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순실 의혹 검찰수사, 최태민처럼 흐지부지될 수도

2016년 10월 24일

최순실 의혹 검찰수사, 최태민처럼 흐지부지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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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검찰 수사를 1면에 보도한 중앙일보 ⓒ중앙일보 캡처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 한웅재)는 10월 23일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이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한 이유는 지난 2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는 발언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는 시점에서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첫 번째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과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시작에 불과하고,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조사를 받아야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만큼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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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만 따져 봐도 십여 명이 넘습니다. 인물들의 관계도만 봐도 복잡합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간단하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차은택 의혹 인물들

차은택씨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박근혜정부에서 막강한 이권을 따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차씨의 인맥이 총동원됐습니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김형수 연세대 교수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차씨와 대학원 사제지간이었습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외삼촌과 조카로 혈연지간이었습니다.

최순실씨와 차씨가 만난 시기는 2014년입니다. 이후 차씨와 그의 인맥은 승승장구합니다. 우선 차은택씨는 2014년 8월에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위촉됩니다. 이후 스승이었던 김종덕씨는 문체부 장관으로 외삼촌 김상률씨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임명됩니다.

차은택씨가 2015년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임명되자, 그의 지인이었던 송성각씨도 그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발탁됩니다.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아마도 차은택씨와 그의 인맥들이 청와대와 정치, 문화계 전반에서 힘을 쏟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왜 차은택씨에게 권력을 실어줬고, 그의 인맥들이 어떻게 이권을 따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자금 세탁 연루 고영태

최순실 게이트에서 중요한 사람 중의 한 명이 고영태입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와 세운 ‘더블루K’의 이사입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의 영리사업을 진행했고, 독일과 한국에 회사가 있습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고영태씨를 조사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해외로 나갔고, 과연 그 자금이 누구를 위해 사용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펜싱 선수였던 고영태씨가 은퇴하고 만든 패션잡화 브랜드 ‘빌로밀로’의 가방을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했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③최순실과 박근혜의 관계

최순실 게이트에서 가장 핵심 요소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차은택이나 고영태씨나 모두 그 중심에는 최순실씨가 있습니다. 즉 최순실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고, 각종 이권과 비리가 시작됐습니다.

차은택씨가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 임명된 점이나 고영태씨가 한국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엘리트 펜싱클럽’의 펜싱장 설립을 추진한 사실은 최순실씨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그저 아는 관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그동안 얼마나 만나고 있으며, 어떤 일에 두 사람이 개입했는지가 이번 의혹을 풀어주는 열쇠이자 최종 수사 대상이 될 것입니다.

‘최순실 의혹 검찰수사, 최태민처럼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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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지만, 그리 신뢰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최태민 사건처럼 이번 최순실 의혹도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최태민의 비리를 조사해 올렸지만, 결국 박정희도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그를 놔두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진 최태민에 대한 믿음은 1988년 레이디경향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기자:’박근혜 이사장을 싸고도는 소문 중에 대표적인 것은 최태민 목사 (전 구국봉사단 총재)가 박근혜씨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이다. 그에 대한 해명을 한다면?’

박근혜: “최목사는 새마음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옆에서 도와줬던 분이다.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꽉 차있을 뿐 사심이 없는 사람이다. 최목사를 직접 만나본 사람은 누구나 그 점을 인정할 것이다.”

최태민에 관한 수사자료에서 밝혀진 비리혐의만 무려 44건이었습니다. 횡령 14건에 2억2135만600원이고(당시 2억원이면 지금의 몇백억 원에 해당) 사기,변호사법 위반,권력형 비리,이권 개입,융자 개입 등 권력형 비리라는 비리는 모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그녀를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끝까지 그녀를 지킬 것입니다. 왜냐하면 1991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조정한다는 말에 “내가 누구에게 조종을 받는다는 것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기 때문입니다.

‘최순실 의혹’이 과연 해결될 수 있느냐는 검찰 수사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가진 최순실에 대한 믿음은 쉽게 사라질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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