난했고, 진보에서조차 “신자유주의의 아류”라며 공격을 받았습니다.

실제 계획이 될 수 있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당시 정치권과 언론은 그 누구도 비전 2030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비난만 했습니다. 나름의 근거 있던 계획이었지만 ‘무조건 안 된다’라는 말만 떠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현실성 없는 대통령으로 무시당하고 비난만 받았습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했던 대통령 노무현’

▲ 비전2030 보고서에는 비전이 추진되지 않을 시 발생할 문제를 예상하기도 했다.

재원조달 등의 문제로 진보진영에서조차 외면받았지만, 비전 2030에 나왔던 계획 등은 우리가 꼭 해야만 했던 장기 전략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비전 2030’을 보면 그가 얼마나 미래를 준비하고 내다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비전이 추진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모습을 예상한 대목도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비전 2030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빈곤의 대물림’,’노후 불안’,’출산기피’,’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예상대로 우리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늘어나는 노인 빈곤층 문제’,’과도한 육아비와 교육비로 인한 저출산’,’고용의 질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취업난’을 겪고 있습니다.

‘비전 2030’ 보고서를 보면 마치 2017년 지금의 문제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2017년에 살았던 사람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보고서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청와대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수석이 함께 찍은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만든 ‘비전 2030’과 유사한 ‘국가비전 2050′(가칭)을 만드는 일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비전 2030의 내용이 복지 중심의 전략서로 오해될 수 있으나 이번에 발표된 비전 2030은 복지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 인적자원 개발, 능동적 세계화 등 포괄적인 국가 경영전략 보고서” (2006년 비전 2030보고 회의 노무현 대통령)

비록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곁에 없지만,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 만들고 준비한 국가경영 전략 보고서는 남았습니다. ‘비전 2030’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일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몫이 됐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을 잇는 일입니다.

좌파정부, 분배정부라는 비난만 잔뜩 받았지 과감한 분배정책을 쓰지 못해 아쉬웠던 노무현 대통령의 ‘비전 2030’이 새로운 시대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비전 2050’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