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평양 방문하면 대통령 당선된다는 반기문 집권시나리오

2016년 5월 31일

평양 방문하면 대통령 당선된다는 반기문 집권시나리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5박 6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반기문 총장의 한국 방문은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반기문 총장이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공식(?) 발언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언론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행보와 발언은 며칠 동안 언론사와 방송의 톱뉴스였습니다.

반기문 총장이 2017년 한국 대선에 출마하려고 하는지, 만약 한다면 대선에 UN사무총장이 출마할 수 있는지, 그가 대선주자의 자격과 집권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지 정리해봤습니다.

‘이러고도 대선 출마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기름장어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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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은 5월 25일 제주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력하게 보여준 발언이었습니다.

5월 28일 반기문 총장은 김종필 전 총리의 자택을 방문해 비공개 면담을 합니다. 충청권의 대부였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만난다는 것은 충청권 대망론의 구체적인 행보였습니다. 이후 반 총장은 고 건, 노신영, 이현재, 한승수 전 총리 등 전직 총리와 충북 출신 신경식 헌정회장 (충북 청원 4선 의원),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그리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등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정치 원로와 재계,언론계 등 대선에 필요한 사람들을 만났다고 봐야 합니다.

반기문 총장은 다음 날인 5월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광린 새누리당 의원을 만났습니다. 경주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는 황교안 총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친박계 김정재, 김석기 당선자를 만났습니다. 새누리당과 친박계 인물을 만남으로 ‘새누리당 차기 대선 주자’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유엔 NGO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중에 있다면서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아프리카에 알리는 일에 전념하고 계신다’는 말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긍정적인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박 6일간의 반기문 총장의 방한 행보와 발언을 보면 전형적인 대선 출마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 행사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과대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 자제해 주시면 좋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오해할 행동과 발언을 해놓고 마지막에는 대권도전이 아니라는 ‘기름 장어'(언론의 질문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고 해서 얻은 별명)다운 말을 하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역대 UN사무총장 대권 출마 가능, 그러나 2017년은 너무 성급하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권 출마에 대해 가능하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많습니다. UN사무총장 자리가 어떤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국제분쟁 조정과 중재 등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무총장에 대한 규정 등 때문에 대선 출마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론만 내리면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권 출마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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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UN사무총장은 반기문 현 총장까지 총 8명이었습니다. 그중 대권에 도전한 사람은 4대 사무총장인 쿠르트 발트하임과 5대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도 등 2명이었습니다.

4대 사무총장이었던 오스트리아 국적의 쿠르트 발트하임은 1972년 1월 1일부터 1981년 12월 31일까지 재임했습니다. 원래 3선에 도전했던 쿠르트 발트하임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되자,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대통령 출마를 결심합니다. 쿠르트 발트하임은 5년 뒤인 1986년 오스트리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1992년 7월 퇴임했습니다. 쿠르트 발트하임은 독일군 장교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력 때문에 재임 기간에 미국 등을 방문하지 못했고, 외교 문제에서도 손해를 끼치기도 했습니다.

쿠르트 발트하임의 후임자였던 5대 UN사무총장이었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도 고국이었던 페루에서 대통령 출마를 결심합니다. 4년 뒤인 1995년 ‘페루연합당’ 후보로 페루 대선에 출마했지만 ‘연합신당 캄비오90’의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배합니다. 2000년 알베르토 후비모리가 장기 집권 욕망으로 실각하고 발렌티 파니아과가 임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발렌티 파니아과는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를 국무총리로 지명하고 그는 8개월 동안 총리로 재임했습니다.

반기문 총장을 제외한 7명의 UN사무총장 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스웨덴 출신의 2대 다그 함마르셀트를 제외하면 6명 중 2명이 대권에 도전했습니다. 반 총장도 충분히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2016년 퇴임하고 2017년 대선에 도전하는 모습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UN사무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얻은 정보 등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거센 반발은 피할 수가 없을 듯합니다.

‘배신자라는 낙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반기문 사무총장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나올 가장 큰 비판은 ‘배신자’라는 과거의 행적입니다. 반기문 총장은 하버드 대학에 연수 중이던 1985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내 동향을 국내에 보고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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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부가 1985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상회담 언론발표문에 미국 측의 ‘호헌 조치 공개 지지’를 담도록 협상할 것을 지시하는 문서(왼쪽)와 정상회담 전날 폴 월포위츠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원경 외무장관의 호헌 지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화록이 담긴 문서(오른쪽) ⓒ 경향신문, 외교부

1985년 미국에 망명 중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을 결심하자 미국 내 인사 130여 명이 전두환에게 안전귀국 보장을 요청하는 연명서한을 보냅니다. 당시 유병현 주미대사는 하버드대에 연수 중이었던 반기문 참사관이 교수에게서 들은 사실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반기문 총장이 교수에게 들은 사실을 굳이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릴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반 총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실린 하버드대 학보 기사를 보내는 등 지속해서 김 전 대통령의 동향을 보고 했습니다. 이 말은 반정부 인사 동향을 파악하는 프락치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을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기문 총장을 청와대 외교보과관으로 발탁해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해 UN사무총장에 될 수 있게 한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지만, 추모 영상 메시지조차 보내지 않은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기문 총장님, 당신의 신의를 보여주세요. 
“노 대통령 자신이 들인 공 때문에 이뤄진 일이라, 생색이라도 낼 법한데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나 부처에도 같은 당부를 했습니다. 심지어는 KBS가 제안한 축하 <열린음악회>조차도 정부가 함께 하지 말도록 홍보수석실에 당부했습니다. 한 참모가 “이런 내막을 알려야 하는데..”라고 아쉬워 하자 대통령은 “쓸데 없는 소리, 반기문 총장이 잘 됐으면 된 거고, 반기문 총장에게 영광을 돌려라. 기분 좋다”고만 하셨습니다. 흥이 나서 술도 한잔 하셨습니다.

그랬던 노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저는 당시 봉하에서 국민장과 안장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쪽에서 절차를 밟아 아주 정중하게 반 총장의 추모 영상메시지를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받지 못했습니다. 서면으로라도 추모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역시 받지 못했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당연직으로 맡는 국민장의위원회 고문을 맡는 것도 어렵게 수락을 받았습니다.

속으론 뜻밖이었고 당황스러웠고, 솔직히 유감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에게도 급작스런 일이라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는 노 대통령 서거 후에 한국을 두 번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노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 역시 바쁜 일정 탓으로 이해하려 합니다.”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반기문 총장이 과거에 보여준 모습은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주장처럼 ‘신의’와 ‘도리’를 저버린 행동입니다. 과연 반기문 총장이 나중에 대선에 출마했을 때 이런 비판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반기문 집권 시나리오, 다음은 북한 방문인가?’

대권 주자로 주목을 받고 스스로 대권 행보를 보이는 반기문 총장의 집권 시나리오 전략은 어떻게 될까요? 반기문 총장의 집권 시나리오의 다음 행보가 북한 방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제가 1년 반 전에 반기문 총장의 이야기를 맨 먼저 방송에 나가서 한 바가 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통령에 나오려는 것도 반, 나오지 않는 것도 반, 여권을 택하는 것도 반, 야권을 택하는 것도 반, 그래서 반 총장이다, 제가 그 이야기도 했는데요. 또 사실 저에게도 많은 접촉이 있었습니다. 그 접촉의 루트가 3개 그룹이었는데 충청포럼, 그리고 전직 외교관,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분들이 제안한 것은 뉴 DJP연합을 통해서 호남과 충청권이 연대하자, 그리고 경선을 할 경우에는 새누리당은 굉장히 짜여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경선을 하면 뉴 DJP연합을 통해서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기문 총장은 대북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진보적 접근을 했고, 햇볕정책 지지자이기 때문에 임기 1년을 남겨놓고 평양을 가서 마치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김정일 회담처럼 반기문, 김정은 회담을 통해서 전 세계의 뉴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고 하면 반기문 효과가 극대화 되어서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진다,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때 아직도 2년 7개월이 남았는데 만약 반기문 총장이 반반인데 대통령에 안 나오거나 새누리당으로 가버리면 우리 민주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그래서 좀 기다려보자고 했던 건데 이번에 와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또 여권이 저렇게 무너져버리니까 그쪽을 택하는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5월 30일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5월 30일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충청포럼,전직 외교관, 기독교 인사들이 찾아와 뉴 DJP연합을 통한 호남과 충청권의 연대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반기문 총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 회담하면 반기문 효과가 극대화돼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기문 측근들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했던 말은 사실 가능성이 높은 얘기들입니다. 뉴 DJP 연합을 통한 호남과 충청권의 연대는 안철수 대표의 거취가 남았지만, 국민의 당 입장에서는 유리한 카드 중의 하나입니다. 여기에 평양 방문을 통한 남북 관계의 개선은 박근혜 정권의 대북 정책 실패 등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홍보 수단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그러나 홍보 수단과 진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 정책은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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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의 한국 방문 중에 벌어진 취재 열기와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UN Photo/Mark Garten,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는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괜찮은 카드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친박과 비박을 합칠 수 있고,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호남과 충청을 합쳐 제3 지대에서의 보수 및 중도 세력을 규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 카드를 단순히 대권 주자로 보는 것과 전반적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리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치 세력들이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리인을 앉히는 순간,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은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일본 출신 사무총장이 임기를 남기고 일본에 가서 노골적인 대통령 출마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면 한국 언론들은 다들 손가락질하고 난리 났겠죠?’라며 임기 중에 반기문 사무총장의 행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대선 주자들을 봤습니다. 그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선거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언론과 정치권의 무분별한 반기문 띄우기는 평양 방문 한 번 하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집권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세계 속 한국은 레벨이 훨씬 더 낮다. 그런 면에서 언론의 역할, 국민을 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민을 계도 대상으로 보는 대통령보다 국민의 명령에 따르는 대통령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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