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환자 발생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49주(11.27.~12.3.) 13.3명(/외래환자 1,000명)으로 유행기준(8.9명)을 초과한 후, 50주 34.8명, 51주(12.11.~17.) 61.4명(잠정치)으로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독감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2014년 2월이었습니다. 당시 환자 수는(외래환자 1,000명당) 64.3명이었는데, 2016년 12월 셋째 주 현재 61.4명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과거에는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이 대부분 1월이었습니다.(2010년은 10월) 그러나 이번에는 2008년과 똑같은 12월 8일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초중고 독감 환자 발생 역대 최다'

▲연령별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 현황, 7~18세 초중고생이 가장 많다.
▲연령별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 현황, 7~18세 초중고생이 가장 많다.


독감 환자는 7~18세에 해당하는 초중고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2016년 45주차에는 0~6세 5.2명, 7~18세 5.1명으로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47주 9.8명에서 48주 8.5명으로 증가하더니 49주차에는 40.5명까지 늘었습니다.

50주차를 기준으로 초중고(7~18세) 독감 환자를 분석한 결과, 면역력이 취약하다고 알려진 영유아와(0~6세:29명) 65세 이상(4.4명)보다 훨씬 많은 107.7명이었습니다.

현재 7~18세에 해당하는 초중고 독감 환자는 152.2명(잠정치)까지 늘어났습니다. 이 수치는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2013~2014년 당시는 115명)

'학생 인플루엔자(독감) 환자만 1만7825명, 70%가 초등학생'

▲서울지역 학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 현황, 초등학생이 전체의 70%에 가깝다.
▲서울지역 학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발생 현황, 초등학생이 전체의 70%에 가깝다.


서울시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중고 학생 중 독감 환자는 총 7,284명이었습니다. (12월1일~14일 기준) 이중 초등학교 310곳 5,015명, 중학교 166곳 1,737명, 고등학교 100곳 530명으로 독감 환자 10명 7명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서울보다 다른 지역은 더 심각합니다. 경기지역 초중고교 독감 환자 비율은 10만명당 36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290명) 인천(163명) 대전(160.5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은 18.9명으로 9번째였으며, 서울 내에서는 노원구, 서초구, 마포구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학생의 독감 환자 발생이 높은 이유는 감염발생이 높은 집단 생활 중에서 가장 면역력이 약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서울만 독감 결석생 7000명 넘어, 늦장 대응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 연령병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이미 47주차에 7~18세의 독감 환자 발생은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 8.9명을 넘었다.
▲ 연령병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이미 47주차에 7~18세의 독감 환자 발생은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 8.9명을 넘었다.


초등학생은 유치원과 달리 독감 환자가 발생해도 결석을 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결 상황 때문에 아파도 억지로 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 중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중고 학생 중 독감(인플루엔자)으로 결석한 학생만 총 577개교 7,284명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너무 아파 결석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대응은 너무나 허술했습니다.

7~18세 독감 환자는 이미 11월 초에 유행주의보 발령 의심환자 기준인 8.9명을 넘어선 9.8명이었습니다. 48주차에 15명으로 증가했고, 49주차에 4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시험 기간까지 겹쳐 아이들이 결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교육부는 12월 18일이 되어서야 학교장 재량으로 조기방학 실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습니다. 서울시는 12월 20일에서야 양전초등학교의 방학을 26일에서 22일로 당겼다고 발표했습니다.

강원도 일부 초등학교가 12월 15일에 등교 중지를 시킨 상황과 비교하면 서울시교육청은 조기 방학보다 학교장 재량 휴업 등으로 등교를 중지시켰어야 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보다 국정교과서 홍보만 매달리는 교육부'

▲12월 21일 오전 7시 기준 교육부 홈페이지, 독감 관련 안내문 대신 국정교과서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교육부홈페이지 캡처
▲12월 21일 오전 7시 기준 교육부 홈페이지, 독감 관련 안내문 대신 국정교과서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교육부홈페이지 캡처


학생들은 독감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아픈 모습을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홈페이지를 보면 독감 관련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보도자료나 공지사항 어디에서도 독감 때문에 결석을 해도 출석을 인정한다는 '등교중지' 안내문조차 없습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독감 관련 안내문은 없고 국정교과서 홍보만 보였습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올바른역사교과서 발표 영상과 특별홈페이지 안내, 의견 검토 공지 트위터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그 흔한 독감 보도자료조차 없는 교육부의 홈페이지를 보면, 왜 초중고 학생들이 독감에 집단 감염되는지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독감이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는 아이들에게 취약한 폐렴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폐렴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중의 하나로 2004년 10위에서 2014년 5위까지 오를 만큼 주의가 필요한 병입니다.

항상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과연 우리 아이들을 맡겨 놓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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