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가 주인 없어 승천을 했던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승천한 백마 날개 주인이 되어 계명산의 정기를 받아','천지 간에 인류문명까지 덩이지게 할 (하나로 만들) 거목, 단군의 아들' 마치 가사를 보면 북한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 가사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북한 노래가 아닙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칭송하는 노래입니다.

'거목 반기문'이라는 이 노래는 충주 지역 가수가 작사, 작곡한 노래로 반기문 사무총장을 칭송하는 노랫말이 대부분입니다. '오대양 육대주를 아우르신 대한의 아들, 군자대로행 품은 뜻으로 일백하고 아흔 두 나라에 평화의 불꽃 지피시는 단군의 자손 반기문'이라는 가사를 보면 거의 신적인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종교에서 부르는 찬양과도 같습니다.

설마 이 노래를 누가 부를까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반기문 사무총장의 팬클럽이었던 '반딧불이' 충북 충주시지회 창립기념 행사에서 합창곡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되자,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거목 반기문"

1절: 백마가 주인 없어 승천을 했던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
하늘이 내린 모체로부터
충청도에 출생하셨네
오대양과 육대주를
아우르신 대한의 아들
군자대로행 품은 뜻으로
일백하고 아흔두 나라에
평화의 불꽃 지피시는
단군의 자손 반기문

2절:승천한 백마날개 주인이 되어
계명산의 정기를 받아
부모님 주신 총명함으로
국원성(충주 옛 지명)에 출생하셨네
반선계터(?? 반선재:반기문이 학창시절 공무했던 주택, 반기문의 선한집이라는 뜻) 학창시절
선한 마음 흔들림 없이
천지 간에 일류문명('인류문명'의 오기)까지
덩이지게(하나로 만들) 할 거목이어라
대한의 아들 반기문

'정치보다 우상화 작업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반기문'

보통 사람의 눈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거목 반기문'과 같은 노래는 어쩌면 애교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반기문 관련 우상화 작업은 상상조차 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생가터를 비롯해 여러 곳에 세워진 동상과 팬클럽 반딧불이 창립총회 모습 ⓒ인터넷커뮤니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생가터를 비롯해 여러 곳에 세워진 동상과 팬클럽 반딧불이 창립총회 모습 ⓒ인터넷커뮤니티


반기문 사무총장 생가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흉내 낸 앉아 있는 동상이 있습니다. 충북 음성군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광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충주시에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그림처럼 나타나는 논을 조성한 적도 있습니다. 반 사무총장이 학창시절에 살던 주택을 복원하면서 '반선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반선재는 '반기문의 선한 집'이라는 뜻입니다.

반선재 주변에는 통학로를 중심으로 '반기문 꿈자람길'을 조성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 생가 주변에는 '반기문 비채길'(비움과 채움의 길)이라는 산책로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사업이 국비 또는 지자체의 세금과 지원으로 꾸며졌습니다.

반기문 생가를 둘러본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맞다. 여기는 한국이다. 건국 대통령 김일성을 찬양하는 북한 박물관이나 기념물에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여긴 북한이 아닐까 싶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김일성 우상화와 버금가는 반기문 홍보 속에서 '거목 반기문'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노랫말입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친박 반기문 대망론, 100% 신당으로 온다는 유승민'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해외에서는 실패한 유엔사무총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반기문,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에 대한 우상화 작업과 함께 대권 주자로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5년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반기문 대통령과 무려 7차례에 걸쳐 만났습니다. 친박이 김무성 대신 반기문을 차기 대선 주자로 내세우는 '반기문 대망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6년 12월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반 총장이 귀국하면 꼭 모시겠다"라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00% 신당으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반 총장의 측근 말을 인용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보수정당보다는 제3지대 또는 중도세력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새누리당 친박, 탈당하는 비박, 제3지대 중도 세력이라 불리는 국민의당 등 여러 곳에서 그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주자로의 가치는 조기 대선과 함께 더 상승세를 탈 듯이 보입니다.

'박연차, 반기문에 23만 달러 줬다, 반기문 측 대선팀 동원해 반박

▲시사저널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반기문 총장에게 23만 달러주를줬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캡처
▲시사저널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반기문 총장에게 23만 달러주를줬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캡처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사저널은 '반기문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20만 달러,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 3만 달러 정도를 박연자 회장으로 받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 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일고의(생각해볼) 가치도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반박을 누가 왜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유엔 대변인을 통해 한국특파원들에게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김숙 전 유엔대사도 '반기문 총장은 공직자 재임 중 어떤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라며 반박 입장 자료를 냈습니다.

유엔 대변인이 한국의 주간지 기사에 신속하게 현지 시각으로 밤에 한국특파원에게 보도자료를 내는 일은 드뭅니다. 김숙 전 유엔대사는 반기문 총장과 퇴임 이후 대선 출마 등 정치 참여 문제를 논의했던 사람들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대선을 준비해 발 빠르게 대선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대응에 나선 모습처럼 보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퇴임 후에 정당한 경선을 거쳐 어느 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모습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공정함보다는 우상화 작업에 치중하고, 대선팀을 유엔사무총장 재임 기간 중에 가동하는 모습 등을 보면 부적절해 보입니다.

과연 반기문이라는 인물이 대한의 아들로 인류문명을 하나로 만들 거목인지는 더 치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막무가내식 우상화 작업으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 얼마나 국가를 망쳤는지 충분히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