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조폭택시요금01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교통수단이 렌터카와 택시입니다. 제주가 아무리 관광도시라 해도 서울처럼 대중 교통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운전이 가능하거나 여유가 되는 사람은 렌트카를, 길을 모르거나 버스편이 여의치 않으면 택시를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늘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제주 공항에서 택시 승강장을 들어서면서부터 '어디 가세요?','서귀포 싸게 해 드릴께요'라는 호객행위를 목격합니다. 이런 택시를 타서 제대로 요금을 지불하고 편안하고 기분 좋게 목적지에 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제주공항 택시조직 사건을 다룬 KBS 뉴스 출처:KBS 9시 뉴스 화면 갈무리
▲ 제주공항 택시조직 사건을 다룬 KBS 뉴스 출처:KBS 9시 뉴스 화면 갈무리


얼마 전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 공항에서 조직적으로 택시 영업을 해온 '좋은 사람들'이라는 조직을 적발했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직조직폭력배인 김씨는 2003년부터 동료 택시 기사들과 제주도지역 조폭까지 구성원으로 가입시킨 '좋은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조직했습니다.

이들은 조직원들의 택시 20여 대와 조직에 동조하는 택시 60여 대외에는 제주 공항에서 장거리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조직에 반발하는 제주 공항 내 다른 택시에는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고, 이런 독점을 통해 장거리 승객들에게 연간 수천만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습니다.

특히, 이들은 다른 기사와 다툴 때 도와준다는 행동강령을 만들고, 가입비와, 월 회비를 받아 조직을 관리, 유지해왔습니다. 폭력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될 경우, 조직에서 합의금이나 벌금을 회비에서 내주는 방법으로, 폭력을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18일 '좋은 사람들'을 결성하고 운영한 김씨를 비롯한 2명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1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제주공항 택시 조직원 2명에게 폭행을 당한 40대 택시기사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제주공항 택시 조직원 2명에게 폭행을 당한 40대 택시기사 <사진제공=제주지방경찰청>


제주 공항을 장악했던 택시조직원들이 구속됨으로 이 사건이 끝났으니, 이제 제주도에는 택시에 대한 문제가 없어졌을까요?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김경선 판사는 업무상횡령과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법률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현직 회장 K씨(47)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출처:5월1일 제주의 소리)』

조직적으로 폭력과 불법 영업을 해온 택시조직의 전·현직 두목 모두가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무려 10년간 제주 공항을 장악해 폭력과 부당이익으로 수천만 원을 벌었던 택시조직의 두목들이 풀려난 것입니다. 왜일까요?

『김경선 판사는 "피고들은 다른 택시기사를 조직적으로 배제해 장거리운행 손님을 확보하려 했다"며 "관광도시 제주의 첫관문에서 이미지를 흐리게 한 점에서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이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조직을 해체한 점, 피고인들이 부양할 가족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출처:5월1일 제주의 소리)』

판사는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 점에서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해놓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조직을 해체한 점을 들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앞서 이 조직이 폭력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될 경우 조직에서 합의금이나 벌금을 내주는 행동강령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합의를 한 것은 조직이 행동강령에 따라 사후조치를 해준 것이고, 조직이야 말로만 해체하고 다른 사람을 내세운 친목단체로 둔갑시키면 끝입니다.

결국, 제주공항을 장악했던 택시조직원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나 지금도 택시를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 제주 관광객 증가를 다룬 KBS 뉴스,출처:KBS 9시 뉴스 화면 갈무리
▲ 제주 관광객 증가를 다룬 KBS 뉴스,출처:KBS 9시 뉴스 화면 갈무리


방송과 제주도청은 수차례 제주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제주도의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주를 찾은 사람들 대부분이 자연은 아름다움을 대부분 인정하지만, 숙박,교통.쇼핑 등 부가적이면서 관광산업에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습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택시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제주에 사는 저도 가끔 황당한 경우를 당합니다. 공항에 가는데 미터기를 작동해놓고는 미터기에 나온 요금보다 더 많은 요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원래 제주 지역사람들은 공항을 이용할 때는 대부분 택시를 이용합니다. 육지에 며칠씩 있다고 오는데 차를 비싼 공항 주차장에 놓기도 난감하고, 제주 시내에 주차해놓아도 다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제주도민들이 공항 가는 택시를 부를 경우, 정해진 요금은 미터기 요금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는 것으로 합의해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요금이 과연 저렴할까요? 제가 수십 번 공항을 이용하면서 느꼈지만, 거의 비슷하거나 어떨 때는 오히려 미터기 요금이 더 저렴한데도, 정해놓은 요금을 다 받습니다.

제가 전에 살던 곳은 지금보다 공항에서 더 멀었는데 25,000원을 받았고, 지금은 공항보다 더 가까운데도 25,000원을 받습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공항에서 올 때도 남자가 타면 미터요금을 받고 (제주공항에서 오는 것은 지역 콜택시가 아니므로 대부분 미터기로 요금 계산을 합니다.) 23,000원이 나왔는데도 2만 원하고 5천 원짜리를 주면 거스름돈을 주지 않고 그냥 가버립니다.

제주에 살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육지에 갈 일이 많은 저에게 누군가 택시를 타도 바가지 안쓰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아니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택시를 이용하려고 택시승강장으로 가는 모습 출처:KBS 뉴스 화면 갈무리.
▲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택시를 이용하려고 택시승강장으로 가는 모습 출처:KBS 뉴스 화면 갈무리.


이런 무분별한 택시요금은 제주 관광 발전이나 이미지를 망친다는 생각에, 제주도청 교통항공과에 전화했습니다. 저는 이런 일들이 있으니 도청차원에서 계도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무조건 신고부터 하랍니다.

제주는 좁은 지역 사회이기에 함부로 신고하면 진짜 집에까지 쳐들어옵니다. 그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앞서 말한 택시조직원들이 아닌 일반 택시 기사이기에, 신고보다는 계도를 통해 제주지역이 스스로 변화되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입니다. 제주를 아끼는 제주도민으로 말했지만, 제주도청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1년에 1회에 열리는 택시 기사 교육 시간에 불법택시 영업 금지 안내 이외에는 제주도청이 지금 택시 기사들의 서비스 향상이나 관광 인프라를 위해 노력하는 개선방안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브랜드 택시를 만들기 위해 외형을 치장하는 일에 도비 7억 원을 지원해주고는 있습니다.

세계 어디나 택시요금이 비싸고 이 때문에 시시비비는 늘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관광으로 연 수입 수천억 원을 올리고 있다고 자랑하는 제주도가 악명 높은 택시로 보이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어떤 이는 왜 자꾸 제주도를 비판하느냐고 합니다. 저는 제주에 살기에 누구보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로 놀러 오라고 권합니다. 아예 제주에서 살면 너무 좋다고 자랑을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제주도의 잘못된 점을 감추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잘못된 것, 고쳐야 할 것을 개선하면 지금보다 살기 좋고, 다시 찾고 싶은 제주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도시는 이미지로 먹고삽니다. 다시 찾고 싶은 제주도가 아니라, 제주로 여행가느니 차라리 동남아시아 가는 게 낫다는 말을 지금도 종종 듣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뛰어난 자연환경을 지닌 땅입니다. 그 땅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제주도청은 물론이고, 제주도민과 관광종사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의무이고, 소비자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합당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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