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MBC 맞아? 서울과 대구의 전혀 다른 ‘사드 뉴스’

3211
대구MBC뺑소니1-min
▲ 7월 18일 대구MBC의 이브닝뉴스가 보도한 황교안 총리 탑승차 사고 뉴스 ⓒ대구MBC 캡처

지난 7월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탑승한 차가 경북 성주를 방문했다가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어린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5명이 탄 차량을 들이받고 떠났습니다. 서울MBC는 황교안 총리가 탑승한 차량의 사고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구MBC는 7월 18일 ‘이브닝뉴스 대구경북’에서 <총리 탑승차, 뺑소니냐 공무집행 방해냐?>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대구MBC는 ‘총리를 태운 차가 도로에 서 있던 성주 주민의 차와 부딪친 뒤 그대로 달아났다’면서 ‘뺑소니냐 공무집행 방해냐’는 논란을 다뤘습니다. 대구MBC는 사고 피해 주민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 발생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탄 차량을 총리 수행 경찰들이 곤봉을 휘둘러 유리창을 깼던 아찔한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대구MBC는 공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경찰의 주장과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사건을 투쟁위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함께 다뤘습니다.

‘서울MBC와 대구MBC의 전혀 다른 사드 뉴스’

서울대구MBC사드보도차이-min

황교안 총리 탑승차 사고 소식을 서울MBC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대구MBC는 보도한 사례처럼 서울MBC와 대구MBC의 사드 배치 관련 뉴스는 전혀 달랐습니다.

지난 7월 13일 서울MBC는 <사드 레이더 불임 유발? “전자파 주민 피해 근거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MBC는 ‘전자파로 성주군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국방부의 설명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대구MBC는 같은 국방부 설명을 보도하면서도 ‘안전한 무기체계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7월 15일 황교안 총리가 성주를 방문하자 성주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서울MBC는 <계란·물병 투척 몸싸움, 철회만 요구…성주 ‘과격 시위>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일부는 복면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구MBC는 ‘황 총리의 설명에 격분해 일부 주민들은 물병과 계란을 던지는 등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거세게 항의’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똑같은 사건이지만 서울MBC는 ‘과격 시위’로 대구MBC는 ‘성난 민심의 항의’로 각기 다르게 보도됐습니다.

7월 18일 서울MBC는 괌 사드 포대 공개 소식을 전하면서 ‘전자파 ‘미미’ 일상생활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구MBC는 <일본 사드 레이더 기지.. 피해와 불안>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레이더 기지 현장 취재 소식을 전했습니다. 대구MBC는 일본 교가미사키 주민들의 소음 피해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전자파 수치에 대한 주민들의 의혹 등을 보도했습니다.

서울MBC가 정부의 입장과 설명을 그대로 인용하는 보도 행태였다면, 대구MBC는 현장 취재와 검증을 통해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성주 민심 왜곡, 언론 성주 시위 종북으로 몰기도’ 

대구MBC사드중앙언론종북세력1-min
▲일부 중앙언론이 성주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고 보도한 대구MBC 뉴스데스크 ⓒ대구MBC 캡처

요새 성주 주민들은 대구MBC마저 없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중앙 언론이 성주의 사드 배치 반대 소식을 전하면서 왜곡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MBC는 ‘언론이 지역주민을 더 힘들게 한다’면서 ‘외부 세력의 도움을 받았다거나 심지어 종북세력의 시위로 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성주 주민들과 대구MBC가 지적하는 언론의 행태는 다른 언론보다 서울MBC가 더 심합니다. 서울MBC는 7월 19일 <성주 사드 배치 반대시위에 외부 인사 참여 확인> 소식을 통해 ‘옛 통진당 출신 등 외부 인사 10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MBC는 <황 총리 “사드 괴담 단호대처, 국회 동의는 불필요> 소식을 전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MBC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서울MBC는 반대 시위를 ‘종북’과 ‘엄정 대응’이라는 전형적인 보수 언론과 정부의 탄압 방식을 그대로 보도합니다. 이를 보는 성주 주민 입장에서는 언론의 왜곡이 얼마나 심한지 절실히 깨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호, 추락하는 MBC뉴스 네트워크 붕괴조짐’

이상호MBC-min
▲이상호 전 MBC 기자가 올린 페이스북 글 ⓒ이상호 기자 페이스북 캡처

대구MBC가 서울MBC와 다른 보도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이상호 전 MBC기자는 페이스북에 ‘대구MBC가 서울MBC의 보신주의와 무능한 뉴스편집권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나선 의미 있는 사건으로 언론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 오보 사태가 청와대 언론통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MBC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도 목포MBC 기자들이 본 것은 구조작업을 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도는 해경과 헬기였습니다. 목포MBC 기자들은 즉시 MBC전국부에 ‘학생 전원구조’는 오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지만, 서울MBC는 중앙재난대책본부가 발표한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그대로 보도했습니다.(관련기사:2014년 4월 16일, 그날 언론과 박근혜는 무엇을 했는가?)

이상호 기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향력과 신뢰도 측면에서 끝없이 추락 중인 MBC 뉴스의 네트워크 시스템 자체가 안으로부터 붕괴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지역 MBC와 서울MBC와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서울MBC와 대구MBC의 보도를 보면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검증이 서울MBC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은 정부와 국방부의 말을 전달하고 포장하는 홍보 대행사를 원하지 않습니다. 홍보와 왜곡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언론사가 있는 한 사드 배치의 위험성은 그대로 묻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