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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정계복귀가 사실상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손 전 고문은 7월 29일 전남 해남 문화원에서 있었던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에서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 드리겠다"며 정계 복귀를 시사했습니다. (관련기사:손학규 "더 물러설 데가 없다" 사실상 복귀 선언)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 복귀 시사는 4.13총선 이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총선 직후 4.19 기념일에 측근들과 참배를 마치고 회동을 하면서 "20대 국회에서 새판 짜기에 나설 것을 부탁한다"라며 마음을 단단히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새판 짜기를 계속 주장했던 손 전 고문은 '(서울에) 올라가겠다', '산속 기거를 마치고 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20일 지지자들에게는  "여러분께서 저에게 필요한 용기를 주셨다. 그 용기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드리겠다"라며 사실상의 정계 복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는 저서 출판과 함께 추석 이후가 될 예상입니다. 아마 출판 기념회를 겸한 공식적인 정계 복귀가 될 듯합니다.

'손학규의 정계 복귀를 누가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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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고문은 보수정당에서 진보적 성향을 보였던 모습, 정책과 슬로건의 세련됨 등을 통해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가 그를 원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총선 패배 직후 비대위원장으로 손학규 영입설이 제기됐습니다. 반기문 대항마, 비박계의 김무성외 대안 등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단지 2007년 한나라당 탈당 전력이 문제가 있지만, 파격적인 영입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손학규 전 고문 영입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총선 패배가 예상될 때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손 전 고문이 있는 강진까지 보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친문재인 그룹을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당은 창당 과정부터 손 전 고문의 참여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총선에서 수도권 지원 유세를 요청했고, 안철수 대표는 회동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총선 승리 이후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철수 대항마로 손학규 전 고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손학규 은퇴 번복, 토굴 정치의 한계를 보여줄 수도'

▲2014년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은 전남 강진 토굴(?)에서 칩거했다. ⓒ연합뉴스 캡처
▲2014년 보궐선거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은 전남 강진 토굴(?)에서 칩거했다. ⓒ연합뉴스 캡처


손학규 전 고문은 2008년, 2014년 두 번의 정계 은퇴를 했습니다. 2008년은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했다고 하지만 은퇴라고 보기도 합니다. 두 번의 정계 은퇴 때마다 손 전 고문은 농가주택, 토굴(?)등에서 칩거를 했습니다.

JTBC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는 손 전 고문의 토굴 칩거에 대해 “은퇴한 게 아니다”라며 “은퇴하면 나처럼 아파트에 산다. 좋은 이미지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즉, 이미지를 위한 토굴 칩거라는 주장입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서 손학규 전 고문을 원하는 이유는 당내 유력 주자의 대항마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견제를 위한 용병과 같은 역할을 원하는 모습입니다.

손 전 고문도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을 알기에 정계 은퇴보다는 잠시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면서 자신을 불러 주기만 기다립니다. 하지만 막상 복귀하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만약 그가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4.13 총선에 나와 지원 유세 등에 참여했어야 합니다. (손 전 고문은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약속과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해 선거지원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손학규, 총선 지원 유세 안해)


그 누구도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 은퇴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이 그의 복귀를 강력하게 원하는지도 불투명합니다. 정치인이 은퇴를 번복할 때마다 항상 내세우는 국민이 그의 정치 복귀 명분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냥 당내 계파 전쟁을 위해 복귀한다고 솔직히 말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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