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더민주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 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에 더민주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 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이 더민주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7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분한 관심과 격려, 애정 어린 조언과 걱정에 귀 기울이며 숙고한 결과 불출마를 결정했습니다.'라며 당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시장은 '제가 아직 대한민국 제1 야당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현실에 충실하며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라며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프레시안이 7월 10일 실시한 더민주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2.7%의 지지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10.5%의 추미애 의원과 10.3%의 지지를 받은 송영길 의원보다 높았습니다. (관련기사:[여론조사] 더민주 당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1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당대표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왜 불출마를 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시장과 당대표 병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현직 시장으로 당대표에 당선됐을 때입니다. 현직 지자체장이 더민주라는 정당의 당대표가 되는 부분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업무와 정치적 책임감은 두 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정당의 대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당의 공식적인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성남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시정을 돌봐야 하는 시장이 더민주 당사에 가 있는 모습은 성남시민에게도 그리 환영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광화문 단식 농성 중에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만난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처
▲광화문 단식 농성 중에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만난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6월에 광화문에서 농성하면서 업무를 봤던 사례처럼 당대표 업무도 함께 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방자치라는 대의명분이 있었고, 오로지 성남시 업무만 봤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팟짱 인터뷰>에서 "진짜 당선된 경우에는 '양립 가능하냐'고 당연히 논쟁이 벌어지겠죠. 저는 양립 가능하다고 봤는데, 그 지적이 일리가 있더라고요."라며 현실적으로 당대표와 성남시장 업무를 병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직을 사퇴하는 모습도 이재명 시장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처럼 현직 지자체장이 사퇴를 하고 선거에 나올 경우 여론은 비판적이었습니다.

당대표가 정치적 발언을 해야 하는 부분도 정치적 부담감으로 다가옵니다. 아무리 이재명 성남시장이 돌직구를 날리는 인물이라고 해도 당대표의 발언이 주는 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의 발언이 당대표로서의 발언인지, 성남시장으로서의 발언인지 따지기도 모호한 상황이 벌어지면, 정치적 메시지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대표를 사퇴해야'

이재명 성남시장의 당대표 불출마 이유 중의 하나는 더민주의 당헌 때문입니다. 만약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당대표직을 2016년 12월 20일 이전에는 사퇴해야 합니다.






제25조(당대표와 대표위원의 선출과 임기)
⑥당대표 및 대표위원의 임기는 다음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로 한다. 다만, 당대표 및 대표위원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하여야 한다.


더민주의 당헌 제25조 6항을 보면 당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대통령 선거일 전 1년, 즉 2016년 12월에는 사퇴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잠재적 대권 주자라고 부를 수 있는 문재인,박원순,안희정,김부겸 등은 아예 당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선 후보와 연합할 수 있는 당권 주자라고 볼 수 있는 추미애, 송영길, 이종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겨레 정치BAR>에서 '내년 대선 경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시장은 '국민들이 대선경선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대선 후보는 누가 어떻게 나올지, 또는 누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넓은 길을 놔두고 굳이 몇 개월짜리 임시 당대표직에 나올 필요는 없었다고 봅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당대표 불출마가 아쉬운 이유'

▲이재명 성남시장이 트위터에서 했던 당대표 후보 출마 투표 ⓒ이재명 성남시장 트위터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이 트위터에서 했던 당대표 후보 출마 투표 ⓒ이재명 성남시장 트위터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7월 8일 트위터에서 자체 당대표 후보 출마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7,252표 중 5,366표인 74%가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엄청난 지지라고 봐야 합니다.

이 시장의 당대표 후보 출마를 사람들이 지지했다는 부분은 더민주의 8.27전당대회를 흥행으로 이끌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후보로 나와 많은 사람들이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당대표에 출마하는 사례를 만들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당대표와 대선 후보로 손꼽는 이유는 거칠 없는 그의 전투 본능에 있습니다. 모호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거침없는 발언과 행동,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속 시원함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야당에 야성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에게는 든든할 수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서울 시정에만 가둬두려 하지 말라"고 밝혔습니다. 간접적인 대선 출마와 행보를 시사합니다. 박원순, 이재명, 안희정과 같은 지자체장들이 대권을 꿈꾸는 이유는 지자체장으로 중앙정부의 독단과 실패를 눈으로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야당 지지자들은 다양한 후보가 내년 대선 경선에 나오는 모습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수많은 대선 후보가 다양한 방식으로 경선에서 자신들의 실력과 능력을 보여준다면 대선 흥행이 벌어질 것이고, 이는 정권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벌써 내년 대선 경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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