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밭 훼손에 백록담 낙서까지 ‘제주 관광객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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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2013년에는 1085만1265명, 2014년에는 1227만3917명이 2015년에는 1366만4395명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올해 7월에만 이미 9백만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다녀갔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제주 전역은 쓰레기와 자연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도대체 제주가 얼마나 망가지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개방한 메밀밭, 불과 일주일 만에 망가져’

지난 9월 12일 제주 곳곳의 자연을 소개하는 블로거 파르르씨는 블로그에 메밀밭 관련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처음 열리는 메밀꽃밭 걷기 행사이고, 추석 즈음에 볼거리가 별로 없는 관광객을 위해 제주의 아름다운 명소를 소개하자는 취지 때문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지금 제주도는 눈꽃 세상, 끝없이 펼쳐진 오라동 메밀밭)

블로거는 메밀밭을 소개하면서 ‘지난해까지는 농민들의 메밀 경작지로 자칫 사람들이 몰릴 경우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어 장소 공개를 하지 않았다’라며 쓰레기 투기나 메밀밭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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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 이외에 메밀밭 출입을 삼가해달라는 표지판이 쓰러져 있다. ⓒ블로거파르르

글을 올리고 불과 일주일만인 9월 18일 오라동 메밀밭을 찾은 블로거는 깜짝 놀랐습니다. 메밀밭 곳곳이 관광객들의 무단 진입으로 훼손됐기 때문입니다.

‘포토존 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무색하게 메밀밭에서는 관광객들의 무질서한 사진 촬영이 벌어졌습니다. 메밀밭이 농민들이 경작하고 있는 사유 재산이기에 주의해달라는 당부는 ‘인증샷’이나 조금이라도 멋진 사진을 담으려는 관광객들의 욕심에 망가졌습니다.

비록 사유재산이지만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개방한 메밀농장 측이나 무료로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 블로거나 허탈해진 셈입니다.

‘제주 관광지마다 보이는 쓰레기 무단 투기’

요새 제주에서 조금이라도 이름 있는 관광지나 해변, 오름 등에 가면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음료수나 생수통, 테이크 아웃 커피잔은 물론이고 차 안에 있던 각종 쓰레기나 단체 관광객들의 도시락도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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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안에 몰래 버린 쓰레기. ©임주연

제주 아라중 3학년 임주연 학생은 미디어제주에 “중국인들 쓰레기 무단 투기로 제주 해안 망가져”라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임주연 학생은 ‘제주 시민들은 바닷가에 버려진 쓰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코를 막고 생활하고 있다’라며 특히 축제를 맞아 관광객이 급증했던 이호 해안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로 썩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호 해안가 주민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들도 테우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다. 그래도 최소한 남의 나라에 와서 쓰레기 정도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개념 정도는 같이 자기 나라에서 가져 왔으면 좋겠다.”라며 중국인 관광객의 의식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임주연 학생은 “제주시가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불법 쓰레기 투기 문제를 막기 위한 해결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개선 방안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한라산 백록담 정상 분화구 암석에 낙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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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록담 정상 분화구 암석에 페인트로 낙서가 된 모습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의 소리’ 취재진은 백록담 시추 현장을 위해 한라산 정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페인트로 낙서가 된 암석을 발견했습니다. (관련기사: 제주 한라산 백록담 ‘곡.성’ 낙서 “누가 이런짓을”)

제주의 소리 취재진이 발견한 암석에는 ‘ ‘곡.성.선.산’ 등의 글자가 선명하게 나와 있었는데, 이 지역은 출입이 금지된 분화구 근처였습니다.

한라산은 정상 개방 이후 급격하게 훼손돼 지난 1986년부터 일부 구간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졌고 훼손된 자연이 일부 복원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년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증가와 탐방로 훼손 등은 여전히 증가 추세입니다.

‘관광객 총량제 도입을 고려해야 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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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모습

제주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급격한 자연 훼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고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출입 금지나 출입 인원 제한 등으로 사람의 발길을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제주가 관광객을 무조건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을 천만 명 이하로 줄이는 ‘관광객 총량제’ 도입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무분별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제한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합니다.

한 번 훼손된 자연은 복구하는 데만 수십 년이 걸립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 효과 때문에 제주의 자연 훼손을 방치한다면 복구 비용은 수십 배를 지불해야 합니다.

양적 성장을 위해 관광객을 유치했던 제주도나 저렴한 비용 때문에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이나 각자 파생되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는 시기입니다. 이제는 질적 성장과 진짜 자연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상호 만족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