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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의 이유 있는 반항 ‘아빠는 박근혜 할망과 똑같아’

2016년 9월 3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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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의 이유 있는 반항 ‘아빠는 박근혜 할망과 똑같아’

고속도로휴게소체험
▲요셉이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없는 제주에서 살기 때문에 육지에 오면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들려 다양한 먹거리를 먹어 보는 체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방학이면 아이들과 함께 육지로 여행을 갑니다. 손자, 손녀를 보고 싶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나는 일도 있지만, 제주에서 경험할 수 없는 기차 여행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체험(?), 박물관이나 과학관도 갑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작년보다는 키도 부쩍 크고 힘도 세져, 여행 때마다 짐을 들고 다니면서 한 사람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몸무게가 벌써 60kg이 넘는 아들을 보면 든든해지다가도 슬슬 아빠와 엄마의 말에 토를 달며 반항하는 모습을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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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한 데이터저널리즘 스쿨 1기.

평소 방학 때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여정이었지만, 이번에는 거의 20일 가까이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아빠가 8월 한 달 동안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하는 ‘데이터저널리즘 스쿨 1기’ 교육을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원하면서도 매일 글을 쓰고, 중간 중간 방송과 팟캐스트 녹음 일정이 있는데 과연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성수기를 맞아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거의 매진이거나 항공권 가격이 너무 올라 토요일 수업 참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수업을 받는 기간에 온 가족이 서울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아빠를 따라 다니며 모니터링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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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이가 아빠가 출연하는 팟캐스트 녹음실에 따라와 출연진이 선물한 소녀상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초등학교 5학년 요셉이는 서울만 오면 아빠가 일하는 곳을 따라다니려고 합니다. 집에서 동생과 있는 것보다 아빠를 따라다니면 삼촌들이 용돈도 주고, 맛난 것도 사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빠가 출연하는 스튜디오나 녹음실을 구경하는 일도 신기한 경험입니다.

‘국민TV에서 하는 The 아이엠피터’ 녹화를 보고 온 요셉이는 스스로 유튜브에서 아빠의 방송을 찾아보기도 하고, 출연하는 삼촌들과 아빠를 비교하기도 합니다.

“종훈이 삼촌은 말을 또박또박하는데 왜 아빠 말은 알아듣기 힘들어?”
“아빠는 방송하면서 자꾸 배를 가리는데, 아예 살을 빼”
“아빠 방송은 너무 어려운 얘기라서 계속 보기가 힘들어”
“왜 일본은 소녀상을 자꾸 철거하라고 하는 거야?”

가끔은 방송에 나오는 주제도 질문합니다. 요셉이에게 설명하다 보면 방송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운 아들이 아빠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셈입니다.

‘아빠는 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무시하는 거야’

요셉이와 다니면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질문이 많은 요셉이가 귀찮아 “나머지는 네가 검색해봐”라고 끝을 냅니다. 요셉이 또래 아이들은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하지 않습니다. 유튜브에 가서 동영상으로 검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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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가 자기 반 친구들에게 링크한 ‘영화 감기’의 일부분. “정부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분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는 부분을 제일 짜릿하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이라고 표현했다.

세월호 참사 때, 왜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는지를 설명했더니 요셉이는 스스로 ‘영화 감기’ 동영상을 찾아 친구들에게 링크를 걸었습니다.

” 저 사람들 모두 우리 국민이야”,”정부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분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영화 속 대통령이 말하는 장면을 제일 짜릿하면서도 감동적인 부분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요셉이가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주제를 얘기하면 뿌듯하면서도 가끔은 당혹스러울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섣부르게 듣고 배웠던 얘기를 아빠에게 혼날 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서 짐을 집으로 옮기고 난 후, 또다시 심부름을 시켰더니 힘들다고 해서 아빠에게 혼이 나는 아들)
아빠: “아빠가 시켰는데 왜 하지 않았어”
아들: “나 심부름 많이 해서 지금 무릎이 너무 아파”
아빠: “꾀병이잖아.”
아들: “꾀병 아니라 진짜 아파. 왜 아빠는 아빠라고 해서 아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 아빠가 얘기했었잖아. 소수자의 목소리도 잘 들어야 한다고, 그런데 왜 아빠는 내 말은 무시하는데.”

(심부름에 대한 대가를 얼마로 하느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아빠와 아들)
아빠: “너는 심부름만 시키면 대가를 요구하는데, 아빠가 너 공부도 시켜주고 먹을 것도 사주잖아”
아들: “아빠가 얘기했잖아, 헌법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꼭 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아빠가 공부시켜주는 것은 헌법에 나온 아빠의 의무야”
아빠: “그러면, 이제부터 공부 외에 장난감은 네 돈으로 사”
아들: “대신 시급을 제대로 줘. 아이라고 어리다고 노동의 대가를 깎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헌법에도 나와 있잖아.”

요새는 사춘기가 빨라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온다고 합니다. 이미 요셉이는 사춘기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빠에게 혼날 때도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아빠에게 들은 얘기를 자꾸 갖다 붙입니다. 틀린 말이 아닌 경우가 많아 당황스러우면서 여느 아빠처럼 권위로 누르려고 하면, “아빠가 무슨 박근혜 할망이야, 왜 자꾸 말도 못하게 하는데”라고 합니다. 이 말 한마디면 박 대통령과 동격이 되기 싫은 아빠는 패배를 선언합니다.

‘아빠 글을 이해하려면 ‘정치’를 알아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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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초등학생용 ‘정치’ 책을 고른 요셉이가 기특해 사진을 찍어봤다.

요셉이는 ‘정치’라는 단어를 또래 아이보다는 많이 이해하고 있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아빠가 정치블로거다 보니 간혹 아빠의 글도 읽습니다.

정치 글을 쓰면서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우리나라에서는 왜 정치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지 않느냐’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스스로 글을 쓰려고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요셉이 담임선생님이 방학 때 아이들에게 역사책을 읽어 오라는 숙제를 내주거나 정치나 시사 주제를 쉽게 설명해줍니다.

어릴 때 요셉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아이였습니다. 1학년 담임 선생님이 요셉이를 잘 이끌어주셔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선생님 복은 있나 봅니다.

사춘기 요셉이가 아빠에게 자꾸 반항합니다. 그러나 가끔 반항을 통해 나오는 얘기가 이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 아빠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 들이대기 때문입니다. 아마 조금만 크면 아빠와 100분 토론을 할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요셉이는 ‘아이엠피터가 이러는 거 사람들이 알고 있나?. 빨리 동영상으로 찍어 폭로해야 하는데’라며 아빠를 협박(?)하기도 합니다. 썼던 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아빠를 지적하는 아들을 보면서 몰래 반성을 합니다. 그 누구보다 아들의 질책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춘기 아들의 이유 있는 반항이 있기에 오늘도 아빠는 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아이엠피터블로그후원2016년8월
▲7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아이엠피터를 후원해주신 분들 명단입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소중한 정성은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 머리가 큰 요셉이는 아빠가 후원을 받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요셉이는 후원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아빠가 매일 글을 쓸 수 있고, 우리 가족이 걱정 없이 사는 힘이 후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있다는 사실에 더 자랑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요셉이나 에스더가 커서 결혼식을 하면 후원하시는 분들을 초청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잘 컸습니다’라고 자랑하고 싶기도 합니다. 요셉이와 에스더에게 여러분들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과 같은 존재입니다. 자랑스러운 손자, 손녀, 조카로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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