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강정마을제주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는 강정마을에 육지에서 온 시위진압 경찰이 어제 새벽부터 들이닥쳤습니다. 경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를 몰아내고 연행하면서 공사장 외곽 펜스 설치를 모두 마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고유기.홍기룡 군사기지 저지 범대위 집행위원장, 배기철 주민자치연대 대표, 부장원 민주노총 조직부장, 이강서.한석호 신부, 대학생 13명, 주민 4명 등 총 35명을 연행했습니다.

fixed제주강정마을01지금 강정마을은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처럼 모든 도로가 봉쇄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공항 리무진 버스조차 도로를 우회하는 상황입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모습에서 지금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해군기지 건설이 왜 주민과 국민의 심각한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줍니다.

저는 제주해군기지건설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습니다. '대양 해군'을 표방했던 참여정부의 국방정책을 찬성했던 사람으로 해군기지 건설은 시대의 흐름으로는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보여주는 비민주적인 절차입니다.

초기 참여정부가 의도한 정책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질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일단 공사를 중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초기 계획과 전혀 달라진 건설 강행 문제점,환경 재평가, 절차상의 오류를 심각하게 재검토하고, 주민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와 국방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해도 타당성 있는 조사와 계획,이에 따른 민주적인 절차와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정당성이 없는 독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강정마을에서 일단 중단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제주강정마을02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하기 위해서 실시되는 문화재 지표 조사 결과,해군기지 정문과 중덕 삼거리를 중심으로 청동기시대 후기에서부터 기원 직후인 탐라국 성립시기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 수혈식 집자리(움집터)와 주혈식 소토유구(燒土遺構ㆍ불에 탄 흙이 쌓여 있는 흔적) 등의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사 원문 출처: 제주의 소리)

현행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5조2항에 따르면 문화재가 발굴되면 시행자는 즉시 공사를 중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공사를 중단과 동시에 발굴되는 유물을 보존하고 보고한 후에 문화재청장과 협의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매장문화재보호및조사에_관한_법률012011년 1월28일 이명박 대통령의 인가를 받고 대통령령으로 시행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금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은 반드시 문화재청장과 협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문화재청장은 매장문화재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지만, 이런 법이 제주해군 기지 건설 현장에서 과연 지켜질지 모두가 의심, 아니 아예 기대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주해군기지청동기유물01청동기 시대 유물은 쉽게 발견되는 유물이 아닙니다. 특히 제주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탐라국 기원 무렵의 유적은 제주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이런 중요한 유물이 지표조사가 끝난 후에 대부분 옮겨지거나 다시 매몰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저는 역사 시간에 유물은 그 자리에 보존되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특히 선사시대 유적과 같은 유물은 그 지역에 보존됨으로 역사적 가치와 효용성이 극대화됩니다. 유물은 어디서 재생산될 수 없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규모 공사 현장에서는 반드시 매장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도록 법령을 공포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왜 꼭 강정마을이어야 합니까? 지금은 공사가 완전히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문화재 조사를 심도깊게 실시해야 합니다.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건설을 사람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 이미지를 유심히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fixed제주강정마을자연환경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될 강정마을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 시대 유물이 분포된 역사 유적지이며,거대한 용암 바위 구럼비가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붉은밥 말똥게와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지가 있으며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올레7코스가 있습니다.

돌고래가 뛰노는 이 강정마을의 자연환경을 보면 해군기지가 아니라 대대로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중요한 자연환경 문화유산입니다. 그래서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자 1등급 경관보전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을 막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도저히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천연의 자연이 살아 숨쉬고 역사가 존재하는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합니까?

만약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어도 지금처럼 저 수많은 역사유물과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이 살아 숨쉬고 돌고래떼가 강정 앞바다에 노닐 수 있다면 저는 찬성하겠습니다.

"아버지.책에서 보니 제주 강정마을에는 청동기 시대 유물과 탐라국 유적,구럼비 해안,붉은발 말똥게,연산호라는 천연기념물이 있었는데 왜 지금은 없나요?"

"응 너희 할아버지가 해군기지 만든다고 모두 쓸어 버렸단다. 아주 장하신 분이시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사람들은 꼭 해군기지 앞에 이름을 적어서 문 앞에 새겨 놓으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자랑스러운 조상이 될지는 당신의 후손이 판단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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