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군과 에순양을 위해 ‘헌법을 읽는 어린이’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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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썼습니다. 원래 2012년에 책을 내고는 ‘다시는 책을 쓰지 않겠다’라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책을 냈습니다. 그것도 ‘헌법’에 관련된 책입니다.

오랜 시간 정치블로거로 살아오고 있지만, 헌법 책을 낼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헌법 전문가도 법학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헌법을 읽는 어린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정치 관련 글을 쓰면서 늘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왜 원칙과 정의가 이 땅에는 잘 나타나지 않을까’라며 화도 냈습니다. 시민들은 선거 때가 되면 정치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선거가 끝나면 또다시 정치를 외면합니다.

‘정치인’은 잘 알고 있지만, ‘정치’는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서로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고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하지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설명조차 어렵습니다.

정치를 알 수 있는 기초가 무엇인지 수많은 책과 자료, 논문 등을 찾아봤습니다. 저는 ‘헌법’이라고 답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읽고 헌정사를 안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헌법을 읽는 요셉군과 에순양이 됐으면’

▲2016년 겨울,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외치며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요돌군과 에순양.

헌법이 대한민국 ‘정치’의 기본이라고 생각했지만, 헌법 관련 책을 내겠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반갑다 사회야’ 시리즈를 내는 ‘사계절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낼 필력도 헌법 전문가도 아니라 사양했습니다. 문득 요셉군과 에순양을 떠올렸습니다. 나이를 먹고 키가 커질수록 부쩍 외모에 신경 쓰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 블로거 아빠 덕분에 ‘정치 뉴스’를 관심 있게 보는 요셉군
촛불 집회에 가면 삼촌들이 주는 용돈 때문에 ‘하야송’을 흥얼거리는 에순양

이 아이들에게 아빠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왜 ‘정치가’ 살아가는데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헌법을 읽는 어린이’의 집필이었습니다.

헌법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정치’를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투표의 중요성도 알게 될 것입니다. 촛불집회에 나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에 담긴 ‘민주공화국’의 뜻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책만 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엠피터는 글만 써도 됐습니다.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원자들이 있기에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책을 써도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계획이 있더라도 삶이 팍팍하면 불가능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에게 미래에 대한 준비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강의가 줄어들고, 원고료가 없어도 ‘헌법을 읽는 어린이’를 쓸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의 원칙을 고민했고, 부족하지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소망이 담긴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 헌법 위에 국민이 있다’

헌법이 추구하는 목적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삶입니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 국민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법이 존재합니다.

과거 독재자들은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헌법’을 마음대로 바꾸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대한민국의 체제를 무너뜨렸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습니다. 국민 위에 헌법이 있었고, 헌법 위에 독재자들이 서 있었습니다.

지금의 헌법이 무조건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헌법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잘못이 더 큽니다. 정치인들은 권력을 향한 야망을 감추어 놓고 만능카드처럼 ‘개헌’을 말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헌법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박근혜씨에 대한 ‘탄핵-파면-구속’은 정당한 법 절차 위해서 이루어졌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헌법을 위반했으면 파면당하고 구속될 수 있다는 ‘원칙’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라도 헌법을 위반하면 국민들이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손에는 헌법을 들고 용감하게 거리에 나가 구속시킬 수 있어야 정상적인 나라입니다.

지금의 헌법을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이 희생하고 지혜를 모으고 노력했는지 우리 아이들이 알기 원했습니다. 헌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이 바꾸기도 하고 지켜나가기도 하고 물려줄  유산 중의 하나입니다.

요셉군과 에순양이 ‘헌법을 읽는 어린이’를 읽고 대한민국을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됐으면 합니다. 아빠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면 좋겠네요.

<책은 4월 중순쯤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길 원하시면 [email protected]로 책을 받으실 주소와 휴대폰 번호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열 명의 아이에게 무료로 ‘헌법을 읽는 어린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