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무산됐습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공직자 사퇴를 4월 9일 11시 57분에 했기 때문입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공직자 사퇴 시한을 불과 3분 남긴 57분에 사임통지서를 전자문서로 경남도의회에 제출했고, 1분 뒤인 오후 11시 58분에 인편으로도 전달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57분 교통정보'도 아닌 '57분 사퇴'를 한 이유는 4월 9일 자정까지 경남도 선관위에 사퇴 통지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4월 9일에 선관위에 사임 통지가 됐다면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 경남도지사 보궐 선거도 치를 수 있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자치단체장은 보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4월 10일에나 선관위 통지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결국 경상남도는 1년 넘게 도지사 없이 운영하게 됐습니다.

'노조-전교조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경기도 안양 중앙시장을 방문해 어묵과 떡볶이를 먹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희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경기도 안양 중앙시장을 방문해 어묵과 떡볶이를 먹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희훈


홍준표 후보는 그동안 경남도지사를 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점퍼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퇴를 했기 때문에 10일부터는 가능해집니다.

홍 후보는 4월 9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만드는 두 세력은 강성 귀족 노조와 전교조"라며 "청년일자리를 없애는 강성노조, 사회 좌편향을 이끄는 전교조를 반드시 응징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노조와 전교조를 응징하는 일이 "홍준표가 집권하면 추진할 국가대개혁의 핵심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모래시계 검사? 룸살롱 사진 때문에 사건 덮기도'

▲영화 '더 킹'에서 검사들이 술집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장면 ⓒ우주필름
▲영화 '더 킹'에서 검사들이 술집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장면 ⓒ우주필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모래시계 검사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홍 후보는 모래시계의 검사가 아니라 영화 '더 킹'에 나오는 비리 검사에 가깝습니다.

청주지검 시절 홍준표 검사는 중앙정보부 간부를 내사하다가 중간에 사건을 덮습니다. 홍준표 검사가 룸살롱에서 여자와 함께 있다가 찍힌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정보부 관계자가 사진 한 장을 디밀어요. 제가 룸살롱 가서 철모르고 술 마시는 장면이더군요. 당시만 해도 청주지검 검사가 3명뿐이었으니 얼마나 대접이 좋았겠어요. 공교롭게도 찍힌 사진에는 제가 두 여자 사이에 앉아 있는 겁니다. 검사 셋이서 남녀 쌍으로 앉았는데, 제가 중간에 앉아서인지 여자 사이에 제가 앉았던 겁니다. 화들짝 놀랐습니다. 집사람이 볼까, 그땐 겁이 났어요. 결혼 초기였는데. 겁이 나서 정보부 내사 서류를 넘기고, 그 사진 받고 필름까지 넘겨 달라고 했어요. 하하..”(월간조선 2011년 9월호)

자수성가를 하고 고생을 했기 때문에 서민의 삶을 안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을 쥐었을 때 그 사람이 했던 행동을 보면 서민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대권을 위해 경남도민의 삶을 외면하고, 노조와 전교조를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한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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