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정윤회 아들을 향한 ‘옥중화’ 드라마 제작진의 ‘일침’

2016년 12월 16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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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아들을 향한 ‘옥중화’ 드라마 제작진의 ‘일침’

MBC 안광한 사장이 ‘비선실세’였던 정윤회씨의 아들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드라마 본부장에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경향신문은 지난 14일 MBC 수뇌부가 정윤회씨의 아들 배우 정우식씨를 드라마에 출연시키도록 현장 제작진에 여러 차례 청탁을 넣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우식씨는 정윤회씨가 최순실씨와 결혼하기 전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정우식씨는 아버지 정윤회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으며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3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많이 반대하셨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윤회씨의 아들 정우식씨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한 드라마는 100명의 신인 남성 연기자가 오디션을 봤지만, 드라마 본부장의 지시로 오디션도 보지 않았던 정씨가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정씨 캐스팅 요구가 우리 드라마 외에 다른 작품에서도 반복돼 정씨에게 ‘빽’이 있다고 다들 짐작하고 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이 최근 사표를 냈다는데 이 건으로 낸 것인지 궁금하군요. 드라마 배역까지 실세에게 주는 안광한 등 MBC 경영진의 행태는 실로 놀랍습니다.’라면서 ‘특검은 MBC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MBC 드라마 옥중화의 작가(최완규, 허준, 상도 작가)와 제작진들은(이병훈 감독) 이런 외압에 대해 드라마에서 대사를 통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MBC드라마 옥중화 11화에 등장하는 정윤회씨의 아들 정우식씨, 그는 여기서 금수저 신입 포도부장으로 출연했다

‘새로 온 신입은 엄청난 금수저’

정윤회씨의 아들 배우 정우식씨는 MBC 드라마 옥중화 11화에 출연합니다. 신입포도부장으로 등장한 송석우에게 포도부장 양동구(이봉원 분)은 “그래그래 온다는 소리 들었어 소문 듣자 하니까 집안이 엄청나다면서?”라며 처음부터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신입 포도부장 송석우(정우식 분)는 “별거 아닙니다. 그냥 외숙부님이 포도대장이시고요. 백부님은 홍문관 대제학 송지일 대감, 숙부님은 사헌부 대사헌 송지만 영감이십니다”라며 집안 내력을 설명합니다.

포도부장 양동근(이동원 분)은 기가 막힌 듯 “자식이 아주 금수저를 물고 있구먼. 야 인마 그게 별거 아니면 사돈에 팔촌까지 쳐도 참봉 하나 없는 나 같은 놈은 죽으란 소리야?”라며 잘 나가는 집안 아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합니다. 이어서 “새파랗게 어린 종사관은 윤원형 대감 사위 될 놈이고 새로 온 신입은 엄청난 금수저고.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냐”라며 드라마 외압에 대해 은근히 비꼬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정윤회씨의 아들 정우식씨가 출연한 배역은 그다지 의미 있는 배역도 아니었고, 꼭 등장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배역은 줘야 하고, 외압에 그냥 손 놓고 있자니 분통이 터지고, 그런 상황을 우회적으로 대사를 통해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드라마 옥중화 49화에는 오방낭과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도와준다’는 대사가 나온다.

‘오방낭,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도와준다’

옥중화 제작진의 이런 의도는 49화에서도 나타난 바 있습니다. 문정왕후의 권세를 등에 업고 설치는 윤원형(정준호 분)의 첩으로 들어간 종금(이잎새 분)은 정난정(박주미 분)을 제거하기 위해 집에 몰래 무당을 불러드립니다.

종금이는 “난 지금도 소름이 돋아 있어. 정말 용하더구먼”라며 정난정을 끝장내기 위한 방법을 묻습니다. 무당은 “끝장을 내려면 공력을 쏟아야죠”라며 주머니를 건넵니다. 이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무당은 “오방낭이라는 겁니다”라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드라마 옥중화에서 나온 ‘오방낭’은 최순실씨가 기획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 중의 하나였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도운다’는 말은 2015년 5월 어린이날 행사에서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뤄진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풍자한 것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옥중화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조선조 역사를 돌아볼 때 지금의 현실하고 제일 맞는 것이 정난정이 국정을 농단했을 때”라며 “그것을 드라마로 좀 더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싶은 마음에 막판에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옥중화 드라마에는 “정난정 무리가 국정을 농단한다”는 식의 대사가 여러 차례 나간 적이 있습니다. 역사 속에 나왔던 사건을 드라마로 표현했지만, 현실과 차이가 없어 극 중 대사처럼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드라마에도 나왔던 최태민과 박근혜’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박 대통령은) 밤 8시 이후에는 일정 안 하시고 TV만 보신다. 저녁 만찬과 조찬 일정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가장 즐겨본 드라마로 ‘베토벤 바이러스’를 들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박근혜씨에게는 ‘길라임’씨가 등장하는 ‘시크릿가든’보다 ‘제4공화국’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1995년 방영된 MBC드라마 ‘제4공화국’ 박근혜와 최태민의 관계가 나온다. ⓒ유튜브 캡처

1995년 방영된 MBC 드라마 ‘제4공화국’은 박정희 정권 말기부터 전두환 정권 초기까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박근혜씨의 얘기도 등장합니다.

김재규: 큰 영애(현 박근혜 대통령) 문제입니다.
박정희: 그 최뭣(최태민)인가 하는 목사 얘기요?
김재규: 예, 그렇습니다. 그 사람이 큰 영애의 후광을 업고 지나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아니, 무슨….
김재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것은 허울뿐이고 업체에서 찬조금 챙기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여자 문제까지…. 저 여기 보고 내용입니다. (보고서를 탁자 위에 올려둔다.)
박정희: (보고서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내 그 문제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근혜 말은 그게 아니던데…. 오늘 이쯤에서 그만둡시다. 가보세요.
김재규: 네(일어나서 자리를 뜬다).
차지철: 아니, 김 부장. 영애·영식(윗사람의 아들을 높여 부르는 말)에 대한 문제는 잘 매듭이 지어졌습니까? 앉으시죠.
김재규: 차 실장, 정말 이러기요! 왜 매사에 시시콜콜 나서면서 정작 나서야 할 일에는 빠지는 거요!
차지철: 아니, 빠지다니요. 저야 뭐 정보력이 있습니까? 김 부장처럼 충성심이 강한 분들이 지도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김재규: 각하(박정희)를 정말 잘 보위하려면 진심으로 하세요. 각하가 듣기 싫어하는 직언도 필요할 때는 해야 되지 않겠어요?
차지철: 그래서 김 부장처럼 충성심이 강한 분이 직언을 하셨지 않습니까. 나야 뭐 둔해서….
김재규: 아니, 정말 이렇게 나오기요.

당시 상황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박근혜씨입니다. 그때는 최태민, 지금은 최순실이라는 인물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모두가 국정 농단 세력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고, 오히려 같이 나라를 망쳤습니다.

문정왕후를 등에 업은 정난정은 권력을 휘두르다 결국, 음독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이승만을 등에 업었던 이기붕 일가도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끝냈습니다.

최소한 청와대에 있는 사람이라면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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