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마지막 수도권 합동연설회 모습 ⓒ새누리당 캡처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마지막 수도권 합동연설회 모습 ⓒ새누리당 캡처


새누리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9전당대회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8.9전당대회이지만, 실제 선거인단이 대부분 투표했던 8월 7일에 승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

8월 7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전국 선거인단 투표율은 20.7%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선거인단 33만 7천375명 중 6만9천817명이 투표했습니다. 2012년 14.1%보다는 높지만, 2014년 29.7%에 비하면 낮습니다. 여름 휴가철과 폭염, 올림픽 등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새누리당의 전당대회이지만, 친박과 비박 간의 계파 싸움과 불법 선거 논란으로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일당 8만원, 버스에 도시락까지 제공하는 불법 선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일당 8만원을 받았다는 증언 ⓒMBN 캡처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일당 8만원을 받았다는 증언 ⓒMBN 캡처


MBN에 따르면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 대학생들이 일당을 받고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현장에는 대학생들이 입구에서 후보자들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일부 참가자들은 일당 8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현장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관광버스 수십 대가 있었고, 도시락도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대가를 받거나 도시락, 버스 등을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아르바이트 인원 30여 명을 모집하여 합동연설회장에 동원하고 그 대가를 제공하였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계파 오더에 따라 투표? 진흙탕보다 더 지저분한 전당대회'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서로 투표를 요구하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JTBC 캡처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서로 투표를 요구하는 문자를 발송했다며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JTBC 캡처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시작되면서 각 계파 후보들은 상대방이 '오더 투표'를 했다면서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주영, 한선교 후보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당원에게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오더 투표'가 난무한다며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함진규 후보는 문자 메시지가 출력된 종이를 흔들면서 "위로부터 특정인에게 찍으라는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이 당내 민주화인가"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 측과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오더 투표' 문자 메시지 발송은 가뜩이나 불법 선거 등으로 중앙선관위의 조사를 받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진흙탕보다 더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계파 간의 대결이 일상인 새누리당 전당대회, 말이나 하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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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계파 간의 대결은 늘 벌어졌습니다. 2006년은 17대 대선을 앞두고 친이계 이재오와 친박계 강재섭의 대결이 있었습니다. 2008년 친이계 지원을 받는 박희태와 정몽준, 친박계 허태열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2014년은 친박계 서청원과 비박계 김무성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의 계파 대결은 시기에 따라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2008년, 2011년 MB정권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친이계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친박계가 승리했습니다. 문제는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전당대회가 흘러가는 양상입니다.

2012년 5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황우여가 대표로 친박계 이혜훈, 정우택, 유기준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대선을 앞둔 지도부라고 하지만 마치 '박근혜 사당화'처럼 전당대회가 치러졌습니다.

2006년 전당대회에서는 박근혜가 이재오 연설 도중 자리를 떠나면서 친박계가 결집, 강재섭이 승리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가 보여준 행동이 마치 투표 지시처럼 된 셈입니다.

▲중앙선관위는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 30여명이 돈을 받고 동원됐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캡처
▲중앙선관위는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 30여명이 돈을 받고 동원됐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캡처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을 무조건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치의 속성상 미래 권력에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보들이 저마다 단상에서는 '계파 갈등 청산'을 내세우면서 뒤로는 '계파 오더'를 내리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습니다.

새누리당 8.9전당대회는 폭염과 올림픽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가 새누리당의 당 대표가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불법 선거와 더 지저분해진 계파 갈등을 주목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여당이니 불법을 자행하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치러져도 된다는 식으로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중앙선관위는 물론이고 새누리당 차원에서도 불법 선거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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