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부터 20대 총선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됩니다.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후보자의 무엇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하나요? '무조건 1번이니?' , '그냥 야당이니', 누구를 찍느냐는 투표를 하는 유권자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제발 속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와 정당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공약 불이행 시, 1년 치 세비를 국가에 기부하겠다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1년 안에 5대 개혁 과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1년 국회의원 세비를 국가에 기부하겠다는 서명을 했다.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1년 안에 5대 개혁 과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1년 국회의원 세비를 국가에 기부하겠다는 서명을 했다. ⓒ새누리당


지난 3월 15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대한민국과의 계약'이라는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갑을개혁','일자리 규제개혁','청년독립','4050자유학기제','마더센터' 등 5대 개혁과제를 실천하고, 만약 2017년 5월 31일까지 이행되지 않으면, 1년 치 세비를 국가에 기부 형태로 반납한다는 약속입니다.

2016년도 국회의원의 1년 세비는 2015년의 1억4737만 원에서 약 2%가 오른 1억5037만 원입니다. 20대 총선에 당선되는 새누리당 후보를 150명으로 잡는다면,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약 220억을 국가에 기부하게 됩니다.

한두 명의 1,2억이면 몰라도 150명의 220억 세비가 국가에 들어간다면 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이들의 서명이 유효할지, 공약을 지킬지 2017년 5월 31에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한 장짜리 공약 재원 조달 계획을 믿을 수 있을까?'

국회의원 공약에는 단순히 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말 그대로 돈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은 무슨 단지를 유치한다, 무슨 사업을 시행한다는 공약을 하니, 이에 따른 재원 조달 계획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20대 국회의원 선거 새누리당 공약집 ⓒ출처: 중앙선관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20대 국회의원 선거 새누리당 공약집 ⓒ출처: 중앙선관위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새누리당 10대 정책'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경제특구 설치',' 2,000억원 규모 중견기업 전용 R&D 사업 신설', '신혼부부 행복주택 특화단지 및 저소득 어르신을 위한 공공실버주택조성' 등 딱 봐도 돈이 들어가는 공약이 포함돼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22페이지에 걸쳐 총선용 공약을 발표해놓고, 정작 중요한 재원 조달 계획은 단 한 장에 그쳤습니다. 한 장짜리 공약 재원 조달 계획도 '연평균 예산 증가 규모가 정부의 중기 재정지출 계획상 약 10조 원인 점을 감안해 이 중 약 10%인 1.1조 원 활용'에 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매년 예산 규모가 증가하니 그중에서 10%를 공약에 필요한 재원으로 하면 된다는 아주 원칙적이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에 대해 '새누리당은 사기고요. 왜 사기성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리냐면요. 증세 없이 공약이행을 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한 프레임에 갇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예산 조달 방안이나 공약가계부, 소요예산이 들어가 있는 공약가계부 발표를 안 하고 있어요.'라며 새누리당의 공약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또 속이고 속으렵니까? '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자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19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이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2012년 (19대) 총선 공약집 이행률 ⓒ참여연대
▲참여연대가 분석한 2012년 (19대) 총선 공약집 이행률 ⓒ참여연대


참여연대와 뉴스타파는 2012년에 발표된 새누리당의 19대 총선 공약집을 조사했습니다. 공약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조사해봤더니 100점 만점에 고작 36점에 불과했습니다. 파기된 공약만 무려 50개, 축소는 27개, 이행된 공약은 33개뿐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이 10개를 약속했다면 고작 3개만 지킬 수 있다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발표한 20대 국회의원 선거 10대 공약도 겨우 3개 정도만 지켜진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2017년에 220억의 세비를 기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 2014년 2월 20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대한변협 초청 강연에서 했던 발언 ⓒ오마이TV
▲ 2014년 2월 20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대한변협 초청 강연에서 했던 발언 ⓒ오마이TV


2014년 2월 20일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변협 초청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2014년 2월 20일/출처: 오마이TV)
'국민 여러분, 내가 당선되면 이런 이런 것 해주겠습니다.' 여기에 속아 가지고 표 찍어주고 대통령, 국회의원에 당선됐죠. 정치인들에게 국가재정 건전성을 감안해서 공약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깁니다. 우선 당선되고 봐야 되니까 그게 되겠습니까?

김무성 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찍어준 사람들은 모두 불가능한 약속만 믿고 투표를 한 셈입니다. 우선 당선되고 봐야 하니까 이런저런 것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후보자에게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난 뒤에 공약을 왜 안 지키냐고 물으면, 지자체 사업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답을 합니다. 그래 놓고 정작 선거 때만 되면 지자체가 했던 사업도 자기 때문에 됐다고 현수막과 홍보물에 업적으로 적어 놓습니다.

매년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무분별한 공약과 지키지도 못할 공약.
또 속이고 속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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