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홍준표의 막판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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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12일 남았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립니다. 안철수 후보와 양강 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세로 끝난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희훈

4월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선거 유세 모습입니다. 이날 모인 시민들을 보면 문재인, 안철수 후보 유세 모습에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대구 서문시장에 화재가 났을 때 박근혜와 지지자를 향해 쓴소리하며 외면했던 시민들이 있었던 곳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곳이 맞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대구 서문시장 유세 모습만 보면 여전히 TK지역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곳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한 번 보시죠.

 

‘문재인 대세론? 변한 것 없는 경상도’

지난 4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찾았습니다. 열심히 인사를 하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지만, 싸늘한 시선과 차가운 대답뿐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즐겨보는 ‘무한도전’까지 출연한 ‘거지갑’ 박주민 의원이지만, 경남 지역에서의 인지도는 바닥이었습니다.

통영과 거제도 인사들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했지만, 전직 도의원 등이 포함된 ‘무궁화 포럼’과 같은 지역 조직은 여전히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합니다.

경북 포항 죽도 시장, 경북 영천공설시장 등 시장통을 도는 홍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듭니다. 문재인 후보 유세 현장마다 군중이 몰리는 모습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해될 수 없겠지만, 현실입니다.

‘박정희와 종북몰이가 여전히 통하는 세상’

▲4월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연설에서 박정희 생가를 참배하고 온 홍준표 후보는 ‘박정희처럼 될 것’이라 말했다.ⓒ채널A 캡처

4월 25일 JTBC 대선토론에서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을 묻는 말에 홍준표 후보는 ‘박정희’를 꼽았습니다. 선거가 본격화 되기 전에도 홍준표 후보는 ‘잘하면 나도 박정희 대통령처럼 강인한 사람, 강인한 대통령이 될 수 있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어느 후보가 나와도 박정희와 박근혜는 빠질 수 없는 얘기입니다. 설마 수백만 명이 촛불을 들었는데 아직도 ‘박정희와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박정희와 박근혜는 여전히 통합니다.

“어젯밤에 JTBC에서 대선후보 토론회를 하는데 제가 문재인 후보에게 물었다. 당신 책을 보니,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의 132페이지에 이렇게 되어있다. ‘미국의 월남전 패배와 월남의 패망은 진실의 승리고 희열을 느꼈다.’ 이렇게 썼다. 그러면 그것이 공산주의가 이긴 전쟁이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거기서 5,000명이 죽었다. 그런데 그 전쟁, 월맹이 이긴 것이 그렇게 희열을 느꼈는가. 공산주의가 이긴 것에 희열을 느꼈냐고 하니 대답을 못한다.” (홍준표 4월 26일 대구 서문시장 유세)

“친북인사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 온전하겠는가. 정말 걱정되는 것이 5월 9일 선거는 체제를 선택하는 그런 선거다. 보수우파정권을 택할 것인가, 친북좌파 정권을 택할 것인가, 저는 그런 선거라고 생각한다.”(홍준표 4월 24일 경기 성남 유세)

“이런 위중한 시기에 좌파정권이 탄생하면 이 나라 어디로 가겠는가. 제일 먼저 그런 얘기를 문재인 후보에게 물어봤다. 당신이 되면 북한에 김정은을 제일 먼저 만나러 간다고 했다. 그리고 개성공단에 2천만평을 개발한다고 했다.(중략)국내 한국의 청년들 일자리 대책은 안세우고 북한에 공장을 지어서 북한 청년 100만명 일자리 대책이나 세우려고 하느냐.(중략) 좌파정부 들어오면 또 김정은에 돈 퍼다 주고 늘 핵공갈을 받으면서 살아야한다. 무슨 깡패집단도 아니고 늘 돈 뜯어가는 북한 상대로 우리가 20년 동안 돈을 상납하면서 살아야 되겠는가” (홍준표 4월 24일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 유세)

홍준표 후보가 유세현장마다 매번 강조하는 것이 ‘친북 좌파 정권’이라는 종북몰이입니다. 지금도 북풍이 먹히겠느냐고 하지만 홍 후보의 주장은 숨겨진 보수나 고령층 유권자에게는 아주 효과적으로 다가갑니다.

이미 문재인 후보는 시작도 하기 전에 ‘친북 정권’으로 낙인이 찍혔습니다. ‘반문연대’라는 말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할 수 있고, 보수나 고령층이 외면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선택만을 요구하는 홍준표, 단순한 유권자를 사로잡다’

▲4월25일 열린 JTBC 대선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차별금지법은 사실상 동성애 허용’이라고 주장했다. ⓒJTBC 캡처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불법과 합법 등 하나의 선택만을 요구합니다. 마치 법정에서 예와 아니오로 대답하길 강요하는 모습과 유사합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한국 전쟁 당시 ‘너 빨갱이냐 아니냐’를 묻고 죽창으로 찔러 죽이던 반공 청년단과 흡사합니다.

문제는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요구하는 홍준표 후보의 전략이 여전히 유권자를 사로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거에서 공약과 정책을 말하고 그 배경과 논리를 설명해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특히 개신교에서는 ‘북한 인권 = 종교 억압’,’차별 금지법= 동성애 찬성’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말 자체가 팩트가 아니라도 ‘문재인은 자꾸 거짓말한다’라고 말하면 문 후보는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복잡함은 그들의 언어도 방식도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김종훈

홍준표 후보는 유권자에게 ‘뇌물 받았다’,’북한에 퍼줬다’,’거짓말이다’,’친북이다’라는 메시지만 암시처럼 계속 되풀이할 것입니다.

깊은 얘기나 배경 등은 필요 없습니다. 마치 최면처럼 숨겨진 보수와 고령층 유권자는 ‘문재인=친북 좌파 정권’으로 인지합니다. 아무리 언론에서 팩트체크를 해서 홍 후보의 말이 거짓이라고 보도해도, 그의 말은 진실처럼 포장돼 단톡방을 떠다닙니다.

홍준표 후보를 가리켜 당선권 밖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막말과 왜곡, 대선 후 대통령직 박탈 가능성이 있음에도 수구 보수층과 고령층은 여전히 그를 지지합니다.

아무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