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질의 도중 질의를 방해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언쟁이 벌어져 결국 정회되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5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질의 도중 질의를 방해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언쟁이 벌어져 결국 정회되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여야 의원들의 말싸움으로 국회가 정회됐습니다. 7월 5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황교안 총리를 상대로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김동철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황 총리를 감싸면서 김 의원을 비난했습니다.

김동철 의원은 "질문할 거니깐 간섭하지 말라 말이야,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라며 소리쳤고,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어디서 반말하시나"라며 큰소리가 오갔습니다.

김동철 의원이 다시 황교안 총리에게 질문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방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총리의 부하직원이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야"라며 비난했고, 이장우 의원은 "사과하세요, 사과하기 전엔 (질문) 하지 마세요"라고 요구했습니다.
(관련기사:새누리당 방해에 김동철 발끈, 대정부질문 파행)

국회에서 벌어진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과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언론들은 20대 국회도 파행됐다며 국회의원들을 비난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누구 잘잘못이 더 크냐는 댓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 이장우 의원이 그동안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 다른 동료 의원의 발언을 방해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막말대마왕이장우의원

'김재연 의원 발언에 '김일성 주의'

●2013년 11월 21일 19대 정기국회. 국회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 김재연 의원 질의 시간

◯김재연 의원: 일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대변하겠다는 것은 1% 특권세력에게 쏠려 있는 정치권력을 99%가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통합진보당은 일하는 사람, 민중을 위한 정당임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노동자, 농민, 중소상공인, 땀 흘려 일하는 이 땅의 민중들의 이익을 대변할 것입니다. 소수 특권세력의 부당한 특권에 맞서 비타협적으로 싸울 것입니다. 이것이 위헌이라면 그것은 헌법을 고쳐야 합니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이장우 의원 의석에서 ― 그게 김일성 주의인 거야, 그게)
(◯이장우 의원 의석에서 ― 민주당은 통진당 대변하는 거예요, 지금?)
(◯김상희 의원 의석에서 ― 무슨 소리예요,지금?)
( ‘김일성주의’ 사과하세요! 하는 의원 있음)
잠시 멈추겠습니다.
이장우 의원님 사과하십시오.
(◯이장우 의원 의석에서 ― 왜 사과를 해요?)
(◯김상희 의원 의석에서 ― 어제도 말 함부로 하더니 그것을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동료 의원한테?)
(◯이장우 의원 의석에서 ― 민주당은 그러면 그것을 대변하는 거예요, 그것을?)

'이상규 의원 발언에 '종북세력'

●2013년 8월 19일.
▶국정원 댓글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이장우 위원:...... 지금 종북세력이나 북한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뭡니까? 밖에서 이 체제를 흔들고, 우리 박근혜정부를 흔들어서 어떻게라도 정치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는 민주당의 이런 목적들을 이 국정조사장에서 하면 안 됩니다.
◯이상규 위원: 반대하는 것도 다 종북입니까?
◯김태흠 위원: 그만해!
◯조명철 위원: 조용히 해!
◯이상규 위원: 반대하는 것도 다 종북입니까?
◯김태흠 위원: 종북 얘기만 나오면 다 저렇게 말하네……
◯이장우 위원: 종북 얘기 할 때 반론하시는 분은 종북세력의 한 분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기정 의원 가리켜 '폭력의원'

●2013년 8월 19일.
▶국정원 댓글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증인 강기정: 공공기관, 공익…… 공무원․민간인 사찰 같은 것이 문제지, 공익을 위해서 감시하는 것이 왜 문제입니까? 그런 정도 말씀드리고요.
◯이장우 위원: 2008년도 국회 폭력사태 그런 거나 얘기하세요, 좀 제대로.
◯증인 강기정: 그 정도 말씀드리고, 아무튼 국민들은 많이 분노하고 있을 테니까 많이들 반성하시고, 증인들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많이 반성하시기를 바랍니다.이상입니다.
◯이장우 위원: 위원장님, 사회 좀 잘 보세요

'정청래 의원, 이장우는 '막말 대마왕' 

●2013년 8월 19일.
▶국정원 댓글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이장우 위원: 위원장님, 장내 뒤에 있는 분들 퇴장을 시키시든지……
◯정청래 위원: 의사진행발언권 없잖아, 이장우 위원! 조용히 좀 해, 권성동 간사 말 좀 하게.

◯정청래 위원: 제가 발언할 때는 부탁컨대, 제가 짧게 할 테니까 잠자코……
◯이장우 위원: 정청래 위원이나 잘 하셔.
◯정청래 위원: 이장우 위원, 부탁하는 중에 또 끼어들어서 막말합니까? 남의 말을 막는 말을 ‘막말’이라고 그래요 

자, 제가 합리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이번 국조특위의 목적은 매우 간단합니다. 진실을 알자는 겁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증인채택 협상도 하고 그리고 여기에서 선서도 하고 또 질의도 하고 답변도 하는 겁니다. 간단합니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저희 민주당 야당 측의 노력에새누리당이 계속 찬물을 끼얹는 겁니다. 그리고 막말을 하면서 막말한다고 막말을 하고 있어요,
막말 대마왕들이.

자, 예를 들어 봅시다.
새누리당 위원들은 ‘떼거지로 몰려와서 증인들,범인들 공범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국선변호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떼거지로 몰려와서’ 이렇게 얘기하면 좋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서로 기분 좋지 않은 말은, 특히 이장우․김태흠․김진태 위원은 좀 자제해주시고, 여기는 국기문란, 헌정질서 파괴를 했던 그런 여러 가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이나 허위 수사발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자리입니다. 그런 만큼 진실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세력들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제안하겠습니다.
◯이장우 위원: 앞뒤가 안 맞는 분이야……
◯정청래 위원: 이장우 위원 또 막말하네요. 남의 말을 또 막아요

◯정청래 위원: 새누리당 위원님들, 걸핏하면 집단퇴장 하지 마시고 제 의사진행발언도 좀 듣고 가세요.
◯이장우 위원: (퇴장하면서) 들을 가치가 있어야 듣지!

앞서 여러 국회 회의록을 보면 이장우 의원은 다른 국회의원의 발언 시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정청래 의원은 이를 가리켜 남의 말을 막는 말이라 '막말'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5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질의 도중 질의를 방해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언쟁이 벌어져 결국 정회되었다. 사회를 보던 박주선 부의장의 요청으로 연단에 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김동철 의원이 질의 방해를 항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5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질의 도중 질의를 방해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언쟁이 벌어져 결국 정회되었다. 사회를 보던 박주선 부의장의 요청으로 연단에 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김동철 의원이 질의 방해를 항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언쟁은 가능하지만, 어그로는 안돼'

국회의원은 서로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법을 통과시키면서 각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토론이나 언쟁이 아닌 '어그로'를 하는 행위입니다. ('어그로'는 온라인에서 관심이나 재미를 목적으로 의도적인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말함)

쉽게 예를 들어 국회 국정원 댓글 행위에 관한 국정 조사를 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방해를 해서는 안됩니다.

언론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막말'을 자극적으로 보도합니다. 함부로 나오는 말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왜 의도적으로 저런 발언을 했는지 그 과정 또한 제대로 보도해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싸울 수는 있지만, 입법 기관으로서의 활동을 방해하는 '어그로' 행위는 중단시키거나 처벌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함부로 하는 '막말'을 하지 않습니다. 권력 집단의 이익을 비판하는 의정활동을 막는 치밀한 '막말'을 합니다.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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