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팬티 몰래 입는 아들.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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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기 전 요돌군을 보다가 아빠가 어이가 없어 쳐다보고 있습니다. 요돌군이 입고 있는 팬티는 아빠 팬티입니다. 덩치가 또래 아이보다 커진 요돌군은 이제 초등학생 팬티는 작아서 입지 못합니다. 중고생용 팬티를 입어야 합니다. 엄마가 빨래해서 입을만한 팬티가 없으면 아빠 팬티를 입습니다. 약간 크지만, 입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아들이 아빠 팬티를 입는 게 무슨 큰일이겠습니까? 문제는 아빠 팬티를 반반지처럼 생각하는지 샤워하고 나오면 팬티만 입고 집 안을 다닙니다.

엄마는 매번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요돌군에게 옷 좀 입으라고 합니다. 남자 형제 사이에서 자란 아빠는 ‘뭐가 어때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코 밑이 시커멓고 덩치는 산만한 남자아이가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징그럽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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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5학년 요돌군의 키와 몸무게는 이미 엄마를 추월했습니다. 같이 서 있으면 오히려 엄마가 작아 보입니다. 요새 부쩍 엄마에게 대들기도 합니다. 가끔 아빠가 전화를 하면 엄마는 하소연을 합니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요돌군이 버럭 화를 내’

엄마는 요돌군에게 이미 사춘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로서 이미 사춘기가 된 것은 맞습니다. 아빠만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샤워할 때마다 씻겨달라고 했던 아이가 이제는 혼자 씻는다고 합니다. 아빠는 남자니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엄마는 ‘얘가 왜 그러지?’라고 의아해합니다.

부쩍 외모에도 신경을 씁니다. 자기 나름대로 머리 매만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눈까지 오는 머리를 자르지 못하게 합니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를 때면 표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총선 취재 때문에 아빠가 40일 만에 집에 왔더니 귀엽던 초딩이 중딩으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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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남자가 되는 요돌군, 그러나 동생 에순양하고의 사이는 평화롭지만은 않습니다. 아빠나 엄마가 조금이라도 에순양 편을 들었다는 느낌이 들면 한숨을 쉽니다. 에순양이 얄미운지 장난반 진담반 살짝 괴롭히기도 합니다.

요새는 에순양에게 하는 잔소리도 늘어났습니다. 오빠로서의 권위 의식이 점점 높아져 갑니다.

‘밥 먹을 때 흘리지 마’
‘오빠 레고 함부로 만지지 마’
‘누가 오빠한테 감히’

오빠로서 대접받기 원하면서 먹을 때는 에순양하고 피 터지게 싸웁니다. 먹을 것 앞에서만큼은 양보란 없습니다. 열두 살 아이가 ‘에순이는 3개 먹었고, 난 두 개밖에 못 먹었어’를 외칩니다.

아빠 수입의 절반 이상이 식품 구입비로 지출됩니다. 그래도 먹을 때마다 싸웁니다. 며칠 전에 고기반찬을 해줬는데도 또 고기 타령을 합니다. 아빠, 엄마는 기가 막힐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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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돌군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귀찮아합니다. 엄마,아빠가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꼭 따라 다니던 아이가 이제는 집에 있겠다고 합니다. 친구들하고 노느라 집에도 늦게 들어 옵니다. 친구들하고 컵 떡볶이를 먹겠다고 용돈을 달라고 합니다.

잘 때 아빠 없으면 못 자던 아이가 이제 자기 방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혼자 자겠다고 합니다. 뽀뽀해 달라고 하면 냉큼 하던 아이가 이제 뽀뽀도 사정사정해야 해줍니다. 옆에서 보던 아내는 ‘나 같으면 치사해서 뽀뽀 안 하겠다’라며 안쓰럽게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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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엠피터 블로그 4월 후원자 명단은 총선아바타 프로젝트가 끝난 4월 14일부터 4월 30일까지 후원자 분들입니다. 3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 후원자 명단은 http://theimpeter.com/32544/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빠는 요돌군이나 에순양에게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글로 올립니다. 아빠의 후원자 분들에게 시시콜콜 말합니다. 아빠에게 후원자 분들은 단순하게 한 달에 얼마를 보내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에순양과 요돌군의 삼촌, 이모, 큰 아버지, 할아버지와 같습니다. 아빠가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요돌군과 에순양이 별 일 없는지, 잘 크는지 더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에순양의 식성을 귀엽다고 하면서도 너무 기름진 음식만 먹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에순양의 치과 치료가 잘 끝났는지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그저 묵묵하게 아이들이 잘 크기만을 기도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엄마는 요돌군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크면 엄청난 반항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아빠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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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잔뜩 먹은 요돌군이 귤을 한가득 들고 왔습니다. 당연히 팬티만 입고 있습니다.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낄낄대는 요돌군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아빠 나에게도 초상권이 있어. 인터넷에 올리려면 500원 줘’라고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서 500원을 줬습니다. 내일 컵 떡볶이 사 먹는답니다.

아빠의 머릿속에는 하얀 얼굴에 ‘아빠하고만 잘거야’ 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요돌군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새카만 얼굴의 덩치 큰 낯선 아이가 옆에서 키득거리고 있습니다.

자기 전 ‘요돌아~~~’하며 아양을 떨었습니다. 선심 쓰듯이 요돌군이 뽀뽀를 해줍니다. 꽉 안았습니다. 아직도 요돌군에게서 아기 냄새가 나는 착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출장 간다고 조금 세련된 팬티 두 장 사 놨는데, 입으려고 하니 없습니다. 범인은 요돌군이겠죠?

‘야 임요돌, 아빠 팬티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