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케이콘 붕어빵 관련 기사
▲2016년 6월 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케이콘 붕어빵 관련 기사


2016년 6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KCON)2016 프랑스'에 참석합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한식 세계화를 알리기 위해 만든 한식 체험 부스를 방문해 붕어빵을 먹습니다.

한류 스타와 함께 붕어빵을 먹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언론마다 대서특필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외교를 통해 자랑스러운 한류가 유럽을 점령했다는 근거 없는 홍보성 기사가 난무했습니다.

朴대통령 "붕어빵, 샤이니가 소개하니 佛서 인기폭발할 것"
朴대통령, 파리서 '케이팝' 콘서트 관람…한류·문화 외교
박근혜 대통령 파리서 유럽최초 K콘 행사 참석…한류 확산 지원
파리는 비에 젖어도 한류열기는 뜨거웠다.

'식은 붕어빵과 호떡이 한식의 대표적인 메뉴라니'

▲KCON 프랑스 행사에 통역으로 참가했던 파리 유학생이 올린 한식체험부스 사진 출처:Chloé Kim
▲KCON 프랑스 행사에 통역으로 참가했던 파리 유학생이 올린 한식체험부스 사진 출처:Chloé Kim


언론에서는 붕어빵과 한류, 대통령의 문화 외교를 자랑했지만, 실제는 달랐습니다. KCON 프랑스 행사에 통역으로 참가했던 한 유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식 체험 부스에 진열된 음식 사진과 함께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의 행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프랑스 유학생이 올린 음식 사진을 보면 아무 맛도 없는 붕어빵, 식은 호떡, 딱딱하게 굳은 떡과 한과가 있었습니다. 이들 음식은 식감 때문에 외국인이 선호하지 않는 종류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옆에 부스의 프랑스 요리학교 페랑디는 밤과 대추를 넣은 '한국식 소고기찜요리'와 복분자와 식혜에서 영감을 받은 음료를 선보였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유학생은 "해외시장 소비자 성향조사를 조금이라도 하시고 제대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당시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작년 프랑스 방문 때 최순실에 한식 행사 지시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당시는 유야무야 넘어갔던 한식 행사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씨가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KCON 프랑스 행사에서 한류스타와 함께 한식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KCON 프랑스 행사에서 한류스타와 함께 한식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차은택씨는 "대통령이 6월에 파리에 갔을 때 한식을 선보이고 싶어 한다"라며 "거기서 음식을 보여주고 싶다는 미션을 회장님(최순실)한테 준 거야. 회장님이 다른 거보다 그게 급한 거지. 빨리 음식을 개발해서 보이자. 음식을 해서 우리가 앞으로 한식이 이렇다는 걸 보여주자"고 말했습니다.

이성한 사무총장은 검찰이 "박 대통령이 2016년 6월 1일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케이콘(KCON)' 전시장 참관 일정에 앞서 최씨에게 한국요리를 잘 준비하도록 지시하고, 최씨가 이를 다시 차 전 단장에게 지시해서 미르재단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이 맞냐"고 묻자고 '맞다'라고 대답했습니다.

'KCON 프랑스 사업, CJ를 거쳐 돈은 최순실에게' 



KCON 프랑스 행사는 CJ E&M이 진행한 문화사업입니다.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은 CJ E&M에게 '한-불 공식인증사업비'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합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도 부스 사용료로  CJ E&M에게 1억 7천만원을 지급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식 행사 지시를 받은 최순실씨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통해 한식 체험 부스를 만들고,  CJ E&M은 두 차례에 걸쳐 7억 원을 플레이그라운드에 지급합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미르재단의 '페랑디-미르'라는 부스를 디자인했는데, 프랑스 요리학교 페랑디는 미르가 아닌 2013년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협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르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KCON(케이콘) 프랑스' 행사는 당초 문체부의 '한-불 공식인증사업'예산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씨가 뛰어들면서 예산과 지원, 대통령의 방문 일정이 됐습니다.

권력자의 삐뚤어진 의지와 비전문가에게 내려진 특혜가 국민의 세금을 한순간에 날려 버리고, 한국 문화를 퇴보시킨다는 사실을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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